3년간 56조원 투자·누적 6억 다운로드…글로벌 오픈소스 AI 주도권 선언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클라우드 부문인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3일 항저우에서 열린 연례 기술 콘퍼런스에서 1조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언어모델(LLM) ‘큐웬3-맥스(Qwen3-Max)’를 공개하며 오픈AI, 구글과의 AI 경쟁에 본격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는 오픈AI의 GPT-4, 구글의 제미나이(Gemini)에 대응하는 중국의 전방위 AI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알리바바는 경쟁사들과 달리 대부분의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에디 우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큐웬을 ‘AI 시대의 운영체제’로 만들어 전 세계 개발자들이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향후 3년간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56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드 생성 능력, 주요 폐쇄형 모델과 대등
이날 공개된 큐웬3-맥스는 실제 소프트웨어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권위 있는 벤치마크 ‘SWE-벤치’에서 69.6점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를 선도하는 일부 폐쇄형 모델들과 대등한 수준이다.
모델은 인스트럭트(즉각 응답) 모드와 씽킹(심층 사고) 모드를 지원하며, 특히 코드 생성과 에이전트(자율 작업 수행) 기능에서 강점을 보였다.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평가하는 ‘Tau2-벤치’에서도 뛰어난 도구 활용 능력을 입증했다.
큐웬3 시리즈는 시각-언어 통합 모델로도 확장됐다. ‘큐웬3-VL’은 혼합 전문가(MoE) 아키텍처를 채택해 스마트폰부터 클라우드까지 유연한 배포가 가능하며, 이미지나 영상에서 직접 코드를 생성하는 시각 기반 프로그래밍 기능이 특징이다.
‘큐웬3-옴니(Qwen3-Omni)’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를 통합 처리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2,000만 시간의 오디오 데이터 학습을 바탕으로 최대 30분 길이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해하고 실시간 음성으로 응답한다.
오픈소스 전략으로 생태계 확장…”누적 6억 다운로드”
알리바바의 차별화 전략은 오픈소스다. 2023년 1세대 큐웬 출시 이후 300개 이상의 AI 모델을 공개하며 누적 다운로드 6억 회, 17만 개 이상의 파생 모델 생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자체 개발 플랫폼 ‘모델 스튜디오’에서만 100만 개 기업·개인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는 모델 접근을 제한하는 오픈AI, 구글과 정반대 전략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생태계 지배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차세대 영상 생성 모델 ‘Wan2.5’도 공개됐다. 텍스트 입력만으로 오디오가 포함된 10초 길이 고품질 영상을 생성할 수 있으며, 영상 생성 AI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인프라 총력전…”에이전트 시대 대비”
알리바바는 AI 모델뿐 아니라 인프라 전반을 대폭 강화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아키텍처 ‘HPN8.0’은 800Gbps 처리량으로 이전 세대 대비 2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보안 부문에서는 큐웬 기반 AI 에이전트 5개를 클라우드 위협 탐지 시스템에 통합해 자동화된 사고 조사 성공률을 59%에서 74%로 높였고, 인간 개입 없이 70%의 위협 대응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컨테이너 서비스는 분당 최대 1만5,000개 파드(pod) 확장이 가능해져 대규모 동시 에이전트 요청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베이스 ‘폴라DB(PolarDB)’는 최신 CXL 기술로 지연시간을 72.3% 줄이고 메모리 확장성을 16배 높였다.
B2B·B2C 양방향 공략
기업 시장을 겨냥한 ‘링양 에이전트원(Lingyang AgentOne)’은 마케팅·분석·고객서비스·운영 전반의 시나리오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며,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생태계와 긴밀히 통합된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크리에이터용 영상 제작 플랫폼 ‘자오디엔(Zaodian)’을 출시했다. Wan 모델 기반으로 텍스트-투-비디오, 이미지-투-비디오 기능을 제공하며, 전문가 수준의 콘텐츠 제작 경험을 제공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지난 1년간 모델 스튜디오를 통한 모델 호출이 15배 증가했으며, 80만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AI가 단순 도구에서 자율적 업무 수행 주체로 진화하는 이른바 ‘에이전트 AI 시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