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중국 테크 기업, 공격적 투자로 시장 재편 나섰다

네오릭스, 6억 달러 투자 유치…중국 무인배송 시장 본격 확대

중국 자율주행 업계 대규모 민간 투자…레벨4 자율주행차 누적 인도량 1만 대 돌파 주장

중국 무인배송차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네오릭스(新石器, Neolix)가 6억 달러(약 8,638억원) 규모의 시리즈 D라운드 투자 유치를 했다. 중국 자율주행 업계에서 단일 민간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네오릭스는 지난달 레벨4 자율주행 차량 누적 인도량 1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 회사의 무인배송 차량은 대학 캠퍼스, 산업단지, 농촌, 관광지 등에서 운행 중이며, 솽스이(双11) 쇼핑 페스티벌 기간에는 주요 물류망에서 배송 업무를 수행했다.

주요 기업들 잇따라 대규모 투자 유치

네오릭스는 이번 투자 외에도 올해 초 10억 위안(약 2,021억원) 규모의 C+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업종의 젤로스(九识智能, Zelos)는 4억 달러(약 5,759억원) 규모의 B라운드, 바이시니우(白犀牛)는 5억 위안(약 1,010억원) 규모의 B라운드 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상위 3개 기업에 약 85억 위안(약 1조 7,17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중국 우체국은 최근 7,000대 규모의 무인차 입찰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SF익스프레스(顺丰)도 3,000대 가까운 물량을 발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 자회사 중요우커지(中邮科技)는 이번 입찰에서 절반 이상을 수주했으며, 핵심 공급사로 젤로스, 싱선즈넝(行深智能), 바이시니우 등이 참여했다.

차량 가격 하락세…도입 확대 전망

올해 상반기까지 주력 모델의 차량 가격과 5년 서비스 비용을 합친 금액이 15만~20만 위안(약 3,031만~4,042만원) 수준이었으나, 하반기 들어 8만~10만 위안(약 1,616만~2,021만원)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오릭스 측은 택배 말단에서 무인배송차를 도입한 일부 지점에서 운영 비용이 50% 이상 절감되고 배송 효율은 40% 이상 향상됐다고 밝혔다.

선전시, 무인배송 허가 노선 개방

선전시는 무인배송차 운행 허가 노선을 1,257개(총 3,581km) 개방했으며, 2025년 9월 기준 운행 차량 798대가 등록되어 있다. 그중 네오릭스가 220대로 가장 많았으며, 메이투안(美团)이 138대로 뒤를 이었다. 선전시는 9월 한 달간 무인배송차 배송량이 1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전월 대비 상업 가치가 14.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네오릭스 측은 초기 택배 말단 배송 중심에서 최근 즉시 배송, 신선식품, 냉장·냉동, 슈퍼마켓, 퀵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사는 “신규 시장의 주문량과 매출이 전체의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네오릭스 CEO 위언위엔(余恩源)은 “2027년까지 국내외 수요가 10만 대를 넘을 것”이라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 각각 수천 대의 무인차가 운영되고, 수십만 대 규모의 지능형 운송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홍콩서 1조3천억원 규모 오피스 빌딩 매입

2021년 이후 홍콩 최대 규모 단일 사무용 빌딩 거래…국제화 전략 강화 신호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 Alibaba) 그룹과 금융 계열사 앤트그룹(蚂蚁集团, Ant Group)이 홍콩에서 72억 홍콩 달러(약 1조 3,342억원)를 공동 투자해 대형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다.

이번 거래는 2021년 이후 홍콩에서 성사된 단일 사무용 빌딩 거래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두 회사는 만다린 오리엔탈 인터내셔널로부터 코즈웨이 베이(銅鑼灣, Causeway Bay)의 원 코즈웨이 베이(港島壹號中心, One Causeway Bay) 빌딩 13개 층을 매입해 새로운 홍콩 본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알리바바 그룹 차이충신(蔡崇信) 회장은 “홍콩은 풍부한 전문 인력, 안정적인 금융 시장, 혁신적인 문화 분위기, 글로벌 연결성 등을 제공한다”며 “이번 인수는 홍콩 경제와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며, 홍콩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국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그룹 징셴둥(井賢棟) 회장은 “홍콩의 창업 분위기와 중국-글로벌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전략 가속화 의지를 피력했다.

홍콩 거점 지속 확대해온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1999년 창립 초기부터 홍콩에 법무, 재무 부서를 설치했고, 2005년에는 홍콩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해 현지 중소상공인의 중국 본토 판매를 지원했다. 2014년에는 알리클라우드(Alibaba Cloud)의 첫 데이터센터를 홍콩에 개설했고, 2019년 홍콩거래소에 2차 상장을 마친 뒤 2024년에는 뉴욕, 홍콩 ‘이중 주요 상장’ 기업이 됐다.

앤트그룹, 홍콩서 금융 라이선스 확보 가속화

앤트그룹은 ‘알리페이 투트랙 구동’, ‘AI 퍼스트’, ‘글로벌화 가속’을 미래 10년의 3대 전략으로 제시하며 홍콩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17년 현지 파트너와 함께 AlipayHK(알리페이 홍콩)를 출범했으며, 현재 450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4월, 앤트그룹의 자회사 앤트 디지털(蚂蚁数科, Ant Digital)은 홍콩 정부로부터 ‘핵심 기업 파트너’ 칭호를 받고 해외 본사를 홍콩에 설립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홍콩 증권사 브라이트 스마트 증권(耀才證券, Bright Smart)을 총 28억 1,400만 홍콩 달러(약 5,214억원)에 인수하는 것이 승인받았다. 앤트그룹은 이를 통해 증권, 선물 거래, 자산 관리 등 홍콩 금융 시장의 핵심 금융 라이선스 7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지난 6월 홍콩,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세 곳에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배치하고, 홍콩에서 관련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홍콩, 중국 테크 기업 유치 목표 조기 달성

홍콩은 2022년 10월 ‘핵심 기업 유치 사무소’를 설립하고 5년 내 1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2025년 10월 현재 누적 계약 기업 수가 102개에 달하며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유치 기업 중 60% 이상이 중국 본토 기업으로, 화웨이(华为), 레노버(联想, Lenovo), 징둥(京东, JD.com), 메이투안(美团), 앤트 디지털, 바이두(百度) 아폴로, 샤오홍수(小红书), 리오토(理想汽车, Li Auto), 아이플라이텍(科大讯飞, iFlyTek) 등이 포함됐다.

홍콩 정부는 기업 유치를 위해 300억 홍콩 달러(약 5조 5,593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 기금을 조성하고, 과학단지·사이버포트 부지 제공, 원스톱 행정 서비스, 주거·자녀 교육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유치된 핵심 기업들이 총 약 600억 홍콩 달러(약 11조원)의 투자와 22,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3분기 홍콩 A급 오피스 빌딩 임대 수요가 강화되면서 연간 임대료 하락 폭이 이전 예측보다 낮아지는 등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플랫폼 규제 이후 공격적 투자 행보

최근 알리바바는 500억 위안(약 10조원) 규모의 외식·배달 보조금 경쟁, 3,800억 위안(약 76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그리고 이번 홍콩 부동산 매입 등 공격적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플랫폼 규제 이후 기업 신뢰 회복과 글로벌 확장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도우인, 호텔 예약 시장의 새 강자로 부상

숏폼 콘텐츠로 기존 OTA 영역 잠식…국경절 연휴 숙박 매출 전년比 50% 증가

중국의 숏폼 플랫폼 도우인(抖音, 글로벌명 TikTok)이 호텔·여행 서비스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온라인 여행사(OTA)의 영역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국경절-중추절 연휴와 솽스이(双11) 쇼핑 페스티벌 기간 동안 도우인의 예약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국 여행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윈난성 4성급 호텔, 예약의 절반이 도우인

올해 솽스이 쇼핑 페스티벌을 앞두고 중국 윈난성(云南省)의 한 4성급 호텔 온라인 영업 책임자 C씨는 호텔 객실 예약 중 절반 가까이가 도우인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C씨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 기간 동안 700여 객실 중 400여 객실이 도우인을 통해 판매됐다”며 “그중 100객실은 우리 호텔의 자체 도우인 라이브방송을 통해, 나머지 300객실은 OTA 씨트립(携程, Ctrip, 글로벌명 Trip.com)의 도우인 공식 계정을 통해 예약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도우인이 호텔 영업의 주요 채널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도우인이 온라인 여행 산업에 본격 진입한 것은 2022년부터다. 2023년에는 항공, 여행사, 민박 등 세부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고, OTA의 핵심 상품인 캘린더 기반 객실(日历房) 예약을 도입했다. 2024년에는 호텔·여행 서비스와 로컬 서비스를 통합하며 생태계를 확장했다.

국경절 숙박 매출 전년比 50% 증가

도우인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경절(10월 1~7일) 기간 동안 숙박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민박은 75%, 경제형 호텔은 69%, 고급형 호텔은 53% 성장했다고 밝혔다.

도우인은 성수기마다 ‘하트 리스트(Heart List, 心动榜单)’라는 자체 호텔 랭킹을 공개하고, 상위 호텔 400여 곳에 100억 위안(약 2조원) 규모의 무료 트래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플랫폼 내 10억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기반으로 특정 호텔의 콘텐츠 노출량이 수억 뷰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도우인의 호텔·여행 인플루언서 따얼꺼(大耳哥)는 “왕푸징 힐튼호텔 라이브 한 번에 노출량이 200만 회를 넘었다”며 “이런 노출은 기존 OTA 플랫폼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수료 경쟁력도 우위

도우인은 수수료 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평소 수수료율은 8% 내외(2024년 상반기까지는 4.5%)로, 씨트립의 평균 12~15%보다 낮다. 성수기에는 QR 결제 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하기도 한다. 씨트립은 특판(15%), 골드(12%), 일반(10% 미만)의 3단계 수수료 구조를 운영 중이다. 경쟁자인 징둥도 호텔 입점을 유도하기 위해 ‘최대 3년간 수수료 0%’ 정책을 내걸었다.

호텔들이 도우인으로 유입되는 배경에는 중국 호텔 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STR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60%대 초반, 가용 객실당 매출(RevPAR)은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도우인의 모델은 ‘사람이 물건을 찾는’ OTA와 달리, 콘텐츠 기반으로 ‘상품이 사람을 찾는’ 관심 기반 전자상거래다. 짧은 영상과 라이브 방송은 사용자에게 비계획적 소비를 유도하며, 전통 OTA 대비 높은 전환율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클럽메드(Club Med)의 한 리조트는 단일 라이브 방송으로 231만 위안(약 4억 6,685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80%가 신규 고객이었다고 밝혔다.

낮은 이용률과 제한된 커버리지는 과제

도우인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존재한다. 도우인 거래의 상당 부분은 ‘선 구매 후 예약, 언제든 환불’ 방식의 소비 형태다. 궈신증권(国信证券) 보고서에 따르면 도우인 여행 상품의 실제 이용률은 약 30% 수준에 불과하며, 라이브 방송 주문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이에 도우인은 라이브 방송 진행자 레벨을 상향하며 판매액(GMV)뿐만 아니라 실제 이용률을 중요한 지표로 삼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도우인의 호텔 커버리지는 경쟁 플랫폼인 메이투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공급망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우인에서는 콘텐츠 매력도가 높은 특색 호텔이나 체인 호텔이 성과를 내는 반면, 평범한 개별 호텔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예약, 환불, 서비스 이행 등의 관리 시스템도 OTA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다.

OTA와 경쟁·협력 공존

흥미로운 점은 도우인과 OTA가 단순한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씨트립, 통청(同程), 플리기(飞猪, Fliggy), 징둥여행 등 대부분의 OTA가 도우인에 공식 입점해 상호 보완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씨트립 관계자는 “도우인은 예매권 중심 모델로 OTA의 핵심 예약 시장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며 “협력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우인에서는 씨트립이 운영하는 공식 라이브방송이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용자 신뢰도도 높다는 평가다.

호텔·여행 업계 관계자들은 “도우인이 호텔 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며 “호텔이 OTA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고객을 유치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장 / 편견 없는 시각으로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현지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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