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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K-뷰티 시장, ‘브랜드’보다 ‘성분’으로 승부한다

일본 K-뷰티 시장의 헤게모니가 ‘브랜드’에서 ‘성분’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일본 소비자들은 구매 결정에 있어 광고보다 신뢰도 높은 리뷰 플랫폼의 ‘진짜 후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 연동형 마케팅 솔루션 ‘챌린저스’ 운영사 화이트큐브는 챌린저스 일본 유저 대상 설문조사와 큐텐(Qoo10)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로 본 일본의 K-뷰티 소비자’ 인사이트 리포트를 30일 공개했다.

이번 리포트는 일본 시장에서 K-뷰티가 단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에서 성과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강국의 역설, K-뷰티는 ‘온라인’이 주도

일본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중심’ 시장이다.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의약품 분야의 온라인 침투율(EC화율)은 8.82%에 불과해 40%가 넘는 한국과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하지만 K-뷰티 소비자층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평소 화장품 구매처’ 설문에서 응답자의 78%가 온라인 플랫폼 ‘큐텐’을 꼽았으며, 아마존 재팬(2위), 드럭스토어(3위)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K-뷰티 구매자들은 화장품 고관여자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한국 스킨케어 정착 유저의 76%가 연간 3만 엔 이상을 소비하는 ‘고(高)관여’ 소비자로 분류돼, 일반 화장품 구입자(36%)의 2배를 넘었다. 이들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리뷰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쇼핑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매 기준 1위 ‘성분·기능’… ‘브랜드’는 최하위

일본 소비자가 K-뷰티를 구매하는 이유는 단순 유행이 아니었다. 화장품 구매 시 중요 고려 요소를 묻는 질문에 ‘상품의 성분·기능’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가성비'(2위), ‘온라인 후기'(3위) 순이었으며, ‘브랜드 인지도’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았던 일본 시장이 SNS와 큐텐 등 온라인 채널 확산으로 ‘피부에 맞는 기능 중심의 합리적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日 소비자, 계절 따라 K-뷰티 성분 ‘갈아탄다’

일본 K-뷰티 소비자들은 계절 변화에 따라 선호 성분을 명확히 구분하는 스마트한 소비 패턴을 보였다. 챌린저스가 큐텐(Qoo10)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날씨와 피부 컨디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성분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더운 여름(6월)에는 자외선 차단, 쿨링, 트러블 케어 관련 수요가 급증하며 글루타치온, 아제라인산, 트라넥삼산 성분을 함유한 제품의 판매량이 두드러졌다.

반면, 건조한 공기와 일조량 감소가 특징인 가을(9월)로 접어들자 시장의 관심은 보습과 항산화 기능으로 즉각 이동했다. 이에 따라 세라마이드, 비타민,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계절적 유행과 별개로 PDRN, 레티놀, 시카(CICA) 같은 성분들은 연중 꾸준히 상위 랭킹을 유지하며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계절적 피부 고민에 대응하면서도, 탄력이나 진정 등 효과가 검증된 ‘신뢰 성분’에 대해서는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합리적 패턴을 보여준다.

스킨케어 2배 성장… 메이크업 시장 추월

성분과 기능이 중시되면서 일본 K-뷰티 시장은 스킨케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3년간 한국 스킨케어 제품은 약 2배 성장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베이스 메이크업(약 1.3배), 포인트 메이크업(약 1.7배)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4년에는 스킨케어가 금액 기준 시장 규모에서 메이크업을 추월했다.

큐텐 판매 상위 50개 제품 중 절반 이상이 스킨케어 제품이었으며, 메디큐브 AGE-R 등 페이셜 디바이스도 스킨케어 보조재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색조 제품 중에서는 롬앤(브로우·립), TFIT(파우더·컨실러) 등 합리적 가격대의 데일리 제품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신뢰가 구매를 만든다… @cosme·LIPS ‘절대적’

일본 소비자에게 ‘후기’는 단순 참고 정보가 아니라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다. 이들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누군가 실제로 썼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를 통해 구매를 결정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 외에도, 일본 로컬 리뷰 플랫폼인 ‘엣코스메(@cosme)’와 ‘립스(LIPS)’가 절대적인 신뢰도를 보였다. @cosme는 누적 후기 2,280만 건, 월간 이용자 약 1,780만 명에 이르는 거대 플랫폼이다.

챌린저스가 진행한 유저 인터뷰에서도 “큐텐 구매 시 상세페이지보다 리뷰를 먼저 읽는다”, “리뷰가 좋으면 상세페이지에서 성분을 확인한다” 거나, “SNS는 광고가 많아 새로운 제품을 접하는 계기는 되더라도 실제 후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는 응답이 나왔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좋아요’보다 사용 시간, 계절, 피부 반응, 전후 사진 등 디테일한 정보를 선호하며 37, 진정성 있는 ‘리얼 사용 스토리’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리포트는 강조했다.

챌린저스 관계자는 “이번 리포트의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통해 K-뷰티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서 정확한 타이밍과 메시지로 소비자와 연결되는 전략적 방향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챌린저스는 현재 큐텐을 비롯한 주요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70여 개 이상의 K-브랜드의 일본 시장 진출 및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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