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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슬래브 ‘AI 점자 프린터’, CES 2026 최고혁신상 수상

삼성전자 C랩 출신 스타트업 망고슬래브가 선보인 AI 점자 라벨 프린터 ‘네모닉 닷(Nemonic Dot)’이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했다.

망고슬래브가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것은 2017년 점착식 메모 프린터 ‘네모닉’에 이어 두 번째다. 2023년에는 프리미엄 헤어 스트레이트너 ‘에스티’로 혁신상을 받았다.

네모닉 닷은 스마트폰으로 “샴푸”, “하루 3번 식후 복용”, “유통기한 2026년 5월”이라고 말하면, AI가 100개 이상의 언어를 자동으로 정확한 점자 코드로 변환해 라벨을 출력한다.

그동안 점자를 만드는 일은 비장애인에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점자를 배우는 데만 수개월이 걸리고, 복잡한 약자와 띄어쓰기 규칙까지 익혀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 점자 프린터들은 점자 키보드로 직접 입력하거나 PC 연결이 필수적이었다.

망고슬래브 팀의 절반이 삼성전자에서 프린터와 휴대폰을 개발한 경력자들이다. 이들은 자동차 엔진에서 착안한 독자적인 인쇄 방식을 개발해 손바닥만 한 기기에서 0.6mm 균일 높이의 점자를 구현했다.

기존 휴대용 점자 프린터들은 힘이 약해 점자 높이가 평균 0.35mm에 불과했다. 한국(0.6mm), 미국(0.48mm), 영국(0.5mm) 등 국가별 표준 규격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불균일한 점자는 촉각이 민감한 시각장애인에게 읽기 불편함을 줬다.

네모닉 닷은 금속 라벨 인쇄까지 가능하게 만들어, 내구성 높은 점자를 현장에서 즉시 붙일 수 있게 됐다.

네모닉 닷은 SDK와 API를 전면 개방해 약국 조제 시스템, 병원 EMR, 리테일 POS와 즉시 연동된다. 처방전 정보를 다시 입력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점자 라벨이 출력된다.

망고슬래브는 장애인고용공단, 국립재활원, 국립국어원과 협력하며 실제 현장 목소리를 반영했다. 특히 약국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인 “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조제 시스템과 SDK/API로 연동되도록 설계했다.

2017년 수상작 ‘네모닉’은 9년간 누적 24만대 판매, 25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실제 시장에서 검증받았다. 미국, 일본, 대만 시장에서 쌓은 판매·유통 경험은 네모닉 닷의 글로벌 진출에 자산이 된다.

글로벌 점자 인쇄 시장은 현재 연간 3조 4000억원(24억 5000만 달러, 2025년 기준) 규모다. 망고슬래브는 ‘필요할 때 바로 만드는 점자(On-Demand Braille)’ 시장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윤하늘 망고슬래브 부대표는 “단순 제품 수출이 아니라 각국의 약국, 병원, 리테일, 공공기관 시스템에 점자 솔루션을 통합하는 ‘플랫폼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점자가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일상의 언어’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네모닉 닷은 2026년 1월 CES 현장에서 공개되며, 상반기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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