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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의 Lean Life] 8. 계획성 있는 Lean 접근법

창업도 인생도 린하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
‘이희우의 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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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타트업 방법론 적용도 계획성 있게 할 수 있을까? 계획성 있는 것이 과연 린스타트업을 적용하는 데 있어 적절한가? 이런 의문이 막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러면서 내가 살아온 삶을 한번 돌아본다. 과연 내 인생이 린 하였으며 계획적이었는지. 몇몇 부분에선 나름 계획성 있게 살아온 듯 하다.

청혼, 그리고 이벤트

항상 청혼을 할 때면 멋진 이벤트를 생각했었다. 그럴때면 항상 청혼할 여인이 있어야 그녀에게 맞는 이벤트를 구성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각기 다른 여인에게 그렇게 세번의 청혼(이벤트)을 했고 모두 실패를 맛 보았을 즈음이다. 다음 청혼을 위해 이벤트를 어떻게 꾸밀까 고민이 되었다. 청혼을 위해 노래도 불러봤고, 길거리 이벤트도 해봤는데 이젠 뭘로 한단 말인가? 며칠 동안의 고민 끝에 찾은 답은 악기 연주였다. ‘피아노나 기타는 너무 식상한 것 같고, 좀 더 고상한게 없을까? 그래! 이번엔 플루트다’

정작 다음 청혼 이벤트로 플루트 연주로 정했는데 여자친구가 없다. 뭐 순서를 바꿔도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여자친구는 생기기 마련이니 일단 레슨부터 받아둬야 할 듯. 그래서 바로 플루트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레슨을 받은 지 4개월 지났을 무렵 여자친구가 생겼고 두달 후 그녀에게 플루트로 청혼했다. 그녀가 현재의 와이프고. 미리 미리 레슨을 받은 덕분에 사귄지 두달만에 나름 멋진 플루트 연주로 청혼을 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와이프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도 청혼 가지고 날 구박하진 않는다. 사실 와이프는 아직도 본인 만나면서 연습 시작한 걸로 알고 있지만.

쫄지말고 창업 책쓰기

책을 내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이다. 플래텀에 연재를 신청했다. 연재라는 형식을 빌려 강제적으로라도 써야 글 편수가 나올 것 같았다. 그 당시 플래텀은 지금처럼 트래픽이 많은 매체가 아니었다. 그래서 내 연재를 쉽게 수락해 준 것이고. 연재도 포기할 지 몰라 첫편을 쓴 날에 마지막 편을 미리 써 두었고, 그 사이에 글 쓸 제목 40여개도 뽑아 두었다. 즉, 첫 연재를 할 때 이미 나중에 쓰게 될 40편의 제목과 마지막 편 결론이 나와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난 그 중간을 인내하며 메꿔 나갔다. 그렇게 1년 동안 써 내려가니 어느 정도 편수가 갖춰줬고 그것을 엮으니 책이 되었다. 즉, 뼈대를 갖춰 놓으니 그 과정을 매꿔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 뼈대 덕분에 1년을 써 내려갈 수 있었고 그 결과가 사람들이 어렵다고 하는 책이 된 것이다. 뼈대는 계획이고 그 과정은 인내였던 것이다.

먼데이펍 창업

창업자들은 일반인과 다른 피를 갖고 있던가?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창업을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으니깐. 대학생 시절에는 앞에 나가서 발표도 못하고 수줍어만 했던 성격의 소유자 였으니. 그런 내가 어느 덧 창업까지 하게 되었으니.

지나고 나서 보니 나의 커리어는 창업을 향해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을 간접 경험하고, 쫄투를 통해 수 많은 창업자들을 만나고, 창업스쿨을 통해 좀 더 앞단의 예비창업자들을 만났으니. 그들에게 기업가정신이 어쩌고, 회사의 비젼이 어쩌니 떠들고 다녔으니. 그게 다 창업들 하게 타인 뿐만아니라 나도 부추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온 많은 이들이 창업에 도움이 되는 나의 자산, 나의 네트워크가 된 것은 아닌지.

거기에 더 나를 바꾼 것은 이그나잇 스파크 최환진 대표님의 ‘린스타트업’ 강의와 에릭리스의 책은 아닌지. 최대표님의 강의와 책은 나를 더 ‘Lean’ 이란 용어에 꽂히게 만들었고 내가 그 방법론으로 창업까지 하게 되었으니. 이 모든 것들이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정교한 느낌이 들고. 계획적이라 하기엔 너무나 우연같고. 그래, 우연을 가장한 필연은 아닐지. 내가 한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그건 당연스레 따라온 것은 아닌지. 그러니, 그걸 계획적이라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먼데이펍은 온전히 린스타트업 방법론에 입각해서 만든 회사이다. 초기에 백만원 들여 두달만에 개발한 최소존속제품(MVP) 성격의 웹앱도 그랬고, 그것을 구축(Build)한 후 구글 애널리틱스를 붙여 분석 및 측정(Measure)하고 거기서 배운(Learn) 것을 서비스에 녹여내어 앱을 개선한 것 까지. 이 모든 것이 린에서 얘기한 방법론을 따른 것이다.

린스타트업은 크게 보면 기획하고 개발하고 개선하는 스타트업 빌딩 방법론이다. 이런 방법론에 익숙해 진다면 모든 것들을 이 방법론에 녹여서 할 수 있게 되는 듯 하다. 스타트업도 그렇지만 우리의 인생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린 라이프를 외치고 있는지도 모르지.

우리 인생, 창업만큼이나 소중하다. 아니 오히려 우리 인생이 더 소중하다. 그 소중한 인생 좀 린하게 살아보자. 조금은 계획성을 가지고 그렇지만 슬림하고 자유롭게 말이다. 그럼 좀 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 보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좀 느리게 찾으면 어떤가? 린하게 다양한 것들을 해보며 경험을 쌓았다면 인생에 별 후회가 없을테니. 이런게 린한 삶이 아닐까?

1997년 KTB 네트워크에서 벤처캐피탈에 입문한 후 현재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를 설립 및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스타트업을 위한 고품격 투자상담 토크쇼 “쫄투! 쫄지말고 투자하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교육에 관심 많아 예비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인 “쫄지마! 창업스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4년 7월 그 동안 플래텀에 연재한 글과 새로운 창업이야기를 담은 ‘쫄지 말고 창업(이콘출판)’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벤처캐피탈, 창업, 스타트업, 기업가정신 등에 관심이 많아 개인적으론 그쪽 분야를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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