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첫 승인… ‘시험’에서 ‘현실’로
공신부, 창안·베이징자동차 2개 모델에 조건부 제품 진입 허가
중국이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를 공식 승인했다. 단순한 시험 운행이 아닌, 국가 자동차 관리 체계에 편입된 첫 사례다.
15일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는 제401차 도로 이동 차량 제조기업 및 제품 공고를 통해 두 종류의 L3급 조건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 ‘부분 조건부 제품 진입 허가’를 발표했다. 승인 대상은 충칭창안(重庆长安)의 SC7000AAARBEV형 순전기 세단과 베이징자동차(BAIC)의 아크폭스(ARCFOX) BJ7001A61NBEV형 순전기 세단이다.
이번 승인은 기존 ‘도로 테스트 허가’와 성격이 다르다. 그동안 레벨3 관련 면허는 기술 검증과 시범 운행 목적에 한정됐으나, 제품 진입은 해당 차량이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이다. 중국 자율주행 산업이 ‘시험 단계’에서 ‘상용화 시대’로 전환하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사고 책임, 제조사에 귀속
산업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가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레벨3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책임은 차량 제조사에 귀속된다. 운전자가 주행 책임을 지는 레벨2 보조주행 단계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지역·속도 제한 둔 ‘조건부’ 승인
공신부는 안전을 위해 주행 구역과 속도를 엄격히 제한했다. 창안 SC7000AAARBEV형(DEEPAL SL03)은 충칭 지역 교통 혼잡 상황의 고속도로 및 도시 간선도로에서 단일 차로 주행이 가능하며, 최고 시속 50km로 제한된다. 아크폭스 BJ7001A61NBEV형(알파 S6 라이다 3개 버전)은 베이징 내 고속도로 및 도시 간선도로에서 단일 차로 주행, 최고 시속 80km까지 허용된다.
두 모델 모두 보행자가 없고 도로 구조가 안정적인 구간의 단일 차선 내에서만 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자동 차선 변경은 허용되지 않으며, 시스템 요청 시 운전자가 즉시 개입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고속도로 NOA(고급 보조주행)보다 오히려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는 중국 국가표준 GB/T 40429-2021에서 정의한 ‘조건부 자동주행’의 법적 요건에 충실한 설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개인 판매 아닌 전문 운영사 체계
이번 승인 차량은 개인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지 않는다. 창안자동차 차량은 충칭 창안차량연결기술(重庆长安车联科技有限公司), 베이징자동차 차량은 베이징 출행자동차서비스(北京出行汽车服务有限公司)가 각각 운영 주체로 지정됐다. 완성차 기업과 전문 운영사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로보택시와 개인 승용차의 중간 형태에 해당한다. 정부가 초기 L3 상용화 단계의 불확실성을 관리 가능한 범위로 제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년간의 단계적 제도화
이번 결정은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년간 레벨3·레벨4 자율주행의 제도적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해왔다.
- 2022년 11월: 〈지능형 네트워크 차량 진입 및 도로 통행 시범 운영에 관한 통지(의견 수렴안)〉 발표, 레벨3·레벨4 차량 진입 관리 제도 초안 공개
- 2023년 11월: 공신부·공안부·교통운수부 등 4개 부처 공동 자율주행 차량 시범 운행 규정 확정
- 2024년 6월: 9개 완성차 업체 시범 명단 공개
- 2025년 9월: 8개 부처 공동 〈자동차 산업 안정 성장 작업 방안(2025–2026년)〉 발표, 레벨3 차량 생산 진입 조건부 승인 명시
업계에서는 ‘중국식 점진 개방 모델의 전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자율주행 원년 향해 가속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2026년을 자율주행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있다. 창안자동차는 2026년 전 시나리오 레벨3 구현, 2028년 레벨4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하며 이번에 첫 승인을 획득했다. 광저우자동차(GAC)는 내년까지 다수의 레벨3 제품 출시를 예고했으며, 최근 시속 120km에서 레벨3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번호판을 취득했다.
화웨이의 지능형 자동차 기술 생태계 하이마(HIMA)는 2026년 본격적인 레벨3 시대 진입과 2027년 레벨4 업그레이드를 공언했다. 샤오펑(Xpeng)은 2026년을 자율주행의 변곡점으로 꼽으며 내년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예고했다.
반도체·센서 공급망 수혜 전망
레벨3 자율주행 본격화는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반도체 및 감지 하드웨어 공급망 전체에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레벨3 구현을 위해 고성능 카메라, 밀리미터파 레이더, 라이다(LiDAR)의 다중 센서 융합이 필수적이다. 허싸이(禾赛科技), 로보센스(速腾聚创) 등 라이다 업체와 옴니비전(豪威科技) 등 이미지 센서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실시간 안전 처리를 위한 고성능 SoC와 MCU 수요 증가로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완성도 외에도 법적 책임 규명, 보험 체계 정비, 인프라 확충 등이 실제 대중화의 속도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이번 공신부의 승인은 개별 기업에 대한 통행증 발급을 넘어, 산업 전체가 따라갈 수 있는 표준 경로를 제시한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중국 자율주행 산업은 시험 단계를 지나 현실 도로 위에서 검증받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도우인, 모바일 결제 시장 본격 진출… 위챗페이·알리페이 양강 구도에 도전장
바이트댄스, 5년간 라이선스·자본력 확보 후 오프라인 결제 시범 운영 돌입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시장의 90%를 장악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다. 바이트댄스(ByteDance)가 5년간 준비해온 도우인 마이단(抖音买单) 기능이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도우인(글로벌 서비스명: TikTok) 앱에 추가된 도우인 마이단(도우인 결제) 기능은 상하이, 선전, 항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다. 식당, 편의점, 마트, 레저 등 고빈도 오프라인 소비 영역을 공략하며, 체인 브랜드부터 동네 소상공인까지 파트너사를 확대하고 있다.
위챗페이·알리페이 완벽 호환… ‘슈퍼 호환성’ 전략
도우인 결제의 핵심 전략은 압도적 효율과 슈퍼 호환성이다. 판매자는 도우인 판매자 센터에 자격 서류를 제출하고 권한을 활성화하면 즉시 결제 단말기를 받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소비자는 매장에 비치된 단말기를 스캔하면 도우인 앱 내에서 결제 화면으로 바로 연결된다.
주목할 점은 도우인 결제뿐 아니라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선택해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 앱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도우인 앱 내에서 결제가 완결된다. 기존 결제 습관을 유지한 채 도우인 앱 안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해 소비자의 학습 비용과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도우인 전용 쿠폰, 바우처 등 혜택이 결합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거부할 이유가 없는 선택지가 된다.
상하이의 한 훠궈 전문점 매니저는 “젊은 고객들이 원래 도우인으로 맛집을 보고 방문하는데, 매장에서 바로 도우인으로 결제하고 쿠폰까지 쓰니 객단가와 주문 전환율이 눈에 띄게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모든 매장에서 같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항저우에서 지역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기대만큼 이용률이 높지는 않았다”며 상권과 고객 연령대에 따라 효과 편차가 크다고 밝혔다.
5년간의 치밀한 준비… 라이선스·자본력 모두 확보
장이밍(张一鸣) 바이트댄스 창업자의 결제 시장 진출은 5년 전부터 설계된 로드맵의 결과물이다.
- 2020년 8월: 우한 허중이바오(武汉合众易宝) 인수, 인터넷 결제 라이선스 확보
- 2021년 초: 도우인 결제 공식 론칭, 충전·인출·송금 등 기본 기능 제공
- 2024년 4월: 하이롄진훼이(海联金汇) 계열사 UMF(联动优势)를 14억 위안에 인수, 오프라인 결제의 핵심인 은행카드 전표 매입(收单) 자격 획득
- 2024년 7월: 도우인 결제 사업 유형이 인터넷 결제에서 저장계좌 운영 I류(储值账户运营Ⅰ类)로 변경, 위챗페이·알리페이와 대등한 오프라인 서비스 자격 확보
- 2025년 초: 도우인 결제 테크놀로지(抖音支付科技有限公司) 자본금을 1억 5천만 위안에서 31억 5천만 위안(약 6,615억원)으로 20배 증자
증자 후 자본금 규모는 텐센트의 텐페이(财付通), 페이팔, 두샤오만(度小满)에 이어 업계 4위다. 자본력과 라이선스를 모두 갖춘 도우인은 거대한 모바일 결제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콘텐츠와 결제의 융합… 그러나 90%의 벽은 높다
도우인의 차별화 포인트는 콘텐츠와 결제의 깊은 융합이다. 숏폼 영상과 라이브 방송으로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한 뒤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내는 모델은 경쟁사에게 위협적이다.
그러나 90%의 벽을 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업계에서는 “이 한 방으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의 지위를 위협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거대 플랫폼은 이미 국민 결제 인프라로 자리 잡았고, 결제는 습관 산업이기 때문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위챗페이(59.7%)와 알리페이(36.2%)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거래 금액 기준으로는 알리페이가 45.7%, 위챗페이가 41.8%로 팽팽하다. 위챗페이는 소액·사회적 결제에서 절대 강자이고, 알리페이는 전자상거래·금융 서비스 기반의 대금 결제에서 우위를 유지한다.
10억 MAU 트래픽, 결제로 전환될까
도우인은 2025년 9월 기준 10억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위챗(14.14억 명), 알리페이(10억 명 돌파)와 함께 ’10억 사용자 클럽’에 속한 유일한 세 플랫폼 중 하나다. 특히 도우인 사용자는 젊고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이며 즉시 구매 의사가 높은 특성을 지녀 로컬 라이프 서비스의 핵심 고객층으로 평가된다.
장이밍이 도우인 앱 내 결제 수단으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허용한 것은 두 거물에게 추가적인 결제 통로를 제공하는 셈이다. 당장의 정면충돌은 피하되, 사용자들의 결제 습관을 도우인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우회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우인 마이단의 등장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 즉각적인 판도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콘텐츠 기반 결제라는 새로운 변수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소셜 기반의 위챗페이와 커머스 기반의 알리페이 사이에서, 콘텐츠 기반 결제라는 제3의 영역을 얼마나 확고히 구축하느냐가 도우인 마이단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올턴 뉴에너지, 홍콩증시 IPO 신청… 배터리 교체 서비스 1호 상장 도전
중국 최대 독립 배터리 교체 솔루션 기업, 장비 판매에서 운영 서비스 중심으로 체질 전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교환 솔루션 기업 올턴 뉴에너지(Aulton New Energy, 奥动新能源)가 12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상장 신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배터리 교체 서비스 분야 최초의 상장사가 된다.
2016년 설립된 올턴 뉴에너지는 2024년 매출 기준 중국 최대의 독립 제3자 배터리 교체 솔루션 제공업체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 에너지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하드웨어 판매부터 운영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매출 감소 속 손실 절반으로 축소… 체질 개선 뚜렷
올턴 뉴에너지는 매출 구조가 장비 판매 중심에서 운영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경영 효율화 단계에 진입했다. 매출은 2022년 11억 600만 위안(약 2,322억원)에서 2024년 9억 2,600만 위안(약 1,944억원)으로 축소됐으며, 2025년 상반기 매출은 3억 2,400만 위안(약 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했다. 장비 판매 수익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다.
매출 감소에도 내실은 다져지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순손실은 1억 5,700만 위안(약 329억원)으로 전년 동기(2억 8,300만 위안) 대비 44.5% 축소됐다. 운영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2022년 전체 매출의 29%에 불과했던 배터리 교체 서비스 수입은 2025년 상반기 69.8%까지 상승하며 핵심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521개 스테이션 운영, 등록 차량 13만 대 돌파
올턴 뉴에너지는 승용차부터 중대형 트럭까지 대응 가능한 범용 배터리 교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자체 스테이션 267개를 포함해 521개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며, 플랫폼 등록 전기차는 13만 대, 관리 중인 배터리는 16만 개를 돌파했다.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는 현재 60개 도시에서 800개 스테이션을 확보한 상태다.
핵심 기술은 카드락식 바닥 배터리 교체 방식이다. 빠른 결합과 분리가 가능해 승용차 기준 최단 20초 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다. 나사 체결 방식보다 빠르고 기계적 마모가 적어 장비 수명 연장에도 유리하다. 평면형 커넥터를 적용해 전기 접촉 안정성을 높였고, 부유식 도킹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차종과의 호환성을 확보했다. 이는 다수의 완성차 OEM과 협업이 가능한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다.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에너지 저장 인프라로 확장
올턴 뉴에너지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단순한 교체 공간이 아닌 에너지 저장 인프라로 확장하고 있다. 2025년 6월 말 기준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의 누적 저장 용량은 4.2GWh에 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환전소-전력망 연동(V2S2G)’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하고, 피크 시간대에는 전력을 방출해 전력망 부담을 완화하는 구조다. 현재까지 8개 스테이션에서 해당 시스템이 시범 운영 중이다.
니오캐피탈,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
지분 구조를 보면 공동 창업자 차이동칭(蔡东青)이 40.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이동칭은 애니메이션 기업 아오페이엔터테인먼트(奥飞娱乐) 창업자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또 다른 창업자 장젠핑(张建平)은 25년 이상 배터리 교체 기술을 연구해온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니오캐피탈(NIO Capital, 蔚来资本)이 5.53% 지분을 보유하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니오캐피탈은 2018년 올턴 뉴에너지에 초기 투자를 단행해 배터리 교체 생태계 확장에 대한 공통 비전을 공유해왔다.
표준화·초고속 충전과의 경쟁은 과제
올턴 뉴에너지는 이번 공모 자금을 솔루션 최적화, 글로벌 전략 투자 및 인수, 운영 자금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 전체가 직면한 표준화 문제와 초고속 충전 기술과의 경쟁은 여전한 과제다. 니오(蔚来汽车)를 비롯한 완성차 제조사들의 자체 스테이션 확장과 CATL(宁德时代) 같은 배터리 거물들의 시장 진입은 올턴 뉴에너지에 위협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콩 상장에 성공할 경우 올턴 뉴에너지는 자본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 표준화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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