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22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4분기 경기실적지수는 95.3으로 3분기(89.9) 대비 5.4p 상승하며 2024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BSI는 벤처업계의 경기 실적과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초과하면 전 분기 대비 경기 호조, 미만이면 부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11월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벤처확인기업 1,2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경기실적지수가 100.1을 기록하며 조사 이래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전 분기(91.8) 대비 8.3p 상승한 수치다. 정보통신·방송서비스(102.4)와 SW개발·IT기반서비스(102.3)가 서비스업 지수 개선을 이끌었다.

제조업 경기실적지수는 91.2로 전 분기(88.2) 대비 3.0p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통신기기·방송기기(96.2)가 전 분기(75.4) 대비 20.8p 급등하며 제조업 상승을 주도한 반면, 의료·제약(84.3)은 전 분기(92.9) 대비 8.6p 하락했다.

항목별로는 자금상황 실적지수(94.5)가 전 분기 대비 8.0p 상승하며 조사 이래 처음으로 90선을 넘어섰다. 경기 개선 요인으로 ‘자금사정 원활’을 꼽은 기업 비율도 25.5%로 전 분기(10.6%) 대비 14.9%p 증가했다.

반면 비용지출 부담은 확대됐다. 금융비용(90.1)은 전 분기 대비 1.8p, 영업비용(87.1)은 2.7p 하락했다. 경기 악화 요인으로는 내수판매 부진(87.2%)이 여전히 가장 컸고, 원자재 가격 상승(20.3%)에 대한 응답도 전 분기(10.4%)보다 9.9%p 늘었다.

2026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100.8로 기준치를 상회하며 벤처기업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025년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 전망지수는 105.1로 전 분기(103.6) 대비 1.5p 증가했고, 모든 세부 업종이 기준치를 상회했다. 제조업 전망지수는 97.0으로 전 분기(97.5) 대비 0.5p 소폭 하락했으나,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106.4)은 4분기 연속 기준치 이상을 기록하며 개선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개선을 전망한 기업들은 ‘자금사정 원활(35.5%)’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는데, 이 비율이 전 분기(8.6%) 대비 26.9%p 급등했다. 다만 악화를 전망한 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25.6%)’을 우려했으며, 이 응답률은 전 분기(14.4%) 대비 11.2%p 증가해 환율 상승 지속에 대한 우려가 드러났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4분기 실적지수가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호조세로 한 해를 마무리했고, 내년 1분기 전망지수가 기준치를 상회한 만큼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6년은 글로벌 불확실성, 지정학적 갈등, 내수 침체 등 복합 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발표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이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