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60] 한국갭이어, 미국 대형 기업 갭으로부터 상표권 소송 승소
지난 3월, 국내기업이 해외기업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법정소송으로 진행됐다. 미국 대형 의류업체 갭(GAP, 이하 갭)이 한국갭이어(대표 안시준)가 출원한 상표권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상호에 ‘GAP’이라는 글자를 사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사건이 불거진 지 약 8개월 만에 한국갭이어가 승소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그간의 과정을 안시준 대표에게 들었다.
한국갭이어와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갭이어 대표 안시준입니다. 한국갭이어는 청년들에게 진로 탐색을 위한 시간 그리고 진로를 설정하기 위한 휴식과 경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문화로 주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진로탐색의 시간동안 청년들이 국내외에서 진행 할 수 있는 인턴, 봉사, 여행, 교육, 진로탐색 등의 현실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번 상표권 소송은 어떻게 시작된 사건인가요?
이번 소송은 저희가 ‘한국갭이어’ 그리고 ‘Korea Gapyear’라는 이름을 상표 출원을 하자 의류업체인 갭(GAP)이 자사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며 이의신청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국갭이어’는 특정산업군에 대하여 상표권을 가질 수 없다는 이의를 제기 한 것이지요.
처음 법무법인 김앤장(갭의 법적대리인) 측의 이견을 접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고,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처음에 이 소식을 접했을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문화 중 하나인 진로를 갖는 시간의 이름인 ‘갭이어’라는 단어를 상표권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적지 않게 막막한 감정을 느낀 것도 사실이고요. 갭이어 문화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회사의 친구들과 다수의 젊음이 함께 했는데 그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막막했죠. 어떻게 해서든 이 문화를 지키고 전파 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SNS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많은 법무법인과 변리사분들께서 도와주시겠다고 응원에 손길을 보내 주셨습니다.
페이스북 상에서 모인 ‘어벤저스(법리적인 다툼과 협상 등 모든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그룹)’는 어떻게 모인 것인가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뜻있는 변호사 몇 분이 도움을 주실 의사를 비춰주셨고, 이런 분들이 대기업인 갭(GAP)과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 비해 힘이 없는 스타트업인 저희 한국갭이어에 힘을 실어주시기 위해 모인 것이 어벤저스입니다. 기업분쟁연구소 조우성 변호사님과 모든국제특허법률사무소 김민규 변리사,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구범준 피디님께서 주축을 잡아주셨습니다.
그간의 진행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그간의 진행 상황은 다양했습니다. 김앤장측에서 연락도 왔고, 중소기업진흥원과 타기관에서 회사로 직접 찾아오기도 하고, 도와주시던 김민규 변리사님은 국회에 가셔서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참석하시기도 했고요. 정작 제가 한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으며, 왜 상표권을 신청한지를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설명하였고, 그 설명을 들은 많은 분들이 논리에 맞게 하나하나 짚어주시며 손수 진행해 주셨습니다.
혹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에피소드에 대해서 말씀 주셔도 좋습니다.
사실 어려움은 모든 것이 어려웠고, 모든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 제 계획대로 될 일은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명확한 것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무엇으로 어떻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을 할 것인지가 더 어려운 숙제가 되었어요. 저 개인적으로 보답해나가는 것과 더불어 기본부터 하나하나 바른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으로 갚아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는 승소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결과를 알고나서 SNS상에 글을 올렸습니다. “3년 만에 갖게 된 회사 이름“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무엇이든 가지고 싶은 것을 3년 만에 갖게 되었다면 얼마나 행복한지는 말이나 글로 표현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라면?
포기하시기 전에 어려움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도전해보세요. 스타트업을 시작하신 용기 있는 대표님들이라면 분명 모두 저와 같은 용기를 낼 수 있고 또 그렇게 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