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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T칼럼] 상표출원, 단 하루만 빨랐어도

몇 년 전의 일이다.

하루는 고객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상표출원을 진행했던 고객이었다.

병원을 운영하는 고객이었는데, 다른 병원으로부터 병원명을 변경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였다. 두 병원의 이름이 동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더 나아가, 연락을 해온 병원은 자신들이 상표출원을 했기 때문에,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법적 조치까지 취할 수도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했다.

상표등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어 얼마 전 상표출원까지 완료했던 상황이라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고객을 먼저 진정시킨 뒤 상황부터 정확히 파악하기로 하였다.

검색을 통해 확인해보니, 다행이도 상대 병원의 상표출원은 고객보다 이틀 늦게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표법 상 선출원주의 원칙에 따라, 먼저 상표출원한 쪽이 우선권을 가지므로, 고객이 법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에 고객에게는 병원 이름을 변경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과 함께 상대 병원에 대한 대응 방안도 안내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마무리 되었고, 상대 병원의 상표출원은 고객의 상표출원으로 인해 최종 거절되었다.

  1. 왜 하루라도 빨리 상표출원을 해야 할까?
특허청 발행 2023 지식재산통계연보

매년 25만 건 이상의 상표출원이 접수되고 이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상표법에서는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가 존재할 경우 먼저 상표출원한 자가 등록 우선권을 갖는다.

즉, 단 하루라도 먼저 출원했다면 상표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훨씬 커지게 된다. 앞서 사례에서도 고객이 이틀 먼저 출원했기 때문에 상표권을 확보할 수 있었고, 상대 병원의 출원은 거절 처리되었다.

  1. 같은 날 출원되면 누가 우선권을 가질까?

만약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가 같은 날짜에 여러 건 접수되면 어떻게 될까?

접수된 날짜가 동일한 경우에는 여러 상표출원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특허청에서는 우선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거나 협의를 할 수 없는 때에는 특허청장이 행하는 추첨(제비뽑기)에 의하여 결정된 하나의 출원인만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운에 의해 좌우된다.

상표는 기업의 얼굴이자 브랜드의 핵심이다. 안정적인 사업화를 위해 상표권 확보는 필수적이며, 그 첫걸음은 하루라도 빠른 상표출원이다.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고 소중한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표출원을 서두르기를 권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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