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2일 양일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아시아 주요 5개국의 우수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이하VC)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아시아비트2014(ASIA BEAT2014)’가 성공적으로 폐막했다.
이번 아시아비트2014에서 30개 아시아 스타트업이 경쟁을 펼친 스타트업 배틀의 심사위원이었던 케이큐브벤처스의 정신아 이사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이사는 NHN Business Platform에서 전략, 사업기획, 서비스 출시 등 다양한 영역을 총괄했던 인물(NHN 수석부장)로 현재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임지훈 대표가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대표 임지훈)의 파트너(임원, 투자팀 이사)다.
케이큐브벤처스 정신아 이사
스타트업 배틀 결선라운드 심사위원이었다. 이번에 참가한 아시아 30개 스타트업들에 대한 심사 총평을 말해달라.
각 국가별로 선발되었고, 라운드원의 경쟁을 거쳐 올라온 스타트업들이라 그런지 스타트업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기존의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낼지, 비즈니스 전략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많이한 스타트업들이었다.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는 컨셉이나 아이디어 위주의 스타트업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확실히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중간 단계의 실행력을 중시하는 스타트업이 많아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두번째로 느낀 점은 스타트업들이 점점 로컬 마켓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컬 마켓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자체를 글로벌로 확장이 가능하게 설계를 한 뒤 로컬 시장을 테스팅 베드로 삼아 정복을 한다는 것이다. 방향이 인사이드 아웃에서 아웃사이드 인으로 바뀐 것이 주목할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다. 일례로 우아한 형제의 비즈니스는 정말 하이퍼 로컬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일본에서 새롭게 비즈니스를 확장해 국가 별로 로컬라이즈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좋은 시그널이다. 다른 O2O 쪽 스타트업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팀 중에서는 어느팀이 기억에 남나?
이번 스타트업 배틀에 참여한 500비디오스의 경우 예전에 본 것에 비해 현재가 훨씬 많이 좋아졌다. 6개월도 채 안 된 사이에 말이다. 특히 500비디오스가 비즈니스 모델에서 어떻게 오프라인 샵들에 대한 점검을 할 것이고, 온라인 유저들에게 확신을 줄 것인지에 대한 중간 오퍼레이션 부분에 정말 많이 고민한 것이 보였다. 예전에는 플랫폼 비즈니스 자체를 강조했다면 최근에는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더 밸류를 얻을지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하고 이를 기반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향후 아시아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점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같이 초기 투자자의 관점으로는 주로 팀을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비스의 컨셉과 어떻게 발전을 하겠다라는 비전만으로는 부족한 정보들이 많다. 게다가 우리나라 팀 같은 경우는 보면 느낌이 딱 오는데, 대만을 비롯한 여타 아시아 팀에 대한 감은 쉽게 안온다. 다만 한국 기준으로 얘기를 해보자면, 인터넷과 모바일 쪽이 한국보다 조금 늦게 시작하여 현재까지 성장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2년 전 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가해보니 대만 등 국가에서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반면 한국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모든 심사위원들의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니 한국 스타트업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겠다 싶더라. 뒤집어 생각해보면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권 스타트업들도 한국 시장 진입이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결국 따지고 보면 플랫폼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여 로컬 마켓에 침투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풀리지 않으면 글로벌 오퍼레이션을 제대로 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도 지사별로 나뉘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은가. 플랫폼 사업일지라도 글로컬이라는 개념 속에서 생각을 해야한다. 컨트리 바이 컨트리 별로 뒷단을 잘 운영해야 전체적으로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가 성공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핵심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지역적 포커스이다.
이번 아시아비트2014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
이번 스타트업 배틀에 우승한 대만 큐서치 팀 등 글로벌한 아시아 스타트업들을 만나서 좋았다. 문제는 한국 팀을 만날 겨를이 없었다. (웃음) 행사의 취지 역시 전반적으로 좋았다. 아시아비트는 아시아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을 모은 자리라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잘 운영이 되었다고 본다. 다만 한국, 중국, 일본 별로 나라를 나누어 세션을 운영하기 보다,는 하나로 합쳐서 사람들이 메인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각 마켓 세션을 듣고 사이트랙으로 이런 저런 패널토론을 진행하는 것이 더 좋은 시도였을 것 같다. 하지만 시작이기에 그 부분은 크게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양한 시도는 좋은것이다.
이번 아시아비트2014는 스타트업 이벤트이자 벤처캐피탈(VC)의 네트워킹 행사였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주요 5개국 스타트업 미디어와 기관, 투자사를 위한 벤처콘 행사가 있었다.
좋았다. VC들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사가 어느 정도는 다 비슷하기 때문에 크로스 보더로 공유할 수 있는 주제를 잘 뽑았던 것 같다. 청중들도 지루해하지 않고 질문도 많이 나왔다. 동일한 주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어느 나라에 있는 어떤 스테이지의 스타트업이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벤처콘의 의의는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기보단 패널 토론을 잘 듣고, 어떤 VC들을 알아두면 좋은지, 어떤 사람을 컨택해야 하는지의 취지로 운영이 되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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