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크레마 터치, 6인치의 가벼운 전자책 리더를 만나다
최근 세계적인 출판그룹인 피어슨그룹(영국)과 베텔스만(독일)의 출판사업부가 전자책 대응을 위해서 합병한다는 뉴스를 접하고나니, 도서시장에서의 변화가 사뭇 진지하게 느껴진다. 종이책의 대표적인 출판과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들이 이제 전자책시장의 도래를 직감하여 과감한 변신을 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들이 언제쯤 크게 와닿게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세계적인 변화 흐름속에서 국내 유통사와 출판사도 전자책의 신간 출간도 이전과는 달리 빨라지고 있으며,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 보급의 확대, 아이폰과 갤럭시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증가등으로 전자책 소비 시장의 성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은 가운데 볼만한 전자책 컨텐츠에 대한 시장의 니즈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기가 우선인가 콘텐츠가 우선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현재는 전자책 자체를 경험해보는 사람들의 수를 늘리는 일이 우선인만큼 기기 보급에 좀더 무게를 두는 것이 전자책의 시장 활성화에 좀더 나은 선택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시장의 상황에서 대형 온라인 서점(yes24,리브로등 )등이 협력하여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전자책 전용 리더기의 출시는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크레마(Crema) 터치”로 명명된 이 디바이스는 6인치의 e-ink기반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K-epub(한국이퍼브)에서 전자책들을 전용단말기로 다운로드받아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의 연결없이 다운로드 받은 도서를 읽을 수 있는 안드로이드기반의 단말기이다. 컬러가 아닌 8단계 gray수준의 디스플레이를 내장해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기기보다 화려한 색깔이나 빠른 응답시간의 반응은 없지만 종이와 같은 느낌으로 활자가 표시되어 눈의 피로도가 낮다는 점, 다양한 한글 폰트로 본문을 변경할 수 있고 대기시간 400시간은 하루에 한번씩 꼭 충전을 해야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비해서 큰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킨들파이어, 갤럭스노트 10.1, 뉴아이패드에서 교보문고, 크레마, 리디북스, 킨들까지 다양한 전자책을 읽어보고 있던지라 이번에 yes24에서 출시한 e-ink기반의 전자책 리더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사용해볼 기회가 생겨서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예전에 삼성에서 출시한 파피루스라는 전자책리더(SNK-E60K)를 구입해서 사용해보고 실망한 터라 yes24에서 출시한 크레마 전자책에 대해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오히려 직접사용해보니 몇가지 장점들이 보였다. 그 내용들을 중심으로 요즘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느낌 점들을 몇가지 정리해보자.
크레마, 6인치의 가벼운 전자책 리더기
크레마 박스를 개봉하고 우선 들어보니 무척이나 가벼운 느낌이었다. 킨들파이어나 뉴 아이패드의 경우 처음 10분정도는 들고 있을만한데 10분이 넘어가면 손목이 약간 뻐근해짐으로 조금씩 느끼게 된다. 뉴아이패드의 경우 30분정도 들고 있으면 책읽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기기를 어딘가에 거치하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게된다. 종이책도 마찬가지지만, 독서의 집중을 방해할만큼 무거운 책이라면 린백(lean back)으로 소파나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기보다 책상에 앉아서 정독해야하는 분위기를 떠올려하는지라 이런 점에서 “크레마”는 가볍고 책을 읽은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 유용하다는 생각이다.
리프레쉬(Refresh)가 현저히 개선되었다
예전에 구입한 SNE–60K e-ink기반의 리더의 경우 한 페이지를 넘기면 정말 깜~박~하는 흑백전환에 눈에 띄게 확연했다. 천천히 책을 읽는 경우라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빨리 읽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잦은 깜~박~에 눈이 어른 거리는 경험이 있어서인지 책을 오래보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크레마의 경우, 이러한 부분들이 많이 개선되었다. 4–5페이지정도에 보다보면 한번정도 리프레시를 하기때문에 예전의 기기에 비해서 그리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환영하지만, e-Ink기반의 디바이스를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여전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종이 인쇄본과 같은 인쇄물의 느낌으로 난반사없이 책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장점이라는 생각이다.
웹 브라우져가 지원된다
크레마는 안드로이드 OS를 채용하여 WebKit기반의 웹 브라우져를 내장하고 있어서 긴급하게 웹 서핑이 필요한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물론 스크롤시 잔상이 많아서 보기는 어렵지만, 잠깐 검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집에서 책 읽다가 잠깐 페이스북의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서 크레마의 웹 브라우져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만큼 스마트 기기의 멋지고 화려한 기능에 비할 수는 없지만, 잠깐 잠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어보인다. 없는 것보다 제공되는 웹 브라우져를 활용하는 편이 별도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 같다.
다양한 폰트 설정이 사용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크레마를 사용하면서 가장 큰 매력은 역시나 “폰트”설정 기능이다. 종이책이라면 책을 읽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글씨체가 아닌 인쇄본의 폰트 그대로 읽는지라 종종 개인적으로 가독성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은 책을 만나게 되면, 책의 내용도 좋지만 글을 읽은 재미를 반감시키게 되는 것 같다. 200–300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즐겁게 읽는데 개인적으로 폰트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라, 전자책으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부분들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다.
조금 더 개선되면 좋을 만한 부분들이 있다면 …
이런 편의성과 사용성의 장점들도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초기제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되는 바 몇가지 점들이 개선되면 사용성이 훨씬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 ‘작동되지 않는다’는 알람창이 종종 표시된다 – 가끔은 보고 있는 페이지에서 다음 페이지를 넘어가거나 아래부분의 메뉴버튼을 클릭하고 난 후에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리부팅하는 편이지만, 이러한 동작오류가 예전보다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많이 줄었다.
- 가끔 잠자기 모드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 책보기 모드에서 그대로 두면 대기 모드로 들어가서 스크린세이버와 같은 이미지가 표시된다. 이런 상태에서 대기 모드를 해제하기 위해서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대기모드에서 책 보기 모드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가 가끔 발생된다.
- 도서삭제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 이미 읽었거나 샘플로 받아본 책들을 쉽게 삭제(기기 내에서 보이지 않게 설정)하는 기능이 부재하여 읽을 책을 찾기 위해서 몇번의 스크롤을 더 해야하는 경우가 있었다. e-Ink의 스크롤에 따른 잔상과 리프레쉬를 줄이기 위한 e-Ink에 최적화된 네비게이션과 스크롤에 대한 최적화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점들은 전자책 어플리케이션의 개선과 기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충분히 개선될 부분이라는 점에서 ’‘크레마 터치’’를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스마트기기에 적합한 UI/UX방식과는 다른 e-Ink기반의 사용성을 고려한 어플리케이션의 레이아웃과 UX가 지원된다면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책 읽는 경험을 제공할 것 같다. 요즘 “크레마” 덕분에 틈틈히 쉬는 시간이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기회들이 늘어나고, “크레마”의 북마크기능들을 활용하여 밑줄대신 꼭 기억할 부분들을 손쉽게 찾게되니 글을 쓰거나 자료에 인용등에 손쉽게 활용가능하게 되니 무척이나 일에도 도움이 된다. e-Ink 리더기의 활용성을 좀더 찾게 되니, 기존에 구입한 Kindle Fire 대신에 e-Ink기반의 Kindle 터치 리더기로 구입해볼까하는 생각까지 들도록 만든 “크레마 터치”였다. 앞으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서 국내 환경에 적합한 전자책 전용 리더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