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이좋소#9]개인의 삶과 일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회사, ‘제니퍼소프트’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_제니퍼소프트
몇 개월 전, ‘몰입’과 ‘뇌’를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강연 내용 중 내 기억 속에 굉장히 인상 깊게 자리 잡은 한 마디가 있다.
우리가 처한 환경은, 몰입하기엔 너무 번잡하다.
우리는 때때로 살아가면서 몰입과 집중을 강요받는다. 공부할 때, 일할 때, 심지어 컴퓨터 게임을 할 때에도. 하지만 위에 말한 것처럼 우리의 환경은 꽤 번잡하다. 공부에 몰입하기엔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고,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기엔 장애물이 다양하다. 늘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은 현대인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놀이에 몰입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특히 나 같은 직장인들은 더욱 공감을 하는 문구일 것이다. 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 때문에 집중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도 있고, 예상치 못한 상사의 지시 때문에 내 업무를 뒷전으로 미뤄야하는 상황도 생긴다. 결국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게 쌓이는 업무와 흐트러지는 집중력 때문에 제 시간에 퇴근하지 못하고 또 야근을 하고 만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결국 집중하지 못해서 업무가 밀린 것은 내 탓이거늘. 그냥 속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날 좀 내버려 두지’하는 한탄만 할 뿐이다.
몰입의 시간
국산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제니퍼소프트’는 제대로 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몰입만 강요하는 기업문화를 지양한다.
제니퍼소프트는 몰입을 위해서 충분한 사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성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제공한다.
제니퍼소프트가 말하는 자유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전적인 의미의 자유가 아니다. 스스로의 삶과 일에 책임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그런 실행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집중력, 그리고 그에 따른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은 궁극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믿고, 이를 위한 환경과 자유를 만들어 제공하는 회사, 제니퍼소프트를 조금 더 파헤쳐보겠다.
삶과 일의 균형
OECD 나라별 평균 노동시간을 보면 멕시코가 1위, 우리나라가 2위다. 나도 직장인이기에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노동시간이 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보통 기업들이 주5일, 하루 8시간 근무를 표면적으로 내세우지만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그 뿐이랴, 출퇴근시간이나 출근준비시간까지 합치면 12시간을 훌쩍 넘긴다. 하루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회사생활과 관련해 쓰는 셈이다.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수면시간이 약 8시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직장인들은 보통 평일엔 자고 일어나 출근하고, 퇴근 후 다시 집에 가서 자는 생활을 반복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 질 지표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데, 직장인은 제외인가보다. ‘삶’이라고 할 만한 시간이 딱히 없으니 말이다.
제니퍼소프트는 구성원들이 삶과 일의 균형을 지킬 수 있도록,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 삶을 접목시켰다.
제니퍼소프트는 사내에 마련된 수영장, 카페, 레스토랑을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사내 수영장에서 수영, 스파를 즐기는 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수영장 이용시간 뿐만 아니라 회사 밖으로 나가 생각하는 시간, 재충전을 위해 쉬는 시간까지 모두 근무시간에 포함한다. 하루에 근무시간으로 주어지는 7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되, 구성원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그 시간을 이끌며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파격적인 근무조건 / SBS 방송 캡쳐
언론이나 방송, 온라인 상에서 몇 년 간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는 제니퍼소프트 이원영 대표의 명언, “회사에서 좀 놀면 안 되나요?”는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제니퍼소프트는 진정으로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진짜 내 모습 찾기
요즘 사회는 그렇다. 자신만의 창의성을 갖춘 동시에, 기존의 틀을 깨지 않는 모순된(?) 인재를 원한다. 사실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까 싶기도 하다.
‘매일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 일을 하면서도, 퇴근 후 취미생활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세상에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상사의 말은 절대 거스르지 않는 사람’, 뭐 그런 건가.
어쨌든 우리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기발하고 톡톡 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라면서도, 종종 ‘물 흐린다’는 이유로 이를 억압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생 시절엔 그렇게 창의적이고 기발하던 많은 이들이, 사회에 나와 언제 그랬냐는 듯 정해진 틀대로 살아가곤 하나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진짜 나’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는데,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
그렇다고 또 우리 사회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가 있고, 오랫동안 지켜온 룰이 있는데 그걸 깨버리는 것은 기존의 사람들에게 굉장히 불안하고 불쾌한 일일 것이다. 엄연한 사회인인 나도 이런 모순된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깨닫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제니퍼소프트의 소개 책자를 보게 되었다. 그 중 두 페이지를 차지한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33가지 항목을 전부 열거할 수 없어 이미지로 첨부하겠다.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
이 중 ‘타인에게 휘둘리지 마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에요’라고 쓰여 있는 9번 항목을 읽을 때쯤에는 이유 없이 울컥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지막 항목,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마요. 당신의 삶이 먼저에요.’라는 말을 회사에서 먼저 해주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충격적이다.
이 두 가지 외의 나머지 항목들도 모두, 구성원들이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었다. 나의 시간, 나의 자유, 나의 가족, 나의 신념, 나의 본모습을 지켜주는 회사가 있다는 것이 참 놀라우면서도 감사했다.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포기했던 진짜 내 모습 찾기, 그리고 그 속에서 나만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 어렵긴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제니퍼소프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Think Deep, 사유하라!
대한민국 직장인 및 취준생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이원영 대표의 수많은 어록,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와 닿았던 문구가 있다.
“현재의 시스템이 효율적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생각을 왜 못하나.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돈만 벌게 해주면 다른 열망은 다 억제해야하는 무시무시한 시스템에 왜 질문을 던지지 않는가.”
만약 회사 측에서 여느 때와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에게 “오늘은 너에게 자유를 주겠다. 자유롭게 행동하라”는 미션을 준다면, 과연 그 직원은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내가 그 직원이라면, 아마 그냥 평소와 다르지 않게 일을 하거나 뭘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하다가 그 ‘자유’를 날려버릴 것만 같다.
한 번도 자유를 가져보지 않아서, 누군가 내 자유를 억압했기 때문이 아니다. 내 스스로 갇혀있는 현실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도, 어떤 모습이 자유로운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니퍼소프트는 구성원들에게 자유와 함께 사유를 권장한다. 시키는 일에 얽매여 자유를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삶 대신, 끊임없이 사유하고 고민해 진정한 자유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러한 문화를 정착시켰다.
사유를 위한 공간
서론에서 잠깐 말했듯이, 제니퍼소프트에서의 자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의 개념과 조금은 다르다. “무조건 네 마음대로 하라!”는 자유가 아닌,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고하고 이유 있는 행동을 하게 하는 회사 측의 배려로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 제니퍼소프트 식구들, 정말 부럽다.
행복한 개발자들
각 직업군이 가지는 특징들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체로 예민할 것 같고(나 포함), 디자이너들은 섬세하고 매사에 꼼꼼할 것 같다. 그리고 개발자들은 마음 아프지만 항상 일에 찌들어, 회사에 얽매여 있을 것만 같다. 참고로 우리 회사 개발자님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개발자와 같이 일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 상상이니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 작년에 파주 사옥에서 만나본 제니퍼소프트의 개발자들은 내 상상에서 꽤 엇나간 편이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하루 7시간만, 원하는 대로 근무하면 되고 휴가도 자유로운 편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에 파묻혀 지친 개발자의 모습은 아니었다. 심지어 행복해보였다. 제니퍼소프트 구성원들과 직접 대면을 해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결과 모든 직원들이, 그리고 개발자까지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조직문화에 있었다.
삶과 일의 균형이 잘 유지되고, 각자의 창의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업무 방법을 적용시킬 수 있으며, 모든 과정에 있어 스스로 깊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일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제니퍼소프트에는 현재 11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근무 중이다. 적다면 적은 인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900여개 고객사를 관리하고 있다. 이게 가능한 것 역시 그들만의 자유로운 문화, 그리고 창의성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 덕분이 아닐까 싶다.
삶과 일의 균형을 중요시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곳 ‘제니퍼소프트’, 좋은 회사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