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16] 하루에 한 줄씩 … 아날로그 감성의 일기앱 ‘데이그램’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원장이 출연한 이후 큰 화제가 되고있다. 십수 년 만에 지상파 방송에 등장한 노년의 ‘종이접기 아저씨’는 그와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던 이들에게 향수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더불어 당금 속도가 경쟁력이 되는 디지털 시대에 대중을 감동시키는 것은 아날로그적인 가치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일기앱이 있다. 바로 ‘데이그램(DayGram)’이다.
‘하루에 한 줄 일기쓰는 습관 들이기’ 라는 컨셉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데이그램의 강점은 ‘심플함’과 ‘감성적’ 디자인이다. 기능 위주의 서비스를 탈피해 두어번의 클릭으로 그때그때 사용자의 감정이나 이슈를 기록할수 있게 한다. 또한 섬세하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하루에 수 십번 앱에 들어와 기록을 남겨도 부담스럽지가 않게 하고있다. 사용자는 자연스럽고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하루를 반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데이그램의 감성적 컨셉은 알음알음 알려져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지는 중이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앱스토어 유료부문 전체 1위를 3주연속으로 차지하기도 했다 (8월7일 현재 2위). 각설하고.
데이그램의 개발사 솔티크래커스(Salty Crackers) 정의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솔티크래커스와 대표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솔티크래커스는 기획과 디자인을 맡고 있는 저와 개발업무를 맡고있는 황장호 두 사람으로 구성된 작은 개발사예요. 스마트폰이 일상생활 속에서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완성도 있는 앱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사무실은 없고, 코워킹스페이스 ‘카우앤독’을 활용하고 있어요.
실리콘밸리 소재 회사에서 경력이 있으세요.
제로 데스크탑(Zero Desktop)이라는 회사에서 1년 정도 기획과 디자인 업무를 했어요.
‘데이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기존에 나와있는 일기앱은 여러 가지 기능을 넣어 복잡해요. 단순하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일기앱을 만들고 싶었고, 데이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앱을 만들 때마다 목적을 정하는데요. 데이그램은 예쁘게,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어요. 더불어 최대한 종이에 글을 쓰는 느낌이 나도록 아날로그 감성에 집중했죠.
대표님은 평소에 일기를 꾸준히 써오셨나요?
어렸을 적 일기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 매일 쓰지는 않았어요. (웃음)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좋아해서 한 단어, 아니면 짤막하게 몇 줄씩 쓰는 편이긴 했어요. 데이그램을 론칭이후는 매일 한두 줄씩 적고 있고요. 어떤 것을 기록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어요. 하루를 반성할 수도 있고요. 일기 쓰는 습관은 참 좋은 것 같아요.
데이그램의 UI 디자인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보기에는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사용자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이 들고, 쉽게 질리지 않게 하도록 배경 색깔, 폰트 크기, 자간까지 작은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다음 업데이트 때에는 비가 오면 비 내리는 배경으로 바뀌고, BGM을 넣어 빗소리도 들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기능 업데이트의 기준이 뭔가요?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서비스와 사용자의 아날로그 감성을 깨지 않게 하는 것이예요. 데이그램은 유료 앱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원하는 요구에 더 귀 기울이고 만족시켜야 해요.
앞으로 어떤 기능이 추가되는지요? 그리고 가격정책을 이야기해 주세요.
그동안 받았던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8월부터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에요. 먼저 검색 기능이 추가되는데, 내용 검색은 물론 해시태그(#) 검색도 가능하게 될 겁니다. 또 사진을 추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굉장히 많았는데요. 사진을 넣되 전체 크기로 들어가지 않고 썸네일로 일부분만 볼 수 있도록 하려해요. 또한 트래커(Tracker) 기능을 추가하여 오늘 커피를 몇 잔 마셨는지, 물을 몇 잔 마셨는지 기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앱을 처음 출시했을 때 앱스토어에 2.99달러에 올렸다가 얼마 전에 최저 가격인 0.99달러로 내렸어요. 더 많은 유저들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예요. 그 대신 트래커 같이 새로운 기능들은 인앱결제로 구매해서 필요한 분들만 설정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예요.
일본 등 해외시장을 고려해 개발했다고 들었어요.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 유료 앱에 대해 후한 편은 아니예요. 반면 일본쪽 사용자는 유료 앱에 대한 인식이 열려있는 편이고요. 그래서 해외쪽에 포커싱하려 했어요. 그런데 한국 유료앱 순위에서 1위까지 하더라고요. 저희가 캐치하지 못 했던 수요가 있었던 거죠. 미국시장도 바라보고 있어요. 미국 쪽은 유료 앱 시장 크기가 다르기에 그들과 경쟁해도 모자르지 않는 잘 만들어진 앱을 만드려고 해요.
데이그램 외 앞으로 어떤 앱을 내놓을 계획인가요?
지하철, 가계부 등 기존에 존재하던 생활앱들을 우리 방식대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데이그램 외에도 ‘그리즈포토’와 ‘타바타치’라는 서비스도 선보였어요. 타바타치는 나만의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앱인데 애플워치와 어울리는 앱을 만들어보자 해서 시도한 작품이에요. 9월에 애플워치가 업데이트 되면 그에 맞게 보완해볼 예정입니다.
코워킹스페이스(카우앤독)를 사무공간으로 활용하고 계신데요.
코워킹스페이스다보니 자연스럽게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예요. 저희는 출근시간이 자유로워서 보통 오후 1시에 만나 늦은 저녁까지 일해요. 각자 작업하는 시간이 2~3시간 정도 되고, 토론하는 시간도 많이 갖고 있어요. 스타트업답게 자유롭게 일하고 있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사용자 리뷰 중 ‘데이그램을 통해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기르게 됐다’는 내용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뿌듯하고요. 앞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앱을 만들어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잘 스며드는 앱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