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21] 최적의 ‘시간’과 ‘장소’를 추천해 드려요 …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코노’
누군가와의 만남을 위해서 시간을 조율하고, 적합한 장소를 고르는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이럴 때 메일을 여러 번 주고받을 필요 없이 상대방의 일정과 장소를 공유하고 있다면 약속을 잡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코노(개발사 코노랩스)’는 캘린더를 연동해놓으면 점심, 저녁, 컨퍼런스콜, 회식, 미팅 등 상황별로 적합한 시간과 장소를 추천해준다. 더불어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시간과 장소를 제안한 초대장을 보내면 상대방이 수락한 제안으로 약속이 정해진다.
코노는 똑똑한 앱 서비스다. 기존 데이터들을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되어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개인화된 추천이 가능하다. 더 주목할만한 것은 ‘스마트 리마인더’ 기능이다. 기존의 스케줄러가 약속 시간 1시간 전, 30분 전이라고 알려주는 것뿐이었다면 ‘코노’는 현재 내 위치, 교통 상황에 맞춰 다음 약속에 늦지 않으려면 언제 떠나야 할지를 알려준다.
포털 다음(현 다음카카오)의 초창기 멤버로 사내 벤처를 육성해오다 직접 창업에 나서 코노랩스를 이끌고 있는 민윤정 대표를 만나봤다.
대표님과 ‘코노랩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코노랩스’의 민윤정입니다. 지난 7월 22일 미국과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모바일 일정관리 앱 ‘코노‘를 론칭했고, 실리콘밸리의 유명 VC이자 액셀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에서 8월 11일 데모데이를 마지막으로 졸업하였습니다.
‘다음(Daum)’의 초창기 멤버로 다음에서 19년간 근무하셨어요. 본인에게 창업이 맞다고 생각하고, 직접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음(Daum)의 설립년도인 1995년에 프로그래머로 입사를 했고, 직전에는 ‘다음 넥스트 인큐베이션 스튜디오(Daum Next Incubation Studio, 이하 Daum NIS)’라는 벤처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사내 벤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을 했었어요. 다음서비스라는 자회사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지만 주로 다음 카페, 티스토리 기반 플랫폼 본부장으로 활동했었습니다. 회사의 지원으로 MIT Sloan에서 MBA를 수료했고, 돌아와서는 전략, 파트너십 등 다양한 업무를 했었습니다.
2013~2014년에 Daum NIS에서 ‘카닥’, ‘버즈홈’ 같은 서비스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면서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머신러닝 등 선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이 되고, 조직적으로나 서비스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이 기회에 회사를 떠나 ‘코노랩스’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공지능 비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코노’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코노’는 ‘어떤 약속’을 ‘누구’와 잡고 싶은지만 입력하면 코노 엔진이 최적의 ‘시간’과 ‘장소’를 추천해주는 기능과 현재 상황과 위치를 인식하여 다음 약속 장소로 스마트하게 안내해주는 ‘스마트 리마인더’ 기능이 핵심 서비스입니다.
이 기능을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안내해주는 추천 엔진과 사용자 반응이나 상황 변화에 따라 개인화되어 반응하는 리마인더 엔진을 구현하였습니다. 이 엔진은 자동으로 학습을 하고, 이용자 반응에 따라 진화하여 개인화된 일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6개월 만에 엔진을 완성하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애플와치까지 인터페이스를 적용했습니다.
초기 팀 빌딩은 어떻게 하셨나요? 팀원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초기 팀은 미국에서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다니엘 박, 카이스트 박사 과정으로 머신러닝 전공인 김준희, 게임, 버추얼 리얼리티 개발을 오래 해오다 아이폰 개발자로 변신한 황재희, 안드로이드 개발만 4년 이상 해 온 김진우 그리고 3명의 공동 창업자와 7명으로 시작했습니다. 팀 빌딩을 위해 한 달간은 사람만 만나고 다닌 것 같은데 운 좋게 좋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초기 버전의 디자인은 다음 출신 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크라픽 스튜디오’에서 전담해주셨고, 지금은 장재연 디자이너가 담당하고, 황락진 개발자가 서버 개발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머신러닝, 데이타 분석 전문가인 KAIST 오혜연 교수님을 어드바이저로 모시고 본격적으로 핵심 엔진 개발과 비전에 대해 방향을 잡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500스타트업 프로그램을 끝내고, 멘토 중 한 명이었던 토니 팜도 저희 어드바이저로 합류해 주셨어요.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500스타트업의 ‘배치(Batch) 13’ 프로그램에 선정됐어요. 실리콘밸리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국내 액셀러레이터와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국내에도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고, 또 계획 중이라고 들었어요. 제가 직접 가서 겪은 실리콘밸리의 프로그램은 훨씬 더 속도감 있고, 실행중심적이었어요. 워낙 큰 시장이고, 쟁쟁한 스타트업들과 경쟁하는 곳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요. 좋은 경험이었지만 쉽지만은 않았고, 한국 시장이나 아시아 시장에 집중한다면 한국이나 아시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언어나 문화 차이가 분명히 있고요. 그래도 글로벌 서비스에 도전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경험해 볼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좋은 사람들을 배치(Batch) 13 프로그램과 실리콘밸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은 좋은 친구가 되어 지금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코노’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요? 서비스 구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를 말씀해주세요.
다른 캘린더 앱이나 서비스에 비해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는 일정관리, 약속 잡기 도구가 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모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심플하게 구성했고, 한 글자만 입력하면 반응하는 자동 완성 기능을 넣었습니다. 스마트 리마인더 기능은 자동으로 실행되어 별도의 설정을 하지 않아도 현재 교통상황 등을 고려하여 약속 장소로 언제 떠나야 하는지 안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모바일 OS는 점점 더 빠르게 진화해 갈 것이고, 사용법이 복잡하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앱을 설치하고 연결만 해두면 서비스가 필요할 때 자동으로 해주는 것이 앱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앱을 사용하는 시간과 입력 양은 줄이는 대신에 저희 앱으로 더 많은 약속을 잡고, 더 많은 이벤트를 동기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2차 목표입니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미국에서 법인을 세우셨는데 미국 외에도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국가가 있나요?
저희는 한국에도 법인이 있습니다. 올해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한국 법인에서 주로 프로덕트 개발과 테스트, R&D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본투 글로벌 센터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미국 진출시 큰 도움을 받았고, 창업진흥원의 실리콘밸리 진출 기업 후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되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본 진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9월 17, 18일 양일간 열리는 ‘비대쉬 캠프(B Dash Camp)’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어 버전을 준비했고, 해당 행사가 열리는 교토와 도쿄를 중심으로 9월 중순부터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코노’의 이용자 수치를 말씀해 주세요.
론칭 한 달 후인 8월 말 기준으로 캘린더 연결 이용자 수는 3천 명, MAU는 2천 명 가량 됩니다. 27%가 한국 유저, 22%가 미국 유저입니다. 지금 숫자가 작다면 작지만 저희가 처음 미국에 올 때 클로즈드 베타테스터로 확보한 이용자 이메일이 200개가 넘었고, 대부분이 한국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현재 숫자가 그렇게 허무한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9월 말까지는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기존 유저들이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이나 프로덕트 UX를 정교화하는데 집중하고, 10월부터는 마케팅 활동과 이용자 확보 활동을 강화해 갈 예정입니다.
‘코노’의 주 사용 연령층은 어떻게 되나요? 사용자에게 받았던 인상적인 피드백이 있다면요?
20~30대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피드백은 네덜란드의 한 테크 블로그에서 저희 툴을 인상적인 툴로 다뤄주셔서 아직 저희가 네덜란드 언어나 추천을 지원하지 않는데도 네덜란드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게 기억이 납니다. 현재는 구글 인증만 지원하고 있는데 다른 인증 방법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은 특히 머신러닝 기반의 스타트업이나 일정/시간관리 솔루션에 대해 많은 시도들이 있었고, 이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만들고,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미국 테크 미디어와 블로그에서 ‘코노’에 대해 다뤄주고 있어서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사용성 개선을 통해 고객 개발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코노’의 비즈니스 모델(BM)은 무엇인가요?
드롭박스(Dropbox)나 슬랙(Slack)처럼 초기에는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중소 규모의 팀에게는 월정액이나 연간액을 받고 SaaS(필요로 하는 기능만 사용하고, 그에 대한 요금을 지불하는 형태)로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능이나 기술 요소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핵심 엔진은 자동화되고, 확장 가능한 엔진이기 때문에 이 엔진과 다양한 제휴 및 협력을 통해 수익을 셰어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출장, 여행, 회의, 약속, 이벤트와 관련된 서비스를 연결하거나 광고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발 전에 500스타트업으로부터 10만 달러를 유치 받고,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퓨처플레이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이 화제가 됐었는데요. 이후의 투자유치 계획도 있으신가요?
서비스 개발 전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고, 이제 출시된 제품의 가능성을 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있어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해 현재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며 서비스와 핵심 엔진을 진화시켜 갈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많이 연락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올해의 마일스톤과 궁극적으로 이루려고 하는 가치를 이야기해주신다면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법은 핵심 기술에 집중하고, 시장과 고객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계학습 기반의 추천과 스케줄링의 비효율을 자동으로 개선해주는 엔진과 모바일 인터페이스로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개인비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저희의 비전입니다. 이 서비스가 바쁜 현대인들이 더 효과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현재 1.0 버전을 시행 중인데 앞으로 2.0, 3.0 버전에서는 더욱 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초기 버전이 글로벌 서비스라 한국 유저들에게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각 국가별로 파트너십을 통해 최상의 사용성 확보를 해가는 게 올해의 마일스톤입니다. 올해 말까지는 유저 확보에 집중하고, 내년 초부터는 비즈니스 모델 구상 및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 부탁드립니다.
저희 팀에는 미국 기반의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국 엔지니어와 기술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훌륭한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글로벌 고객들을 감동시킬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글로벌 네트워크나 비즈니스 모델 구상, 전개를 위해 진출하는 국가의 훌륭한 인재들을 적극 영입하고, 파트너도 찾아갈 계획입니다.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도움을 받은 만큼 세계 시장에서도 멋진 제품과 기술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