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HUB #4] 중화권 유저를 사로잡는 글로벌한 한 끼 with 마이돌 이진열 대표
“외국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하던데 정보는 없다.”
“정보가 없으니, 어디에 어떻게 마케팅해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해외시장 진출을 꿈 꾸는 창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정보의 부재’다. 이를 해소하고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MEET HUB 5회 모임에서 중화권을 비롯해 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는 마이돌, 이진열 대표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마이돌’은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스타에게 가상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최근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등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스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1시간 3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대화는 점점 길어져 2시간을 가량 진행될 정도로 이진열 대표와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참여하지 못한 스타트업 예비 창업자와 종사자들을 위해 그들의 대화를 살짝 옮겨왔다.
‘덕후’의 마음으로 접근하라
참가자 : 스타트업 창업은 운영에서도 다른 분야와는 다를 것 같다.
이진열 대표 : 대부분 소규모로 시작하기 때문에 팀원과 팀 분위기가 중요하다. 현재 회사 내에서 나의 호칭은 ‘오빠’ 또는 ‘진열이’다. 기본적인 출퇴근 시간이 있지만, 강압적이지는 않다. 어떤 분야에서는 회사 내에 위계질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이돌’에서는 그보다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업무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창기 팀을 꾸릴 때도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마이돌’ 이외에는 갈 곳이 없는 ‘덕후’를 찾았다.
참가자 : ‘덕후’라면?(웃음)
이진열 대표 : 예를 들어 ‘마이돌’에는 ‘마이돌 고사’라고 불리는 삼성 SSAT 못지않은 입사테스트가 있다. (웃음) 아이돌의 손 사진을 쭉 나열하고 맞추는 테스트인데 나조차 풀기 어렵다.
참가자 : (웃음) 정말 ‘덕후’도 어려운 시험이다.
이진열 대표 : 그만큼 팬덤 문화에 익숙한, 다시 말해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실제로 ‘덕후’인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서비스가 ‘일코모드’다. 아이돌 덕후지만, 일코모드를 사용하면 사업상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또는 덕후임을 오픈하기 힘든 상황에서 잠금화면 배경화면, 메시지 창 등에서 아이돌 이미지를 간편하게 숨길 수 있는 기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팬덤(유저)과 빠르게 소통하라
참가자 : 최근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굉장한 성과하고 생각한다. ‘마이돌’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진열 대표 : 첫째로 유저커뮤니케션에 공을 들였다. 전문적인 기획사를 통하기보다는 대표적인 팬덤 즉 유저의 SNS를 꾸준히 리스트업하고 모니터링했다. 더욱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한 방법이지만, 직접 그들과 소통했다. 두 번째로 가능한 한 가장 빠른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30분 이내에 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유저들은 질문하고 답이 없으면 계속 기다리지 않는다. 후에 답을 한다 해도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바로 대답이 올 경우 대부분 다시 답을 주거나 추가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즉 커뮤니케이션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조력자, 투자자를 찾는 것이다. 다소 괴짜 같은 아이템, ‘덕후’를 대상을 한 서비스로 투자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발로 뛰다 보면 아이템에 대한 가능성과 가치를 알아주는 투자자를 만날 수 있다. 겁 먹지 말고 부딪쳐야 한다.
‘중국’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버려라
참여자 : 중국은 누구나 원하는 시장이지만, 진입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마이돌’은 중국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진열 대표 : 가장 큰 어려움은 중국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정보가 없으니 어디서, 어떻게 마케팅 해야 하는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참여자 : 맞다. 소셜마케팅 환경도 한국과 많이 다른 것 같더라. 효과적인 SNS 마케팅이 있다면?
이진열 대표 : 중국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먼저 중국에 능통한 직원을 뽑았다. 중국어가 유창하거나 중국에 오래 살다 온 사람, 그러면서 한국 및 중국 로컬 팬덤 문화를 접한 직원을 발굴, 채용했다. 다음으로 다수의 팔로워를 가진 계정 사용자 타킷으로 ‘돈’을 쓰기로 했다. 그들을 찾아 리스트 업 한 후 계정 사용자의 정보와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 현지를 방문, 면 대 면으로 만났다. 그리고 검증된 계정을 통해 마케팅했다.
참가자 : 효과적인 SNS 마케팅 팁이 있다면?
이진열 대표 : 소규모 대상의 좁은 타켓팅을 하라는 것이다. 마케팅 대상의 수보다는 타깃 대상이 중요하다. 더 좁은 카테고리를 설정하는 것이 확실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 시장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중국인들이 여전히 붉은색, 금색을 좋아한다는 막연한 예상으로 진출한다면 중국 시장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미 중국 소비자들은 우리 생각보다 높은 품질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디자인을 원하고 있다. 특히 이미 중국 내부에서 스타트업에 투자에 많은 자본이 가 있다. 우리가 모든 면에서 유리한 점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명심하고, 신중하게 도전해야 한다. 특히 중국 소셜마케팅 경험이 있는 한국 내 회사가 거의 없다. ‘마이돌’에서 직접 수집한 정보로 다수의 매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경험이 중국 진출을 가능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프랑스에서 1년 동안 홀로 공부한 적이 있다. 이제 막 타국에 도착한 스무 살 대학생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고, 이런 외국인 학생을 식사에 초대한 동네 노부부가 있었다. 정성껏 준비한 따뜻한 식사와 함께 타지 생활에 대한 조언과 격려,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에 배도 불렀지만, 그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났다.
이날 MEET HUB 모임의 풍경은 그 날과 꼭 닮아 있었다. 이제 막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될 스타트업 예비 창업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도 노부부의 초대처럼 힘을 주는 따뜻한 식사시간이었다.
* MEET HUB는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스타트업을 위해 준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매번 달라지는 음식과 함께 스타트업 전문 맞춤형 주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