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tartup’s story #276] ‘더 많은 스타와 팬을 모이게 하겠다”, 마이돌 이진열 대표

좋아하는 아이돌이 아침에 알람을 보내주고 식사는 했느냐며 말을 걸어준다. 일에 몰두하다 휴대폰 잠금화면에 아이돌 사진을 보며 의지를 다진다. 가끔은 응원하는 내용을 담아 편지를 쓰면 그에게서 화사한 답장이 온다.

아이돌과 연애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서비스인 ‘마이돌’은 국내에서보다 중화권 팬들에게 더욱 인기가 많은 엔터테인먼트 어플리케이션이다. 2016년 8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1,3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편지를 보내면 실제로 그에게서 답장을 받을 수 있어 사실감을 더했다.

“마이돌은 내게 기회”라 말하는 이진열 대표를 만났다.

2016-08-10 11

이진열 마이돌 대표(28)

대학에서 종교학을 전공하는 등 사업적인 부분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 

중학생때 PDA를 사용할 정도로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에 관심은 많았지만 창업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대학생 때 교육 봉사단체를 이끌며 활동했다. 교육 소외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가지 신문을 제작해 월간 5만부씩 만들어 배포했는데, 이때 도움을 준 분이 마이돌의 주주였다. 나를 좋게 봤는지 입사를 제안했다. 이후 마케팅 부서에서 일을 하다 대표 자리까지 왔다.

마케터로 입사해 2014년 대표직을 맡았다. 현재까지 무슨 일을 해 온건가?

마이돌의 첫 사업은 중고물품 거래 서비스였다. 당시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외주를 들여가며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비효율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다. 대표가 된 후 팀을 다시 만들었고 지분구조와 사업 아이템을 바꿔서 아예 다른 회사를 만드는 작업에 열중했다. 이 때 캐시슬라이드처럼 락스크린에서 보이는 콘텐츠를 제작해보기로 하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의 마이돌은 어떻게 기획하게 된 건가?

몇년 전 우연히 한 행사장을 갔다가 뒷풀이를 하던 중 생각났다. 락스크린 콘텐츠 사업은 경험해본 기술이기도 했다. ‘락스크린에서 우리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말을 걸어주면 어떨까’로 시작한 서비스다. 콘텐츠를 넣고 디자인을 바꾼 뒤 론칭했다. 아이디어가 생각난 지 사흘만이었다.

2013년 8월 남자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잠금화면을 만든 게 바이럴이 돼 하루에 몇 만명씩 사이트로 유입됐다. 이걸 보고 아이돌 팬들이 모여있는 플랫폼과 웹사이트, 트위터 등에서 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학습했다. 여기서 얻은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고 차츰  홍보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총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때부터 이게 제대로 사업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을 얻었다. 저작권 이슈가 있기에 별도의 콘텐츠는 만들지 않고 자발적인 사진 삽입만 가능하게 해서 그해 12월에 시장에 다시 내놨다.

현재의 마이돌, 한 마디로 어떤 서비스인가.

잠금화면에 좋아하는 스타 사진이 나온다. 또한 스타와 가상 대화를 할 수 있고, 팬 레터를 직접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잠금화면 기능은 안드로이드OS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좋아하는 스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팬들의 만족감이 높을 것 같다.

가상 메시지가 뜨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메시지를 대화 가능한 형태로 바꿔달라는 사용자의 요청으로 업데이트를 거쳐 현재 모양을 갖췄다. 전반적으로 사용자의 의견에 따라 회사 서비스를 발전시켜가는 편이다.

현재 마이돌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다. 그때마다 공통적으로 깨달은 건 스타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팬들의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었다. 콘서트를 가고, 사인CD가 더 비싸게 거래되고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팬레터 서비스를 만든것도 여기에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팬들이 싫어하는 사업은 하고 싶지 않았고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서비스만을 생각했다.

아이돌 아티스트 한 명당 8 ~ 90%는 해외팬이 차지하고 있다. 수익이 해외에서 더 많이 나야 하는게 맞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2015년 상장사 기준 기획사의 해외 매출은 30%정도다. 비상장사는 더욱 심각할 거다. 이 구조는 주요 수익이 공연, 행사, 광고 등이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너무 오래됐다.

마이돌 기준 300만명이 팬으로 등록돼있는 ‘방탄소년단’도 한국 팬은 60만명인데 공식 카페는 국내 포털 카페다. 나머지 팬들을 모으기 위해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다 해도 해외 팬들은 접근이 어렵다. 우린 이걸 모바일 플랫폼으로 모아보고 싶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펜레터로 상호 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숫자가 나온다면 결국 기획사와 팬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일반 소셜네트워크와 다른 점이 뭔가?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스타와 팬이 소통하기 위해 팬은 스타가 올린 게시물을 볼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 게시물이 올라오면 댓글정도만 쓸 수 있는 것이다.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한 구조다. 마이돌은 팬이 편지를 쓰면 스타가 답장을 보내준다. 그 점이 다르다. 팬들 반응도 좋아서 스타가 쓴 답장은 각국 언어로 번역돼 여타 소셜네트워크에 캡쳐본이 돌아다닌다.

펜레터를 어떤 식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인가?

아티스트 라인업을 늘려서 팬들에게 다양성을 제공해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아티스트는 SS301,제국의 아이들 동준, 배우 홍종현이 등록돼있고 곧 나인뮤지스와 박형식이 추가될 예정이다. 아직은 단문형 서비스로 이뤄져있는데 장문형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백그라운드에 스타의 이미지가 그려져있는 편지지도 팔고 무전기처럼 음성으로 답변해주는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가까운 미래엔 VR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다.

기존의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이 필요할듯 싶은데, 잘 이루어지고 있나?

여전히 기획사를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 현재는 회사에 네트워크가 넓은 고문이 기획사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있다.

중화권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도 하고 있다. 

2014년 중반 대만에서 하루에 1만명씩 트래픽이 발생했다. 당시 구글 플레이에 우리 어플이 소개되지 않았는데 서버에 잡히는 사용자만 7 ~ 8만명에 달했다. 이상하다 싶어서 찾아보니 중국 내 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개인적으로 홍보를 해줬던 거다. 그래서 정식으로 서비스가 올라가기도 전에 유명세를 탔다. 이 사건으로 중국 내 인플루언서들과 홍보 및 마케팅을 협력하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공고해졌다. 중국 내 마케팅을 부탁하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다 보니 사업을 구축하게 됐다. 마이돌을 우연히 한것과 마찬가지로 마케팅 대행도 독특하게 시작했다.

20개 정도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중에 마이돌과 연계할 가능성은 없나?

현재는 해외 팬들에게서 수익이 발생하는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각자 분야의 경력이 쌓이다보면 크로스오버의 가능성은 충분하리라 본다. 종내엔 연계하고 싶다.

1,300만 다운로드 가운데 80%가 중화권 사용자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하다.

누군가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면 ‘절대 안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웨이보를 중국의 트위터, 위챗을 카카오톡과 비슷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중국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여러면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다. 시장 규모 크고, 자본금 많고, 인건비 싸고, 그에 따른 기술력도 뒤지지않는다.

다만 콘텐츠를 파는 판매자 입장에서 중국은 좋은 시장이다. 한국은 중국 시장이 원하는 트렌드를 시의적절하게 만들어 낸 저력이 있다. 게임이 필요할 때 게임을 만들어 팔았고 지금은 한류 배우들이 각광받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한국과 일본 스타를 소싱해 중국 시장에 소비시키는 거다.

회사를 맡아 운영한지 4년이 다 돼간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진행 단계다. 

마이돌이 성공하기 위해선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해외 팬들과의 접점이 필요했기에 지금까지 트래픽과 기획사를 모았다. 그리고 기획사의 대형 아티스트와 신인 모두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이다. 대형 아티스트는 그동안 쌓인 팬들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고, 신인들은 우리 사업중 하나인 ‘미차이나’로 중화권에 홍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팀의 내공과 정보가 많이 쌓였고 그것이 힘이되어 본격적인 행보가 펼쳐지고 있다.

팀원과 트래픽만 있을 때 투자받았다. 

투자 받을 당시 5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그때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리를 믿어주고 있다. 그래서 더 힘을 내고 있다. 투자자-피투자자는 파트너 관계이지 갑을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게 맞지만 펀드 자체의 목적이 초기투자라면 1~2년 사이에 닦달하는 것은 좀 이르다고 본다. VC들이 믿어주고, 또 공격적으로 투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나?

빅팬은 자신의 스타가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기획사 중에 환경이 별로인 곳이 꽤 된다. 마이돌 직원은 각자가 누군가의 팬이다. 좋은 인재인 이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 또 기획사들이 해외팬들에게서 돈을 벌게 해주고 싶다. 양쪽 모두가 윈윈하는 회사를 만들려 한다.

대표 이진열에게… 마이돌이란?

기회라고 생각한다. 처음 마이돌 입사 제안도 기회였고, 투자 받은것도 기회였다. 누군가가 꿈꿔온 기회를 얻게 됐으니 사업을 더욱 잘 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나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와준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내게 마이돌은 그런 의미다.

기자 / 인생의 최고 목표는 행복입니다. Stephanie Seo is a Editor of Platum. She covers a korea startup’s ecosystem with their team. She wants to watch the Korea startup growing into a great global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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