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메이투안-디엔핑’ 지분 10조8천억에 매각
알리바바그룹(이하 알리바바)이 자사가 소유하고 있는 메이투안-디엔핑(Meituan-Dianping)의 지분을 90억 달러(한화 약 10조8천억 원)에 매각한다.
메이투안-디엔핑은 작년 10월 중국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 메이투안(Meituan)과 음식점 리뷰 업체 디엔핑(Dienping)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서비스 내용은 미국의 음식 정보 서비스 옐프(yelp)와 유사하다.
합병 이전 알리바바는 메이투안의 지분의 15%를, 디엔핑은 텐센트의 지분의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는 양대 IT 공룡이 연합한 사례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알리바바의 메이투안-디엔핑 지분 매각 결정은,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음식 배달 플랫폼 ‘코우베이(koubei, 평판)’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작년 6월 자사 금융 계열사와 함께 조인트 벤처인 코우베이를 설립하고, 10억 달러(한화 약 1조2천억 원)를 투입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이전에도 디디다처-콰이디다처의 합병으로 인해 O2O 분야에서 연합한 경험이 있다. 이는 치열한 중국 O2O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의 O2O 비즈니스 시장이 상위 업체 간 합병을 통해 경쟁자를 고사시키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디디다처-콰이디다처의 합병을 통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사는 모두 이득을 얻었다. 둘 다 자체적인 택시 O2O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음식 배달 O2O 분야에서는 알리바바가 직접 자회사를 설립해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경쟁사 격인 메이투안-디엔핑의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을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과정에서 알리바바는 가장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발행된 신주 대비 다소 할인된 가격에 지분을 매각했다. 지난 1월 19일 보도된 월스트리트 기사에 따르면, 메이투안-디엔핑이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50억 달러(한화 약 18조 원)다. 반면 알리바바가 투자했던 당시 메이투안-디엔핑의 기업가치는 125억 달러(한화 약 15조1천억 원) 수준이었다.
여기서 세 IT 공룡의 O2O 시장 전략의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 알리바바가 알리바바픽처스, 코우베이 등 계속해서 자체 O2O·컨텐츠 플랫폼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는 한편, 텐센트는 여전히 O2O 분야에 직접 사업자로 나서는 것보다는 다양한 기술 회사에 주식 일부를 취함으로써, 자사 메신저인 위챗(Wechat)의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는 자사 포털의 광고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 다양한 벤처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