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스타트업 #6] 유사운드, 세상의 모든 소리를 꿈꾸다.
아르헨티나 내 창업 변경이라 할 수 있는 최북단 후후이(Jujuy)주에서 시작한 유사운드(uSound)는 난청 환자를 위한 보청기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르헨티나 스타트업이다. 2013년에 출시된 서비스 유사운드는 현재 150개국에서 2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에세퀴엘 에스코바르(Ezequiel Escobar) 대표는 “수백만 명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면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28살의 젊은 창업가 에스코바르 대표를 만나 유사운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사운드(uSound) 에세퀴엘 에스코바르(오른쪽 세 번째) 대표와 팀원들
유사운드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유사운드는 이헬스 전문 스타트업이다. 보청기 앱과 스마트 이어폰이 주요 서비스이자 아이템이다. 무엇보다 의사소통과 교육 등에서 난청으로 불편함이 있던 이들에게 평범한 삶의 영역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목적이다. 소리를 잃은 사람들이 가족과 대화를 할 수 있게 하고,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남들처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일반적 삶을 영위하게 돕는 것이다.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리엘(Ariel)이라는 대학교 동기가 있다. 엔지니어를 꿈꾸는 친구이었는데, 난청이 있어 강의를 듣기 위해선 맨 앞자리를 맡아야만 했다. 뒤에 앉으면 강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힘들어 그 꿈을 중단하고 말았다. 나에게는 그것이 큰 충격이었다. 동시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 자극제이기도 했다. 이런 계기로 2013년에 뜻이 맞는 4명의 친구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리엘은 우리 서비스를 통해 다시 학업에 복귀했다.
유사운드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해 달라.
창업을 시작하자마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최한 이매진컵(Imagine Cup)의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대표로 러시아 본선에 참가했고 76개국의 참가팀 중 상위 5개 스타트업으로 뽑힌 것이 큰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2014년 IAE 비즈니스스쿨에서 개최한 창업경진대회 나베스(NAVES)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사도스키 재단(Fundación Sadosky)에서 꼽은 아르헨티나 최고의 정보처리 스타트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런 기회를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국가차원에서 지원할 스타트업으로도 발탁되었다.
처음 4명이었던 팀원 수는 현재 10명으로 늘어난 상태고, 텔레포니카의 엑셀러레이터 와이라(Wayra)로부터 5만 불, 스타트업 칠레에서 4만 불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후속 투자로 30만 불을 유치해 마케팅과 제품 양산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간 사업을 하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달성해야 할 목표에 비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빠르게 갖추고 가치 있는 팀을 구성해야 하는데, 가족처럼 생각하던 팀원이 불쑥 떠나가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이는 많은 스타트업이 겪는 공통 문제라 생각된다.
스타트업이 생존하려면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개인투자자, VC에게 기업이 지닌 가능성과 가치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녹녹하지는 않았다. 시장에는 투자자가 한정되어 있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감내할 일이 많았다. 이는 아르헨티나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전체 창업생태계의 문제다. 단계별로 보았을 때, 사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초기 투자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는 유사운드 외에도 보청기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이들과 구별되는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첫 번째로 스마트폰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과적인 하드웨어 장치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에 가격 절감 효과가 있다. 더불어 다른 앱이나 제품보다 음질이 좋고 사용시 자극을 주지 않는 점 역시 강점이다. 무엇보다 지난 3년 동안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R&D를 진행해 오디오 및 소프트웨어 의료 인증(아르헨티나 내)을 받은 상태다. 또한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교의 M2D2(The Massachusetts Medical Device Development Center)를 통해 미국내 의료기기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기업들과 볼륨 라이선스 판매를 위해 협의 중에 있다.
유사운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B2C와 B2B 두 영역으로 나뉜다. 우선, B2C는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 (30 달러, 30일 동안 무료 체험판 제공)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또한 앱 사용자는 스마트 이어폰(200달러)을 구입할 수 있다. B2B는 난청 관련 협회, 정부기관, 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등 스마트 이어폰을 상용화할 수 있는 모든 기관이 대상이다.
한편 우리 웹사이트에서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형태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이 자금으로 스마트 이어폰을 만들어 구입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염두하고 있을 텐데 생각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면?
현재는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M2D2, 하버드 영 리더쉽 포럼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자연스레 미국 시장을 경험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보스턴 매스챌린지(Masschallenge) 엑셀러레이터를 경험했는데, 미국이야 말로 중점을 두고 진출해야 할 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질문이다. 스타트업의 즐거움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불확실성에서 체험하는 다양한 경험, 그 속에서 오는 기회가 큰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기존 페러다임을 바꿔 전세계 수백만 명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꾸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uSound는 2015년 10월, 미주개발은행(IDB) 주최로 열린 <DEMAND SOLUTIONS >에서 최고 기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