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새롬의 차이나투데이 #7] 2016년 중국 소비자 트렌드 4선
영국의 시장 정보 조사 기관 민텔(mintel)이 <2016년 중국의 소비자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다. 해당 리포트를 기반으로 올해의 4가지 중국 소비자 트렌드를 정리했다.
1. 재정의되는 O2O 시장(O2O Redefined)
<Overview : O2O 전국시대> 중국의 O2O 서비스는 2015년 3월 중국 정부가 업무보고에서 ‘인터넷 플러스’ 행동 계획 제정을 공식 제시하면서 모터를 달았다. ‘전통 사업과 IT의 결합’이라는 핵심 줄기 아래 빨래, 청소, 안마, 뷰티 등 수 많은 분야의 O2O 서비스가 1선도시를 중심으로 가지를 뻗었다. 여기에 중국의 물류 인프라 발전까지 더해지며 O2O 기업의 배달 속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타오바오는 작고 가벼운 상품에 한해 드론 배달을 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in 2016 : 맞춤화·개인화> 올해 중국의 O2O 서비스는 더욱 더 맞춤화, 개인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중국의 온디맨드 쉐프 서비스 하오츄시(Haochushi)는 쉐프를 선택할 수 있을뿐 아니라 고객이 선호하는 지역 음식 취향까지 설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사천 요리’를 선호하는 고객에게 그 지역 요리에 특화된 쉐프가 직접 집을 방문해 요리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얼마 전 방영된 SBS 다큐멘터리 <배달의 전쟁>에서는 방문해 게요리는 물론, 사용자가 선택한 여성이 직접 옆에 앉아 게 손질을 해주는 독특한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값싼 노동력과 잘 구축된 물류 인프라,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지렛대 삼아 올 한해에도 중국 O2O 시장은 양적·질적 팽창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Next : 지역 확대와 긱 이코노미> 중국 O2O 서비스의 다음 진격지는 아직 그 손길이 닿지 않은 2·3선도시다. 민텔 조사 결과에 따르면 2,3선 도시 내 45%의 소비자는 아직까지 O2O 서비스 사용 경험이 없다.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나 알리바바다. 2015년 여름 타오바오는 ‘헬로우 컨트리사이드(Hello countryside)’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현재 중국 외곽 지역의 농부들은 타오바오에 직접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또 민텔은 중국의 O2O 산업이, B2C 모델에서 C2C 모델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서 등장한 용어가 ‘긱이코노미(gig economy)’다. 미국에서 탄생한 ‘긱 족’은 온디맨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생겨난 세대다.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서비스와 노동을 사고파는 ‘긱(gig)’ 세대는 여러 회사와 동시에 계약을 맺고 고용 기간과 업무내용 등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모든 소비자는 곧 서비스 제공자가 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자동차로 택시 서비스를 하는 우버(uber) 기사 들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내에서도 개인 간 온디맨드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 짜이항(zaihang)과 같은 서비스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 우먼 온리 시장의 확대 (Women Only)
<Overview : 엄마는 최고 구매 결정권자> 현재 중국 기혼 여성은 가족 내에서 강한 구매 결정력을 가진 존재다. 우리나라와 일본에 비해서는 전통적으로 앞서왔고, 최근 몇 십년 동안 여성 교육과 사회 진출의 기회도 확대되면서 그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58%의 중국 기혼 여성이 ‘홀로 가정 경제를 관리한다’고 답했다. 한편 중국 여성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남성에 비해 더 개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저 시장이다. 2015년에는 61%의 중국 여성이 “운동이 건강한 삶의 핵심 요소”라는 명제에 찬성했다. 이를 증명하듯 몇년 간 고급 운동복과 여가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in 2016 : 여성과 ‘말’이 통하는 브랜드> 올해 중국에서는 ‘여성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못지 않게, ‘여성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시장의 심도있는 접근이 이뤄질 것이다. 중국의 대표 택시앱 콰이디다처는 2015년 오후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오직 여성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예약 옵션을 제공했다. 타오바오의 경우 2015년 여름, 20~45세 사이의 남성이 정자를 기부하면 500~700달러(한화 약 60~80만 원) 사이의 보상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선보였다. 이는 아이를 갖고 싶은 미혼 여성 고객의 호응을 얻기 위한 제스추어였다.
한편 여성이 주류 소비자였던 뷰티와 패션 분야 뿐 아니라, 자동차와 같이 남성 위주 시장에서도 여성 소비자를 의식한 광고 마케팅이 선보여지고 있다. 주변인 취급에서 벗어나 여성을 하나의 독립적인 소비자로 대우하는 움직임이다. 2014년 현대자동차는 25-35살 사이의 여성을 주 타깃 고객으로 하여 남자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내세우며 ix25 모델을 출시했다. 프랑스의 자동차사인 시트로엥에서도 소피 마르소가 멋지게 주행하는 장면을 광고했다.
<Next : 쉬-이코노미에 대한 공감력과 감수성> 중국의 여성 소비자는 ‘여성을 위한 서비스’를 넘어서, ‘여성에 의해 만들어진 서비스와 프로덕트’를 찾게될 것이라고 민텔은 관측했다. 단순히 남성 제품에 핑크색을 칠하는 수준(Painting it pink)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 미국의 월마트는 2014년에 여성이 설립한 기업의 제품에는 ‘우먼 오운드(Women -owned)’라는 라벨을 달아 진열한 바 있다. 여성 창업가를 지원함으로써 사회의 젠더 갭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말했다. 단지 여성 입맛에 맞는 서비스와 프로덕트를 넘어서, 쉬-이코노미(She-economy)에 대한 공감력과 감수성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3.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Interactive Now)
<Overview : 실시간 모바일 방송의 대중화> 중국 정부 주도로 빠르고 저렴한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가 개발되면서,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 방송을 하거나, 보는 것은 이제 중국에서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38%의 중국 소비자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콘텐츠에 유료 결제를 했다. 최근 몇년 간 많은 중국의 셀럽은 인터넷과 모바일 방송을 통해 등장했다. 유나우(YouNow), 쿠보(Qubo), 9158 등 라이브 스트리밍 전문 플랫폼 역시 함께 성장했다. 예전에는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수준이었다면, 현재 시청자들은 댓글과 선물, 현금과 같은 가치의 아이템을 선물함으로써 크리에이터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in 2016 : 라이브 스트리밍과 커머스의 결합> 올해 중국에서는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에 커머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낙농업 브랜드인 일리(Yili)는 라이브 스트리밍의 현장성을 살린 마케팅을 선보였다. 셀러브리티를 앞세운 게임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면서 시청자는 재미를, 기업은 제품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사례였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볼로미(Bolome) 역시 해외 유명 샵퍼들의 쇼핑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해, 시청자들과의 즉각적인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실제 중국 소비자는 디지털 마케팅에 익숙하고, 거부감도 적다. 조사에 따르면 60%의 중국 소비자는 쿠폰 등 할인 혜택을 위해 모바일 광고를 클릭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소비자의 경우 9%에 그쳤다.
<Next : 생산자와 소비자의 벽이 허물어지는 지점> 많은 MCN 스타가 그렇듯, 그들도 이전엔 일반 콘텐츠 소비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과 문화가 발전될 수록,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은 흐릿해질 것이다. 실제 유튜브는 2015년 사용자가 360도 비디오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다. 시청자는 마우스를 드래그 하는 것 만으로 360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S6과 갤럭시 노트5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더 많은 모바일 기기에서 스트리밍 기술이 지원되면서, 모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는 좋은 마케팅 도구다. 온라인 셀럽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사용하고 후기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광고 콘텐츠가 탄생한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실시간 피드백은 제품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4. 건강한 삶에 대한 선호도 증가 (Conscious Health)
<Overview : 건강에 대한 욕구 증대> 일선 도시를 중심으로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대기 오염과 같은 외적 요인도 중국 소비자의 건강 염려 심리를 자극하는 데 한 몫 했다. 민텔에 따르면 현재 30%의 중국인이 자신의 활동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모바일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4%의 소비자가 건강을 위해 미래에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건강 음료, 웰빙 레스토랑과 같은 전통적인 외식 산업 역시 건강한 식재료를 내세우며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in 2016 : 웰빙에 O2O 얹기> 오래된 트렌드인 웰빙에 O2O가 더해지며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실제 신선식품 배달업은 중국 O2O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위티샐러드의 경우 농장에서 직접 고른 재료로 만든 샐러드를 당일 혹은 2시간 내 배송을 약속한다. 한편 식품 뿐 아니라 운동·레저 분야에서도 O2O적 접근이 늘어나고 있다. 지아일량(Jiailian)은 방문 헬스 트레이너 서비스로 바쁜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Next : 건강한 ‘경험’의 발견> 단순히 음식이나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것을 넘어서, 소비자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경험’을 원하게 될 것이다. 건강에 대한 경험적인 접근은 모든 브랜드와 마케터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성인용 컬러링 북의 경우 ‘스트레스를 경감해준다’는 이유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고객의 신체 뿐 아니라 감정의 웰빙 관리를 해내는 기업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민텔은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