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54] 세탁에 전문성을 덧입혔다. ‘워시온’
근래 등장한 O2O서비스들이 우리 삶에 닿아 있던 생활 서비스들을 새롭게 변신시키는 중이다. 온디맨드 세탁 서비스 스타트업 워시온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혁신하려는 생활 서비스는 세탁분야로 그간 타 업종 대비 전문성이 부각되지 못했던 세탁 시장을 혁신해 나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워시온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방문 수거해 세탁 후 다시 배달해주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다. 워시온은 표준화된 세탁 공정과 검수 절차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의 세탁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워시온은 이를위해 세탁 공장의 선정부터 품질 관리, 세탁 사고 보상 체계 등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전반에 자체적인 기준을 구축했다. 물류센터에서 세탁물을 직접 선 검수하고 특이사항이 있는 세탁물은 한번 더 검수하는 이중 검사 방식이다. 배달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 인력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CS 인력 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정기 교육으로 전문성을 도모해 고객 접점에서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워시온을 이끄는 채주병 대표는 어린 시절 뮤지컬 배우의 의상을 챙기는 일을 했다. 그때 기존의 세탁소에선 손이 많이 가는 옷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코파운더인 구성우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뒤 개발자로 일했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던차에 의기투합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워시온’의 두 대표, 구성우(좌)/ 채주병(우)
다른 생활서비스 많은데, 왜 하필 ‘세탁’업이었나?
생활서비스 형태가 다 바뀌었다. 문방구는 문구점, 문구 센터 등으로 통폐합 되고, 슈퍼마켓은 편의점 체인 형태로, 목욕탕은 휘트니스센터 등 복합적인 구조로, 미장원은 헤어샵 등으로 바뀌었다. 형태만 변화한 것이 아니다.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가격대도 다양해 졌다.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유독 세탁소는 이전과 비교해 바뀐게 없다. 응답하라 1988 모습과 지금 세탁소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매년 소비자 보호원에 신고되는 세탁 서비스에 대한 불만 건수가 2만 건 정도인데, 최근 몇 년 간 2배 가까이 늘었다. 세탁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회가 있다고 봤고, 타파하고 싶었다.
케이큐브벤처스와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지난 3월 10억원의 투자유치를 했다.
투자는 작년에 성사됐다. 집행도 작년 12월 달에 되고 발표만 3월에 했다. 우리 사업은 물류망을 만들고 지역 거점을 만들고, 서비스 매니저를 고용하고 교육시켜서 일선에 내보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 받아야겠다는 계획은 파일럿 서비스를 론칭할 때부터 있었다. 사업도 운영하고 동시에 투자자를 만났다. 초기에 만난 VC는 우리 사업에 크게 공감해주지는 않았다. VC들은 이 세탁 업계의 문제점 보다는 빠른 사세 확장, 중개 플랫폼 혹은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를 봤다. 한편으로는 우리 서비스를 단지 ‘세탁 배달 서비스네’ 라고 보는 경향도 있었다. ‘세탁소가 많으니까 연계해서 배달 잘하면 되겠다’ 하는 정도. 우리가 제대로 설명을 못 했기 때문일거다. 이 과정에서 VC와 견해 차가 있는 걸 느꼈다.
그러던 차에 케이큐브벤처스와 인연이 되었고, 정신아 상무를 만났다. 정신아 상무가 우리 업의 본질에 많이 공감해줬다. 그녀 자신이 워킹맘이기 때문이다.우리 서비스는 1인 가구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첫 번째 타깃 고객층은 주부다. 그들은 세탁물이 많이 나오는 동시에 고급스런 서비스를 선호한다.
그래서 투자가 성사됐다.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털도 소개받았고 그들 또한 우리 취지에 공감해 투자가 진행됐다. 자금 뿐만 아니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세탁O2O는 워시온이 처음은 아니다. 유사 서비스와 차별점은 무엇인가?
워시온은 세탁과 더불어 수선도 하고 있다. 다른 업체는 안 한다. 아니 못 할거라 본다. 수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거래한 가정에 계속 같은 매니저가 방문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친근함과 익숙함을 주기 위해서다. 여기에 물류망 관리 시스템을 작년부터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워시온이 세탁 서비스로만 알려져 있지만 섬유로 되어 있는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을 지향한다. 계속해서 이런 아이디어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다. 이게 우리 자산이 되는거라고 생각한다.
워시온의 제 1 타깃이 주부라고 했다. 그런데 주부 중에 IT에 밝은 사람이 많다고 보지는 않는다. 서비스를 주로 어떻게 홍보했나?
처음엔 오프라인 홍보를 했다. 아파트 구역마다 전단지를 붙였다. 한 번 붙였는데 이후론 기사용자들의 입소문으로 홍보가 됐다. 우리 서비스 성장 관건은 사용자가 ‘이거 괜찮은지 써봐야겠다’ 하는 것이 주 동력이라고 본다. 현재는 페이스북에 조금씩 광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IT 기반 스타트업은 IT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를 한다던지, PR을 해도 스타트업, IT 매체 방면으로 홍보를 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 타깃은 30대 여성이기에 그런 미디어와 접점이 많지 않다. 향후 여성들이 즐겨보는 잡지에 홍보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세탁업계는 근로자들의 이직률이 높다고 들었다. 워시온의 서비스 매니저는 체력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의식도 갖춰야 한다. 사람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처음 매니저를 채용하려고 보니 단순한 배달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지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지인소개 형태로 채용 방법을 바꿨다. 일단은 우리 업에 대한 이해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우리 매니저들이 하는 일이 고객이 보는 회사의 100%이기 때문이다. 수거시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과 옷을 다루는 것, 그리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의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서 매니저들의 소양 의식이 무엇일지 고민 많이 했다. 결론은 고객을 만나는 짧은 시간 동안 좋은 경험을 줘야 한다고 봤다. 처음 채용할 때부터 그런 부분을 인지시키고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다.
열정페이는 아니다. 이 일은 체력적으로 힘들거니와 서비스 정신도 필요하다. 무척 힘든 일이다. 그래서 수익이 생기면 회사의 첫번째 고객인 ‘직원’을 위해 사용하자는 원칙을 정했다. 직원들과 같이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고 대표 또한 행동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인지 지난해 투자 받은 이후 퇴사한 사람은 없다.
스타트업은 적시에 자금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투자 유치 또한 중요해보인다.
단순히 투자받기 위해 고민하면 안된다고 본다. 다만 우리의 사업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게 제시한다면 후속 투자 역시 자연스레 이루어질거라 판단하고 있다.
다른 O2O서비스들이 그렇듯 누군가는 세탁서비스의 변화를 이끌어 패러다임 시프트를 만들어갈거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하고싶다. 못 한하면 사업가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거다.
카카오가 유사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고 천명했다.
카카오를 바라보고 이 사업을 하는건 아니다. 다만 카카오와 협력 접점이 생기길 바란다.
세탁업은 고단한 분야라는 소견이다. 장단기 마일스톤을 이야기해 달라.
세탁인으로서 단기적인 목표는 워시온의 전체 물량인 7천 벌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 공장을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경기 분당,동탄 등 대규모 밀집 주거지역에 서비스 중인데 서울 전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이다.
워시온은 세탁계의 ‘스타벅스’를 지향한다. 고급 라이프스타일형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것이다. 우리 서비스를 고객이 오래도록 즐겁게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