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임동규·강전욱 공동창업자는 어학 특기병으로서 같은 군부대에서 만났다. 세 사람 모두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다가 귀국했다는 점,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빠르게 친해졌다. 그리고 거친 환경 속에서 더욱 돈독해졌다.
같이 사업해보자는 말을 제일 먼저 꺼낸 건 배 이사였다. 병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나온 이 이야기에는 셋이 휴가를 나올 때마다 살이 붙었다. 군대에서 몸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도, 머리로는 나 아니면 안 되는 일들을 떠올리며 가슴이 뛰었다. 선정릉역 근처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주)비아이케이벤처스(BIK Ventures)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배중현 CMO(23), 임동규 CPO(24), 강전욱 CEO(24).
군대에서의 인연이 사업 동료로까지 이어졌다.
임 이사와 강 대표는 같은 대학 출신이라서 이전부터 신뢰를 쌓아온 사이이고, 배 이사의 매력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신뢰’ 안에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걸 가진 매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업하다 보면 내가 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그래서 누군가를 믿고 일을 맡겨야 할 상황이 온다. 그러나 누군가를 믿을 수 있고, ‘이 일은 나보다 이 친구가 더 잘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트렌드를 본능적으로 잘 아는 배 이사와 속이 꽉 찬 행동파 강 대표, 바쁜 와중에도 사람을 챙길 줄 아는 임 이사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서로가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계기
우리가 사용자가 되어 쓸 수 있는 아이템,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 아이템인지를 따져보면서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 대표가 휴가 나와서 학교 동아리 친구들 5명이 일정을 맞추려다가 지금의 사업 아이템의 시초를 떠올리게 되었다.
평소처럼 ‘When2meet‘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서 일일이 물어보지 않고도 친구들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자동으로 보여주고 간단히 조율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우리와 같은 시도는 분명히 있었지만, 제대로 구현된 게 없었다. 특히, 디자인이 예쁘지 않았다.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서비스가 없었다.
앱 개발은 어떻게 했나.
2014년 10월부터 휴가 나갈 때마다 개발자를 수소문해 만나러 다녔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아이디어만 있었고, 셋 다 군인이었다. 몇 번의 실패를 거쳐 민간인을 대동해서 만나는 전략도 세워보고, 먼저 완성도 있는 프로토타입 이미지를 완성한 후 이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 결과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개발자와 일해보기도 하고, 외주를 통해 개발해보기도 하고, 우리가 직접 배워서 iOS 개발을 해보았다.
아직도 신기하다. 우리가 경력이나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학교를 졸업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이디어만으로 선뜻 함께 해주셨던 개발자분들이 계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올해 1월에 정식 출시한 ‘타임파이(TIMEPIE)‘는 캘린더와 만남을 조금 더 쉽게 조율하게끔 돕는 소셜 캘린더 서비스이다. 24시간짜리 방학 생활 계획표를 옮겨온 UI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예쁜 캘린더가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를 타임파이를 이용하여 그룹원들이 언제 시간이 비는지 체크할 수 있다. 또한, 모임을 추진하는 사람이 이벤트를 생성하면 모든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알릴 수 있고, 간단한 채팅도 가능하다.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 사용자를 합쳐 약 3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였다. 정식 버전을 출시하던 1월이 캘린더를 마케팅하기 좋은 신년 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집행하였다. 이 덕분에 국내외 사용자들에게 빠르게 전파되어 출시 한 달 만에 1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면서 구글플레이 일정 관리 및 캘린더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현재 우리는 다운로드 수보다 리텐션(retention) 비율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순서대로 서비스 기능 업데이트를 해나가는 데에 주력할 생각이다.
우선 한국에서는 음력이 중요하므로, 이번 달 내로 음력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벤트 알림 기능을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피드백에 관해서는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직관적으로 가볍게 사용할 수 있게끔 할지 고민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안드로이드처럼 iOS 위젯을 구현하고 그룹 캘린더를 보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만남’이라는 일에서 일어나는 불편함을 총체적으로 해결하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자기 일과 중 비는 시간대에 주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고 만남을 추천해주는 유용한 비서 역할까지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많이 사용해주셨으면 좋겠다.
원문 : “이젠 일일이 연락해서 일정 잡지 않아도 된다.” 소셜 캘린더 앱 ‘타임파이’
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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