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신발에 관한 모든 문제 해결한다.” O2O 서비스 ‘왓슈’

90년대 말, 김영진 대표는 인터넷 붐이 일면서 각종 동호회가 생겨나는 걸 보고 영어회화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만 살아왔으니, 이제 나도 뭔가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마음에 시작한 활동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매달 대여비 300만 원씩을 ‘민들레영토’에 ‘벌어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처음으로 창업을 연상했다. 몇 년간의 경험과 자본을 축적한 준비 끝에 그는 ‘컬쳐 컴플렉스‘라는 영어 문화 복합공간 사업을 시작했고, 승승장구했다.

무엇보다 그가 첫 사업을 통해 얻은 건 사람들이었다.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금의 아내와 팀원들을 만났고, 모바일 플랫폼으로 모든 게 넘어가는 지금 이때, 2번째 도전을 꿈꿀 수 있던 것도 이들 덕분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whatshoe_ceo

(주)리빙라이브러리 김영진 대표(41)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업 아이템이다.

우선 창업을 다시 하게 된다면, 첫 창업을 했던 2000년 당시로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 주말도 없이 치열하게 일하는 격전지로 말이다.

힘들고 괴롭다 할지라도 좀 더 의미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O2O 서비스에 관심이 많던 찰나에 나도 무언가를 기획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때마침 내가 제일 불편하다고 느꼈던 게 구두였다. 비즈니스 미팅이 있어 오랜만에 구두를 꺼내 신으려고 보니 급하게 수선이 필요한데, 시간은 없고, 누가 와서 해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0% 이상의 사람들이 “구두 수선하느라 왔다 갔다 하는 게 귀찮고 시간낭비”라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 외로는 장인들의 불친절, 수선 불만족, 불투명한 가격순이었다.

서비스 개발을 시작하던 작년 여름 당시 팀원 모두가 직장인이라서 주말마다 모여 회의를 했다. 구두 픽업은 누가 할 건지, 장인 섭외는 어떻게 할 건지, 프로토타입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 3개월간 준비한 끝에 작년 11월에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왓슈(Whatshoe)‘는 신발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이다. 서비스 모델은 특이한 데 반해 그 자체로는 일상적인 서비스, 즉 사용 빈도수가 높다 보니 대기업들로부터 먼저 제휴 요청이 오는 편이다.

서비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집이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는 구두 수선 서비스 ‘왓슈’, 명품 구두를 길거리 구둣방에 맡기기 꺼리는 사용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수선 서비스 ‘잇슈’, 그리고 축적된 구두 수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불편한 점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탄생한 맞춤 수제화 서비스 ‘온더클라우드’이다.

초기에 서비스를 어떻게 알렸나.

우리 서비스는 사람들이 직접 체험해봐야 가치를 알 수 있는 체험재이므로, 한 명의 고객이라도 써보도록 만드는 마케팅이 필요했다. 단순히 ‘우리 앱 내려받으세요.’라는 기존 마케팅은 재미도 없고, 감성도 없어서 팀원들끼리 여러 아이디어를 내면서 실험했다.

그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건 구두 인형이었다. ‘우리가 돌아다니지 말고, 사람들을 다가오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인형 특수제작 업체에 부탁해서 ‘구구’, ‘두두’라는 구두모양 인형 2개를 만든 후, 직장인으로 붐비는 강남역에 쓰고 나갔다. 인형을 쓰고 길에 누워있으니 사람들이 무조건 다가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만져보고, 찔러보고, 왜 누워있냐고 물어보면서 전단지를 받아갔다. 몇몇 마음 좋은 분들은 우리가 넘어져서 못 일어나고 있는 거라고 판단하셔서 일으켜주려고도 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했다. 같이 찍은 사진을 각자의 SNS 계정에 올리며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서비스가 알려진 후에는 좀 더 많은 사용자를 만나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유통 플랫폼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에 9개 채널과 제휴를 맺었다. 어느 정도 사용자가 확보됨으로써 프리미엄 서비스와 수제화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일 수 있었다.

반면에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구두 장인들을 섭외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구두를 갖고 가서 수선해달라고 하면 우리를 경쟁자로 인식했다. ‘어떻게 하면 장인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처음부터 왓슈라고 밝히지 않고 “우리 심부름하는 사람들이에요.”라면서 구두 물량을 갖다 드렸다.

제휴 이야기를 먼저 건네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분들에게 구두 수선 물량을 가져다 드리면서 실질적인 이익을 발생시킨 후 우리가 누구인지를 밝히자 “그러면 더 갖고 오라.”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사용자층이 누구인가.

구두를 활발히 신는 세대, 다시 말해 20대 후반에서부터 40대 초반 남녀 사용자가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돈’인 전문직 사용자가 많아 기본 서비스보다 프리미엄 서비스의 이용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한편, 집에서 육아와 가사로 바쁜 주부들을 찾아가면 한 번에 여러 켤레를 맡기시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우리가 모든 지역을 담당할 수 없으므로 구두 장인들에게 권역을 나눠드릴 계획이다. 사용자가 앱을 통해 수선 주문을 하면 ERP 시스템을 구두 장인들에게 열어드리려고 한다. 또한, 신발에 IT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신발도 제작할 계획이다.

왓슈는 사업 12년의 노하우를 집약시킨 서비스이다. 브랜드가 각인되기까지 보통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왓슈‘하면 바로 ‘신발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이라는 일종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수선 플랫폼, 패션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회사를 만들어나가겠다.

whatshoe

원문[찾아가는 인터뷰 78] “‘왓슈맨’이 어디든지 찾아갑니다.” 신발에 관한 모든 문제 해결해주는 O2O 서비스 ‘왓슈’

elva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

(사)앱센터는 국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 환경 및 기반을 확대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슈퍼앱 코리아, 스타트업 위크엔드, K-Startup, K-해커톤, 글로벌 해커톤, A-camp, B-camp, U-camp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모바일 앱 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댓글

Leave a Comment


관련 기사

이벤트

제22회 ‘스타트업 위크엔드’ 춘천 현장 스케치

스타트업

디노웍스, “모바일 지식 콘텐츠를 제일 잘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

스타트업

일하는 흐름 그대로를 서비스에 녹여낸 협업 툴, ‘콜라비’

스타트업

“스포츠가 문화생활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스포츠에 특화된 중개 플랫폼, ‘플레이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