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문화생활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스포츠에 특화된 중개 플랫폼, ‘플레이콕’
어려서부터 국가대표 운동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던 정아람 대표. 그러나 집에서는 운동이 아닌 공부를 하길 원했기에, 일본에서 소프트볼 선수 스카우트 제의가 왔어도 그녀는 결국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몇 번의 도전에서 좌절했던 그녀였지만, 운동을 향한 열정만은 놓지 않았다. 그녀가 운동과 현실의 합의점을 찾은 건 검도 학원에 다니는 거였는데, 이를 통해 갈고 닦은 검도 실력으로 그녀는 동양무예학과에 입학하였다.
사업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였을까. 그녀는 스포츠 시장을 조사하면서 구조상의 문제점을 발견하였고, 동기생들과 조금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모든 사업의 출발점은 유통’이라는 생각에 유통업에 뛰어든 후 회사에서 마지막 기획서를 제출할 때, 그녀는 창업을 결심했다. 인터뷰를 위해 신림동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주목했던 점은.
올해 통합체육회를 출범한 우리나라는 이전까지 선수들을 관리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인을 관리하는 국민생활체육회로 나뉘어있었다. 선수와 생활체육인 간의 연결고리가 없다 보니 두 집단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만약 이 둘을 연결한다면 생활체육인 입장에서는 반복된 기술보다는 새로운 운동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선수 입장에서는 몇십 년 동안 선수들끼리만 훈련함으로 인해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더라도 해당 운동 종목에서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고 어느 곳을 가든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보고 싶었다.
나는 시장 조사를 하면서 해외 사례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해외에서는 생활체육인이 기반이 되어 그 지역의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고, 지역 주민은 그 스타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지원하는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 유럽의 경우 특강 형태로 전문 강사를 섭외하는 세미나 방식으로 시장이 매우 세분되어있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국내에 맞게끔 서비스 기획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동 기술은 현재 도장이나 스포츠센터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지 않나.
도장이나 센터의 경우 획일화된 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강사는 1명인데 초보자와 10년 차 중급자를 데리고 운동하려면 하향 평준화된 지도를 할 수밖에 없는 게 대표적인 예이다. 과외나 그룹 레슨 형태로 출강하는 경우, 그들이 가진 커리큘럼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 거의 없다. 또한, 온전히 혼자서 모객, 장소, 재료 준비 등을 알아보아야 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해야 한다.
한편, 일반인의 경우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운동을 할 수 있는 모임과 특화된 전문 교육에 대한 갈증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지난 5월에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플레이콕‘은 스포츠에 특화된 중개 플랫폼이다.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모임, 장소 대관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운동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은퇴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 현황이 궁금하다.
현재까지 모임 개설 수는 300여 개가 축적되었고 누적 결제 회원 수는 100여 명이며 재구매율은 75%를 기록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네이버 카페를 통해 유입되는 비율이 80%, 나머지는 지인 소개를 통해 유입되고 있는 편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스포츠 활동을 즐길 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역으로 우리가 한국에 있는 강사의 프로그램을 수출하기도 했던 재미있는 기억이 있다.
아무래도 내가 체육 전공자였던 점이 서비스 초기에 도움이 되었다. 한 번은 “전혀 감이 안 잡힌다.”는 스포츠 제휴업체의 반응에 내가 직접 ‘검도 선수 훈련법’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플레이콕에 개설한 적이 있다. 여기서 나온 프로그램 운영 및 사용자 만족도 결과를 토대로 설득하여 제휴를 맺을 수 있었다.
전문 강습 프로그램을 경험한 사용자는 “플레이콕이라면 일단 전문 강사를 섭외해줄 수 있을 것 같고 스킬에 대해 꼼꼼하게 배울 수 있으니, 수영 스타트만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어달라.”라는 메시지를 주신 적이 있다. 참고로 그분은 무에타이 프로선수였다. 몇몇 비슷한 서비스 피드백을 계기로 ‘운동을 어느 정도 하신 분들은 운동을 2~4개까지 하는구나.’도 알게 되었다.
향후 계획 및 목표
플레이콕은 기존 시장에서 사람들이 가장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장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고급 콘텐츠 생산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스포츠 상품을 연계 판매하는 순환 주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추어 내년 2월 중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숙박업과의 제휴를 통해 하나의 스포츠 문화 콘텐츠로써 접근하고자 한다. 외국인들에게는 검도, 태권도, 유도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운동 종목을 서비스할 생각이다.
현재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일부 국가에서 한국 검도 강습 신청이 들어옴에 따라 세미나 개최 등 스포츠교육관광 서비스 영역에 대한 사업 영업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결국, 스포츠 시장이 가야 할 방향은 ‘즐거운 문화생활’이다. ‘남에게 보여주기’식 운동, ‘스포츠=경쟁’이라는 인식, ‘어렵다.’는 느낌보다는 사람들이 쉽게 스포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려면 누구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고, 교육된 사람들이 누구나 모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미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그날까지, 플레이콕을 통해 전 세계인이 스포츠 팔로워가 되는 그날까지 나는 계속 사업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원문 : [찾아가는 인터뷰 86] “스포츠가 문화생활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스포츠에 특화된 중개 플랫폼, ‘플레이콕’
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