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人사이트] 부산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러 왜 서울에 가야하나?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생태계는 죽을 거는 죽고 살 거는 더 잘살게 되는 형태다. 자본주의적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부실기업들을 정리하고 건실하고 유망한 기업들을 더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부실기업에 산소호흡기를 달아봐야 의미 없다.”
창업 1급지로 분류되는 수도권과 달리 지역의 창업생태계는 산업 및 시장의 구조적 열세로 인해 유기적이고 균형 잡힌 창업생태계 구성요소를 갖추기가 어렵다. 특히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지역 창업가와 투자자들은 의도치 않게 투자유치 관련 네트워킹을 위해 수도권을 오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기도 한다.
창업 2급지로 창업생태계가 조성 중인 부산은 시의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경쟁력 있는 창업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중 한국개인투자조합협회 부산지사도 지역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개인투자조합협회 부산지사 김동욱 사무국장을 만나 협회의 역할과 지역 엔젤투자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정용 실행위원(사진 왼쪽), 김동욱 사무국장(사진 오른쪽)
한국개인투자조합협회(KAP) 부산지사를 설립한 계기가 있나?
협회로 오기 전 4년간 비상장회사 투자와 기업발굴 일을 했었다. 기업들을 찾거나 매칭을 위해 오가다 보니 부산에 개인투자자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각개전투였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단체나 조직이 부산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던 차에 올 1월에 한국개인투자조합협회가 설립이 되었는데 내가 바랐던 일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3월에 협회에 찾아가 부산지사 설립을 제안했고 올해 4월부터 활동하게 되었다.
지역 투자자 혹은 창업자의 페인포인트가 무엇이었다고 보나?
지역 투자자가 굳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서울로 올라가서 서울에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하나? 부산 기업도 서울에 가서 IR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비효율적인 과정 없이 지역 투자자와 지역 기업이 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면 투자생태계가 효율적으로 활성화된다고 생각했다.
협회는 IR 행사도 진행 중이지만 개인 투자자 대상 교육도 한다. 투자자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스타트업은 불확실성도 크고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엔 정보 제한도 많다. 투자하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 투자자와 피 투자사는 의기투합한다. 투자자가 요구하는 것을 기업은 모두 다 해줄 것처럼 이야기하고. 그런데 돈이 입금되면 정보공개 측면에서 관계가 묘해진다. 투자자는 주주로서 권리, 예를 들어 주주명부, 재무제표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간섭이 아니라 잘 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정당한 열람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업들이 이에 잘 대응하지 않고 거절도 많이 한다. 정보 열람을 못 하면 투자자는 기업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없고 대응도 어렵지 않겠나. 엔젤투자자 교육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우리가 볼 때 투자의 모든 초점은 재무적 부분에만 맞춰져 있다. 투자 이후의 사후관리나 투자자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교육이 없다. 물론 엔젤클럽처럼 규모가 있는 단체라면 대응할 수 있겠지만, 다수의 개인 투자자는 그런 혜택을 못 누린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교육을 통해 투자자 권리를 지켜 주고 싶었다. 협회에서 하는 일이 그런 일이다.
개인 투자자가 정보열람을 요구하면 기업에서 무시하거나 공개를 안 하나? 벤처캐피탈(VC)의 경우와는 좀 달라 보인다.
VC는 투자를 집행할 때 의미 있는 양의 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기업이 거절하기 힘들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경우 지분이 많지 않기에 거절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 일종의 파워 게임이 벌어진다. 그래서 총체적으로 개인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이익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협회라는 조직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부산에서 양질의 기업을 선보이는 IR행사(B벤스데이, 부산 벤처기업 스피치 데이)개최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이 네트워킹을 한다면 좋은 투자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처음에는 부산기업만을 선보였지만, 최근에는 서울에 있는 기업들도 초대하고 있다. 투자자에게 좋은 기업을 소개하는 것도 있겠고, IR 경험이 많은 서울 기업들이 함께 했을 때 지역기업이 배우는 것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것이 심화되면 투자 생태계와 창업 생태계 환경 자체가 좀 더 풍성해지고 확대될 거라 본다.
개인투자조합협회의 전제 조직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단순 회원 수로는 700명 규모다. 그런데 핵심적으로 액티비티한, 유의미한 회원 수는 100명 정도다. 그리고 직책이라는 것이 특별히 없다. 나도 사무국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대외적 업무를 위한 타이틀이다. 일할 때는 직급과는 무관하게 평등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 협회의 경우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및 전문위원 20명이 운영을 하고 있다. 부산에는 나를 포함해 4명이 있고. 대전(대덕밸리)에도 협회 지사가 설립될 예정이다. 그리고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협회가 설립되어 일본지부 형태로 운영된다. 지사는 전국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되어 있지만, 별도의 종속관계, 보고의무는 없다. 지사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되 협회의 인적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는다.
협회의 주력사업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협회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교육사업(투자자를 위한 교육과 기업가를 위한 교육)이다. 서울협회의 경우 대학교와 제휴해서 시니어 창업교육이라든지 정책자금 컨설팅 등 투자 관련 교육들이 있고, 개인투자자를 위한 교육(전체적인 개론 편, 심화 편)이 8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서울 협회에서는 벤스데이와 글로벌투자포럼(GIF)이 매달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도 격월로 벤스데이(B벤스데이)를 3회째 진행했다
B벤스데이는 어떤 계기로 기획하게 되었고 추구하는 방향이나 성과는 무엇인지?
부산의 영문 스펠링 B를 붙인 B벤스데이는 부산에서 열리는 벤처기업 스피치 데이를 의미한다. 이 행사를 진행하는 목적은 개인투자자와 스타트업의 실질적 투자매칭이다. 지역에서 관련한 첫 시도는 단디벤처포럼이 있겠다. 지역 창업 네트워킹의 원조 격이고 의미 있는 행사지만 현재 대학생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실질적인 투자매칭 부분이 다소 약해진 면이 있다. 의미 있는 행사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으면 참석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B벤스데이는 투자에 포커싱을 해 행사를 기획했다. 그리고 투자매칭이 잘되려면 IR 장표를 다듬어줘야 하고 적절한 투자자를 섭외해야 한다. 그래서 좋은 기업을 데려오고 투자자가 원하는 정서된 IR 자료로 발표할 수 있게 협회에서 도와줬다. 좋은 투자자와 좋은 기업이 만날 수 있는 장으로써 B벤스데이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B벤스데이에에서 발표하는 기업의 조건이 있나?
일단 B벤스데이에서 IR을 하는 기업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더불어 사업 아이템이 개발되었거나 준비된 상황에서 자금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이다. 아이디어 단계나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은 선정하지 않는다. 상품매출이 됐든 버티기 매출이 됐든 회사가 시제품으로 개발한 것으로 진짜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거다. 그때 투자가 들어가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했다. 협회가 추구하는 것은 마이크로 VC이다. 데스밸리 시점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산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 기업들도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 회에 6개 기업을 소개한다. 재밌는 게 1회 때 투자유치가 된 회사가 유아동 관련 기업이었기 때문에 2회 때는 자연스럽게 그런 산업군에 종사하는 스타트업의 요청이 왔었다. 11월달에는 지스타도 있고 해서 게임 쪽으로 방향을 잡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아직은 베타버전 성격의 행사기기에 올해까지는 테스트하는 개념으로 그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실 아직은 우리도 기업 발굴에 대한 정확한 로직, 알고리즘이 없다. 관련 DB가 쌓여있으면 입맛에 맞는 카테고리 내에서 분류하고 뽑아오면 되는데 현재는 IR 기업 대부분이 구두 소개 또는 추천이다. 지난 회에는 직접 발굴한 3개사가 무대에 섰었는데 산재되어 있는 기업을 찾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래서 한 테마로 가기 위해서는 DB 구축이 필요하다라는 결론이 나왔고 DB 구축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B벤스데이 IR이후 기업과 투자사가 연락을 하게 될 때 직접하나? 그리고 투자가 진행된 사례는 있나?
B벤스데이에 참가하는 스타트업들은 우리가 직접 컨택해 네트워킹을 연결한다. 참석한 기업가들한테 투자관련 미팅이 진행되는 게 있으면 피드백을 달라고 전하고, 부산에 있는 기업에는 직접 방문을 해서 진행상황을 체크한다. 이후에도 소통하면서 투자자와 매칭되는 부분이 있으면 연결시키고 있다.
벤스데이의 성과는 1회 때 ‘TSTC스포츠’가 ‘부바엔젤’과 ‘갈매엔젤’로부터 투자유치를 했다. TSTC스포츠는 서울에서 시작된 기업이었지만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투자를 받고 사무실도 동아대에 냈다. 본사 이전이 투자 조건이었다. 7월 B벤스데이 IR 후 뒤풀이에서 바로 피드백이 왔고 매칭이 되어 한 달 만에 결정이 나서 빠르게 투자가 진행되었다. 얼마 전 부산벤처기업협회에서 투자 협약식도 맺었다.
부바엔젤, 갈매엔젤은 엔젤투자 클럽인가?
맞다. 부산지역에 부바, 갈매, 단디, BCI 등 엔젤클럽이 4개가 있다. 모두 엔젤투자자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클럽들이다. 아쉬운 것은 이들 클럽의 접촉면이 넓지 않다는 거다. 각기 다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엔젤들이 모여서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7월과 9월, 11월까지 3회째 B벤스데이를 센탑에서 진행하고 있다. 우문이겠지만, 계속할 건가?
행사를 중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다. 부산지사에서 진행하는 B벤스데이는 지역 유관 단체의 후원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다. 1회는 부산벤처기업협회와 동아대 LINC사업단이, 2회~3회는 부산테크노파크에서 도와줬다. B스퀘어도 장소와 케이터링 관련하여 도움을 줬다. 감사한 일이다.
비영리 협회다. 엔젤투자자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보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결국,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아닌가.
부산지사와는 별도의 영리법인을 별도로 두고 지역 생태계와 함께 활성화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관 주도의 센터들이 훌륭한 지원사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예산을 가지고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민간 금융기관을 통해 장기적인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기관, VC, 개인 투자자들이 모이면 다방면에 네트워킹과 실질적 투자유치 미팅이 이루어질 거라 본다.
일례로 2회 때 KB금융 관계자를 초대했다. KB는 지난해 3월 ‘KB 핀테크 HUB 센터’도 오픈했고 얼마 전에는 KB 투자협의회 ‘오아시스’ 출범을 하는 등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하고 있다. 그래서 여의도에 찾아가서 부산에서 ‘B벤스데이’ 행사가 열리니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에도 핀테크 센터와 같은 허브를 개설하고 금융적인 부분도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부산지역대학 산학협력단과 연계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
기업 소개를 받다 보니 산학소속 스타트업들이 많았다. 그래서 부산대 산학협력단을 찾아갔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가 모르는 흙 속에 진주들이 더 많더라. 부산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대학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사가 부산 기반이기는 하지만 부.울.경 등 동남권을 묶어 운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심화되어 좋은 결과들이 나오면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에 의미가 있을 거라 판단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의 호응이나 반응은 괜찮은 편인가?
일단 취지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굳이 이걸 해야 되냐라는 반문을 하는 곳이 있기는 하다.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컸다. 이해는 된다. 지금까지 이런 일로 산학을 찾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을 테니까. 우리의 목표이자 역할은 우수한 지역 기업을 양지로 끄집어내는 거다. 벤스데이를 여는 이유도 그것이고. 이 무대에 기술력이 있는 산학 기업들을 세우고 싶다.
부산지역 창업생태계가 좋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의한다. 나는 단디벤처포럼 초창기부터 부산 창업 생태계를 봐왔는데, 초기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 잘 되어있다. 다만 창업생태계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은 민간대로의 역할이 있는 건데 지금의 부산 생태계는 관 주도다. 민간은 사이드에서 지켜보는 서포터형태이다. 관이 서포터해주는 형태로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창업은 결국 수익을 내기위한 싸움이다. 투자도 사업이고 스타트업도 사업이다. 그 부분을 정부가 이끌고 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한편으로 민간주도로 넘어가려면 투자자를 비롯해 액셀러레이터 등 플레이어 수가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지역에 뿌리를 둔 플레이어가 많아야 민간주도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된다고 생각한다. 타지에서 넘어온 기관은 언젠가는 빠져나갈 수 있다. 정책적인 지원이 끊겼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생태계는 죽을 거는 죽고 살 거는 더 잘살게 되는 형태다. 자본주의적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부실기업들을 정리하고 건실하고 유망한 기업들을 더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부실기업에 산소호흡기를 달아봐야 의미 없다.
부산지역 기관, VC, 엑셀러레이터, 엔젤투자자 등 창업생태계를 이루는 구성 요소들 중 어느 부분이 가장 약하고, 또 어느 부분이 가장 강하다고 보는지?
부산의 창업 유관기관은 강점이다. 잘 구축이 되어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앞서 말했듯이 VC와 엑셀러레이터다. 일단 수적인 부분에서 아쉽다. 숫자가 적으면 못 이기는 거다. 서울이 잘되는 이유는 그런 기관이 많고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걸 메울 수 있는 게 엔젤클럽이나 성장한 법인들인데, 아직 거기까지 가기에는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싶다.
개인투자의 조기회수로 본의 아니게 기업들이 고충을 겪는 사례도 있다. 부산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가?
왜 없었겠나. 비단 부산만의 일은 아닐 거다. 미국의 단기, 중기, 장기랑 우리나라의 단기, 중기, 장기의 절대적인 시간개념이 다르다. 투자 이후 회수까지 적어도 3년, 5년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일부 투자자들은 현실적으로 6개월, 1년을 잘 안 기다리더라. 3~5년쯤 되어야 빌드업이 되고 육성이 되는데 투자 문화가 조급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엔젤투자자와 기업간 소통 및 정보공유가 잘 돼야 한다고 본다. 기업에서 정보와 피드백이 안 들어오면 투자자는 더 조급해진다. 투자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순화교육이 병행되어야 하고 엔젤투자자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부산 스타트업에서 느끼는 아쉬움은 없나?
기업은 언제, 어떤 것이 필요한지 플랜을 짜서 가야 하는데 일부 기업은 문제가 닥쳐야 그제서야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 단적인 예로 자금이 필요해질 때서야 IR을 준비한다. 기업가들은 당장 자금이 급하다 보니 회수 부분까지 생각을 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기업밸류에이션을 매기는 부분도 있겠다. 일단 기업 대표들이 자기 회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잘 못 내린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투자자가 기업밸류를 파악하려면 사업계획서나 IR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류뿐만 아니라 심층으로 대화를 해보지 않으면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원활하고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데이터에 기반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게 방향성을 잡아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 유관기관과의 협업에서 어려운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부산의 유관기관은 매우 적극적이다. 어떤 제안을 수용하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우호적이고 일단 청취하고 고민해 보려는 입장을 취한다. 다만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은 조심스러워하는 면이 없지 않아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끝으로 질문 외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하자. 혹은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좋다.
서로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지 않았으면 한다. 서로 업무 범위 내에서만 머물지 말고 업무분장이 겹치면 같이 협력하여 경계를 없애고 일을 하면 좋겠다. 또 기관들 역시 교류를 자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정보교류를 해 탐색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 걸맞은 기업과 투자자를 매칭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시간 낭비, 에너지 쓰는 걸 줄이려면 각자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개되면 된다. 그러면 불편한 부분이 상당 부분 경감된다고 본다.
개인투자조합협회는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숨어있는 개인투자자를 발굴, 육성해서 생태계에 일원으로 참여케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들이 필드로 올라와 하나의 투자 주체로 역할을 해 부산 기업들이 성장한다면 부산이 성장할 것이고, 그 수익은 다시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거다. 최종적으로는 중앙 정부에게도 긍정적이다. 그렇게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런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몇 안 되는 시장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