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진출’은 국내 스타트업에게 어느순간 당연한 논제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느나라를 공략해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25일 매쉬업엔젤스 주최의 스타트업 서밋에서 크로스 보더(국경간 거래) 영역에서 분투중인 3인의 스타트업 대표가 해외진출 과정에 대해 문답하는 노변정담 자리가 마련되었다.
(사진 왼쪽부터) 정준영 엔코드 대표, 이진욱 브리치 대표, 전재훈 아이오앤코 대표, 최우정 신세계 부사장(모더레이터)
3사 서비스 소개를 간단히 하고 시작하자.
이진욱 대표 : 브리치는 트렌드거리 기반 패션 O2O커머스를 서비스 하고 있는 기업이다. 가로수길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오프라인 소호거리에 있는 패션샵과 부띠끄를 모바일화한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있다. 더불어 한류와 연관된 패션상품들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정준영 대표 : 엔코드는유럽과 북미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명품 브랜드와 제휴해 한국에 있는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디코드’를 운영중이다. 채팅기반의 개인 추천 서비스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퍼스널 쇼퍼의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전재훈 대표 : 아이오앤코는 중국과 한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생태계 안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해 상품화하고 있다. 유통과 물류, 마케팅 대행까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직구 커머스가 한국에 있는 상품을 소싱할 때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고, 한국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할 때 생기는 문제점,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주고 있다.
브리치가 중국에 진출할 때 아이오앤코의 도움을 받았다.
이 : 네트워크적인 도움을 지금도 받고있다. 중국에 역직구 채널이 2천 개가 있다. 아이오앤코에서 타겟팅을 할 수 있는 채널에 대한 가이드를 해줬다. 그과정에서 다양한 채널등과 협업을 해봤고, 그중에 ‘하이고’와 핏이 맞았다.
전 : 아이오앤코의 중국 직구 커머스사가 8개 있다. 중국에서는 유명한데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채널위주로 두 달에 한 개 꼴로 채널을 확장중이다. 하이고는 이용자수가 1000만 명이다. 객단가는 1000위안으로, 18만 원 정도의 제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업체다. 그곳에서 브리치는 한국의 각종 패션브랜드를 론칭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이고는 처음들어본다. 파트너사 대부분이 1000만명이 넘는 서비스인가?
전 : 주력 파트너사는 양마토라는 업체다. 낯설지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이용자가 3800만 명인 서비스다. 나머지 7개 업체는 하이고와 마찬가지로 1000만 명 수준이다. 이들 파트너사의 이용자를 다 합치면 1억 명 규모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차이가 있나? 그리고 내수와 수출 차이는 얼마정도인가?
이 : 한국에서 인기있는 제품이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잘 판매된다. 역직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고객을 찾아다니며 서치하고 설문을 하고있다. 현재까지는 내수가 90%이상이다. 국내에서 커머스로 브랜드를 가진다음에 중국에 강한 드라이브를 할 계획이다. 브리치는 처음부터 중국을 타겟팅해서 사업 계획을 했다.
엔코드가 소싱한 브랜드는 얼마나 되나? 소싱을 하는데 네트워크는 있었나?
정 : 우리가 소싱한 것 중에 국내 유명 백화점에 들어간 브랜드는 7~90개 정도다. 전체 브랜드는 700개, 상품DB는 10만개 정도다. 학창시절에 이태리 친구와 명품 쇼핑몰을 창업했었다. 그것이 도움이 되었다. 사입을 하는 제품은 고객 유입을 위해 프로모션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로 판매하는 것은 제휴된 이태리, 북미 부띠끄다. 해당 파트너와 DB 연동이 되어 고객이 주문을 하면 자동으로 그쪽으로 넘어간다. 이후 우리에게 물건이 오면 1차 컨펌을 하고 고객한테 배송한다. 배송기간은 평일기준 3~5일이다. 제휴된 브랜드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안 하는 로컬비즈니스 업체들이다. 명품시장이나 프리미엄 패션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쪽에서는 체형상 잘 나가지 않는 체형의 옷을 우리가 처리해주기에 그쪽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또 한국시장의 테스트배드로 우리를 보고있다.
디코드의 엣지, 경쟁력은 무엇인가?
정 : 아무래도 고가제품이기에 사용자는 사진만 보고 구매하는 것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명품시장이 오프라인이 강한 이유다. 매장직원의 감성이 중요하고. 우리는 그런 감성을 채팅을 통해 전한다. 그것이 우리의 엣지라고 본다. 채팅으로 개인 큐레이션을 하는거다. 고객들은 디자인보다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다. 전문 MD,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에게 대응한다.
역직구 사업의 핵심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전 : 수요와 공급을 온라인을 통해 잘 엮는거다. 우리는 중국에서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처를 먼저 확보하고 그것에 맞는 공급라인을 형성해 유통했다. 기존에 다수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유통을 했었고, 우리는 후발주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시장을 확보를 하면서 나름 성장을 한 이유는 물류 때문이었다고 본다. 물류에서 차지하는 비용자체를 경쟁력있게 가져가면 후발주자라도 수요를 매꿀 수 있다고 봤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우리는 객단가 대비 20%내로 물류비용을 줄이자는 가격적인 전략으로 물류시스템을 중국 업체들과 개발했다.
올해 4월과 10월에 중국 세율정책 변화가 있었다. 물류는 세율과 직결된다. 4월 전에는 거의 모든 직구 커머스사들이 보세구를 통해 배송을 했었다. 99위안 아래로 판매를 하면 무관세로 판매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4월이후에는 보세구에서도 가중치 세율이 매겨졌기에 모든 직구커머스가 보세구와 해외창고 직배송 투 트랙으로 하는 트랜드가 형성되었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사전에 미리 조사를 하고 그 리스크들을 헷지(Risk hedge)할 수 있는 여러가지 프로세스 등 대응방책을 마련해놓고 커머스사들과 계약을 맺었다. 그들의 문제점을 우리가 해결해 준 것이다. 그런식으로 물류부분의 문제를 거둬내며 성장했다. 직구커머스사의 판매되는 가격별, 제품별, 경쟁력있는 물류시스템을 가져가야 소비자들에게 최저가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최우정 부대표 : 중국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중요한데, 운송비용과 세금이 붙어 중국에 가면 가격경쟁력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잘 팔리는 제품의 경우 배편에 한 꺼번에 컨테이너로 보내서 보세지역에 가져다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보세지역에서 배송을 하는 방식도 있다.
중국에서 직접 플랫폼을 만들 생각은 안 해봤나?
전 : 욕심은 있었지만,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봤다. 현재 단계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직구 커머스에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치를 창출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해운세등이 사전 예고없이 어느날 갑자기 오르기도 한다. 중국 비즈니스는 정책이슈가 사업에 영향을 준다고 보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 : 우리의 노하우라고 하면 정책변화 정보를 먼저 입수해서 대응방책을 마련했다는 거다. 파트너사들이 대응방법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그중에 우리와 부합되는 것을 선택해 행동으로 옮겨왔다. 사실 중국에서 꽌시와 편법으로 접근하는 시대는 끝났다. 현재 중국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투명하게 일을 하려한다. 과거에는 홍빠오라고 해서 빨간 봉투를 전달해서 일을 해결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잘 먹히지 않는다. 중국이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물류시스템도 세금이 나오는 부분은 세금을 내면 되고, 무관세 등 제도적 부분을 잘 활용하면 된다. 그에 맞춰 우리 시스템도 모든 부분을 적법하게 진행하고 있다. 더 깨끗하고 확실한 방법을 써서 중국에 진출하는 게 본질적으로 맞다고 본다.
엔코드의 경우 유럽,북미에서 물건을 받아올 때 세금 이슈는 없나? 있다면 확장성에서 걸림돌이 될텐데.
정 : 한국과 EU는 FTA가 체결되어 있다. 이태리에서 VAT 22%를 면세로 받는다. 적출국과 원산지가 동시에 EU국가인 것을 증명할 수 있으면 국내에 와서 관세 13%, 가방류 8%도 면제 받는다. 국내 부가세 10%만 내면 된다. 오히려 세금 이슈 때문에 실제 국내 소비자는 유럽 리테일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타오바오에 상품을 올려 판매하는 것에 애로사항은 없을까?
최 : 타오바오의 CS강도가 굉장히 세다. 24시간 대응을 해야한다. 새벽 2시에 전화가 와도 받아야하고 해결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매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다. 한국에서 서비스업을 하는 것도 터프한데 중국에서는 더 터프하다.
전 : 법인이 가져가야 할 유통경로로 타오바오가 그렇게 좋은 채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타오바오는 C2C형태로 철저히 고객위주다. 중국의 많은 소비자중 나이스한 사람도 있지만 진상고객도 있다. 그것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다면 타오바오를 추천하지만, 그렇지 못 한 경우는 권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런 경우가 있었다. 우리는 분명히 정품을 소비자에게 보냈는데, 고객센터를 통해 가품이 왔다고 하는 거다. 이럴경우 꼼짝없이 반품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막상 반품을 받아보니 가품이 왔더라. 진품은 자신이 갖고 가품을 따로 구매해 반품한 것이다.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타오바오는 자타공인 중국 최대 커머스로 탑셀러는 직원이 400명 규모나 된다. 이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한다. 심지어 공격하는 외주업체를 고용하고, 공격을 받는 쪽은 수비하는 외주업체를 고용하는 사례도 있다. 어마어마한 경쟁이 벌어지는 채널이다.
해외진출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뭐라고 보나?
전 : 역직구 사업을 하려는 사업자들도 많고 관련 질문도 자주 받는다. 질문은 ‘중국 내자 법인이 있어야 하나?’ ‘중국인을 사장으로 해야하나?’ 등이 가장 많다. 사실 알리바바나 징동도 내자기업이 아니라 외자기업이다. 외국자본으로 움직이는 중국 커머스회사인거다. 그런 기업의 구조를 스터디 하면 한국 업체도 중국 커머스에 진출하거나 매체로써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관련된 법률적인 부분이 모두 공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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