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회사에 다니던 조백관 대표에겐 한 가지 취미가 생겼다. 우연히 개발자 커뮤니티에 올려진 가죽공예 관련 글을 보면서부터였다. 주말 가죽공예 체험으로 더욱 관심이 생긴 그는 공방을 찾아가 전문 커리큘럼을 이수한 후 직접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취미는 직업으로, 직업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악어가죽 지갑을 만드는 친구와 합심하여 공방을 차리고 제법 까다로운 주문에도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가방을 만들곤 했다. 가죽공예 전문가가 된 그에게, 사람들은 궁금한 점을 쏟아냈다.
Q. 사람들이 주로 어떤 걸 궁금해하던가.
■ “근처에 아는 공방 없나요?”
가죽공예를 어디서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다. “근처에 아는 공방 없나요?”는 가격이 얼마인지에 대한 질문만큼이나 많이 듣던 이야기였다. 참고로 재작년에 방영된 한 TV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가죽 공예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를 위해 배우를 만나 직접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 적도 있었다. 그로 인해 말레이시아 팬들로부터도 연락을 받은 적도 있었고.
그때 느꼈다. 이런 공방들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공급자 입장에서도 홍보할 데가 없어 아쉬웠던 찰나였다. 당시 나와 친구 둘이서 쓰던 18평짜리 공방은 너무 넓어서 남는 공간을 같이 쓸 사람을 구하고 있었기에 주위에 공예를 하거나 공방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분들도 공간 대여에 대한 똑같은 니즈가 있었다.
Q. 가방을 직접 만들었다고.
■ 주로 남성용 가방 주문이 많아
한 달에 많이 만들면 2~3개까지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 총 60여 개의 가방을 만들었다. 보통 가방 하나 만드는 데에 바느질 15,000 땀이 들어가고, 3일에서 5일 정도 걸리는 편이다. 신설동과 성수동, 동대문시장에 가죽, 실과 지퍼, 안감 등의 재료를 살 수 있는 거래처가 있다.
가방 주문에 있어서는 남성 고객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여성은 가방의 브랜드를 중요시하지만, 남성은 브랜드보다는 장인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상품을 직접 만들어주는 걸 훨씬 선호하기 때문이다.
Q.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지 소개해달라.
■ 취미 공간 중개 플랫폼
2월에 출시할 ‘모하‘는 ‘모두의 하비(hobby)’의 줄임말로써, 취미 생활 공간이 필요한 분들에게 공간을 중개해주는 서비스이다. 사용자는 주소 또는 취미 키워드로 공간을 검색한 후 원하는 공간을 예약 및 결제할 수 있다. 공간 제공자는 우리가 제공해드리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통일된 공간 정보를 등록 후 홍보 효과와 더불어 공간 관리 시스템을 제공받을 수 있다.
Q. 취미 생활 공간이라면 어떤 곳을 말하는가.
■ 공방, 합주실, 주방 등
대표적으로 가죽 공방, 음악 연주 합주실, 요리할 수 있는 주방, 디퓨저와 양초를 만들 수 있는 작업공간, 금속공예 공방, 그림 그리는 화실 등이 있다. 우리는 우선적으로 이런 공간을 제공하는 공급자, 다시 말해 공간 제공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는 현재 취미시장에서 공간을 가진 분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공간 등록만 해드리는 서비스가 아니라 공급자가 귀찮아하는 것, 예를 들어 스케줄 관리, 공간 대여비 수납, 재고관리, 이벤트 알림 등을 한 번에 해결해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Q. 사업 준비 과정 중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 취미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공감대
서비스 기획 후 여러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하여 수상하는 등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고, 구체화 단계를 거쳐 투자자분들을 만나러 다녔다. 투자자들은 “현재 공유경제가 활성화되었고, 공방을 운영하면서 산업 이해도도 충분하니, 가장 중요한 건 영업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와 똑같은 경쟁 서비스가 없으니 실제 시장에서의 검증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취미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편이었다. 요즘은 덜 일하고 더 삶을 누리자는 마인드가 있다. 흔히 20대 청년들이 돈을 벌기 시작할 경우 그들이 학생 때 해보지 못했던 취미 활동을 하나씩 갖게 된다. 우리의 타깃 고객이 3040 직장인인 점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이다.
Q. 향후 계획 및 목표
■ 총 다섯 단계를 거쳐 취미 전문 플랫폼으로 발전
사람들 머릿속에 ‘취미’하면 모하가 떠오를 수 있도록 취미 전문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이다. 이를 위해 공간 중개, 오프라인 강좌 중개, 온라인 강좌 중개, 취미용품 거래 중개, 마지막으로 웹진 및 커뮤니티, 이렇게 총 5개의 스테이지 순서대로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곧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원문 : [찾아가는 인터뷰 95] “근처 아는 공방 없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죠.” 취미 공간 중개 플랫폼 ‘모하’
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
#경은님,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