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8] ‘고객의 주문패턴을 바꾸는 혁신기업이 목표’ 요기요(YOGIYO) 나제원 대표
플래텀(이하 플) : 반갑습니다. 오피스에 직원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압도 되더라구요(웃음). 현재 몇 분이 근무하고 계신가요?
나제원 요기요(YOGOYO) 대표(이하 나) : 스타트업 치고는 많은 편이죠(웃음). 정직원은 40명 정도입니다. 파트타임으로 근무하시는 분들을 포함하면 100명 가까이 됩니다. 교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플 : 그렇다면 24시간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나요?
나 :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실시간 서비스를 해야하기 때문에 거의 24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면접을 보러 온 분들 중에는 여기를 피라미드 회사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어요(웃음).
플 : 본론으로 들어가 질문을 드려봅니다. 그간 요기요에 대한 몇 가지 이슈가 있었습니다. 팀유럽에서 투자 받은 부분이나 서비스 런칭까지의 과정들이 매체등을 통해 알려졌고, 최근에는 대표님이 바뀌면서 또 한번 이슈화가 되었는데요. 그간 매체들에 반영되지 못했던 이야기나 하고 싶으셨던 이야기,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에 대해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대표님 소개와 회사 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나 :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교 1~2학년 시절 저는 그리 모범적인 학생은 아니었어요. 학점도 잘 나오지 않았고 재수강도 꽤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N-CEO(Next generation CEO)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N-CEO는 서울대 경영대 동아리로, 미래에 CEO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거기에서 뚜렷한 꿈과 목표, 확신이 있는 멋진 선배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제 꿈은 무엇인지, 꿈을 구체화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때부터 창업에 대한 생각을 했던것 같아요. 하지만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못했어요. 막연하게 온라인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플랫폼을 만드는 쪽에서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입니다.
학교를 졸업하며 맥킨지에 입사를 하게 되는데요. 맥킨지를 선택한 이유는 N-CEO의 존경하는 선배들 다수가 맥킨지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창업에 대한 준비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맥킨지는 CEO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전략컨설팅회사 잖아요? 맥킨지에서 근무한다면 저도 CEO의 관점을 배울 수 있기에 창업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졸업과 동시에 맥킨지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구요.
플 : 실력이 좋으시네요(웃음). 맥킨지에서 원하시는 것을 얻으셨나요?
나 : 맥킨지는 회사를 창업의 발판으로 삼는 것에 대해 자유로웠어요. 회사에 계속 남지 않더라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한다는 비전을 가진 회사이기에 저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맥킨지는 갓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BA(Business Analysts) 포지션으로 뽑아요. 그 포지션은 2년 반정도 회사에서 근무하고 퇴사하는 포지션이예요.
플 : RA와는 다른 포지션인가요?
나 : BA는 컨설턴트와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BA가 2년 반이라는 기한이 정해져있는 것은 인턴이거나 계약직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첫 직장을 맥킨지에서 보내고 다른 곳으로 나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다시 맥킨지로 돌아오면 회사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의미 있는 경력을 쌓고 돌아온다면 별도의 인터뷰 없이 다시 채용이 되지요. 저는 맥킨지에 BA로 입사를 했고 기대했던 부분을 배우는 시기가 되었어요.
플 : 계획대로 진행됬군요?
나 : 네. 그런셈이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업무에 재미를 못느낀 시기이기도 했어요. 회사의 문제라기 보다 제 오너쉽 때문이었어요. 그러던 차에 맥킨지에 함께 입사했던 박은상이라는 친구와 의기투합해 2010년 6월에 슈거플레이스라는 회사를 세우며 ‘슈거딜’이라는 소셜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가 제 첫 창업이었어요. 그때부터 2011년 4월까지 약 10개월 정도 사업을 이어갔는데요. 반지하 사무실에서 주거공간, 사무공간 분간 없이 헝그리하게 사업을 진행했어요. 사무실에서 매트리스 깔아놓고 먹고 자기도 하고, 아침에 직원들이 출근하면 허겁지겁 매트리스를 치워놓고 안 자고 있던 척 하기도 하고, 직원들과 밤을 새워가며 토론하기도 했죠. 난방기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에 사무실 안에 있는 것이 밖에 있는 것보다 더 춥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하지만 저는 그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사실 사업을 하기 전 까지만 해도 ‘막연하게 창업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잘 할 수 있을까?’, ‘창업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나에게 있을까?, ‘CEO의 월급날 스트레스 등을 참아낼 수 있을까?’ 등 걱정과 의구심들이 있었어요. 거기다가 저와 함께 맥킨지에 들어갔던 동기들은 대부분 MBA를 가거나 국내 기업의 대리, 과장자리로 가는 등 여러가지 프로페셔녈 트랙을 계속 밟아나가고 있는데 거기에서 떨어져 나와 반지하에서 고생하고 있으려니까 초반에는 의구심이 있었죠. 하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일 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어요. 사실 맥킨지에 다닐때는 월요일에 출근하는 것이 힘들었거던요(웃음). 그랬던 제가 창업을 한 후에는 일주일 내내 맥킨지보다 더 심한 강도로 일을 하면서도 친구랑 사업얘기만 해도 즐거웠어요. 그런 저 자신을 보면서 ‘나는 사업을 해야 하는 구나’, ‘사업이 내가 가야 할 길이구나.’ 라고 처음으로 인지하게 됬죠.
하지만 첫 사업이다 보니 너무 많은 것들을 몰랐습니다. 특히 투자의 중요성을 간과했어요. 그 당시 저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힘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길이라고 여겼어요. 더불어 다른 누군가에게 간섭 받는 것도 싫었구요. 친구와 둘이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을 투자자가 끼면 결정에 간섭을 받게 되잖아요. 그래서 친구와 제가 각출한 초기 자본금으로 끝까지 버텨보려고 노력을 했지요. 하지만 2010년은 소셜커머스 붐이 일어나던 시절이었어요. 하루에도 수십개의 소셜커머스가 생겨나는 등 시장은 생각보다 너무나 빠르게 변했어요. 업계 선도업체들은 저희에 비해 훨씬 영리했고 경험도 있었으며, 투자를 바탕삼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해 버리더라구요. 후발업체 중 몇 군데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우며 들어와서 자리를 잡기도 했구요. 도저히 초기 자본금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웃음). 결국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2011년 4월 쯤에 위메프에 인수 되었습니다. 위메프에서는 사실 저희 서비스에 대한 매력이나 회원수 보다는 팀원들을 보고 인수를 했던 것 같아요. 인수이후 저와 친구, 팀원 모두 위메프에 들어가서 저는 서비스 기획실장을 맡게 되었고 친구는 영업 실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 뒤 저는 경영전략 실장이 됬죠.
플 : 흥미진진합니다. 위메프에서의 생활은 어땧게 이어졌나요?
나 : 위메프에는 더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들어갔어요. 소셜커머스에서 1등 한 번 해보자라는 목표를 상정하기도 했죠(웃음). 하지만 다시 업무에 재미나 흥미, 의미 있는 요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과적으로 맥킨지를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제게 중요한 것은 ‘오너쉽’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죠. 회사 이름부터 첫 직원, 시장에 가져다 주고 싶은 가치나 비전, 회사 문화까지 제가 스스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회사를 내 것이라고 느끼는게 제가 갖고 있는 사업의 정의였거든요. 이 점은 그 때 절실하게 깨달은 부분이기는 하지만 스스로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플 : 마음 한 쪽은 알고 있었던 거네요.
나 : 네. 제가 그 전부터 선배나 친구들한테 입버릇처럼 하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대기업 사장으로 수십조, 수백조의 매출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을 하는것 보다 중소기업 창업사장이 되고 싶다’는 내용인데요. 중소기업 창업사장은 대기업에 비해 규모도 훨씬 작고 직원 수도, 임팩트도 적을 수 있지만 본인이 맨땅에서 뒹굴며 키워낸 거잖아요? 제가 이렇게 말하고 다녔던 것을 생각해보면 스스로는 알고 있던 것 같아요. 당시 위메프는 이미 생긴지 6개월이 넘은 회사였고 회사의 철학, 문화, 비전이 모두 확립되어 있었어요. 더불어 직원이 400명 전후인 큰 조직이기도 했지요. 제가 만들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었어요. 저의 사업관과는 맞지 않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위메프라는 회사자체는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제 개인적인 사정은 뒤로한채 1년 정도 회사에 적응을 하려 노력을 했어요. 하지만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더불어 회사에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어요. 결국 2012년 4월에 위메프에서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플 :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신 거네요.
나 : 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웃음). 창업과 직장생활을 통해 아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모아 놓은 돈도 얼마 없었고 당장 할 수 있었던 것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창업 아이템이 따로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당시 학원 강사 자리도 고민했습니다.
플 : 위메프로의 M&A 당시 별도의 인수금은 없었나요?
나 : 있었죠. 저희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긴 했지만 사업할 때 생긴 빚이 있다보니 여유자금이라고 할만한 금액이 남아있지는 않았어요.
플 : 그래서 강사생활을 하시게 된건가요?
나 : 그 즈음에 요기요(YOGIYO)에서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루돌프 에브너-정(현 팀유럽 지사장) 대표가 YOGIYO의 대표이사로 계셨을 때고 그분도 맥킨지(독일) 출신이셨습니다.
플 : 맥킨지로 연결이 되는군요.
나 : 그렇죠. 하지만 같은 맥킨지 출신이기는 하지만 서로 일했던 시기가 겹치지도 않았고, 오피스가 달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루돌프 대표가 서울 오피스의 어느분과 친분이 있었고 그 어느분은 저와 친분이 있었어요(웃음). 루돌프 대표가 그 분에게 한국에서 배달음식 관련 창업을 하기 위해 팀셋팅 중인데 주위에 추천할만한 사람이 없느냐고 문의를 했고, 그 분이 저한테 연락을 주셔서 루돌프 대표와 만나게 된 거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저는 2012년 5월부터 요기요에 부사장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요기요에 조인하기까지의 이야기 입니다.
플 :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요기요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나 : 요기요는 2011년 11월부터 유럽 인큐베이팅 회사인 팀유럽에서 한국시장을 타켓으로 설립한 배달음식 전문서비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전세계 15개국에 진출해있는 딜리버리히어로라는 배달전문 회사의 한국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 : 국내를 제외하고 모든 국가에서 그 브랜드로 가고 있가요?
나 : 어느 곳은 딜리버리히어로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로컬언어로만 바꾸기도 하지만 어느 곳에서는 저희처럼 독자적인 브랜드명을 쓰기도 합니다.
플 : 팀유럽이 한국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 : 당시 팀유럽은 새로 진출할 시장을 찾던 중이었어요. 루돌프 대표는 한국이 굉장히 매력 있는 시장이이라고 판단했어요. 더불어 심도 있게 리서치를 하기도 했구요. 팀유럽에서 벤처파트너로 일했던 크리스토프 마이어도 루돌프 대표와 함께 한국 시장에 대해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두 사람은 한국의 배달 시장이 어마어마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요. 새벽 두 시에 보쌈을 시켜먹을 수 있는 나라가 어디 흔하겠어요(웃음)? 게다가 한국은 IT인프라가 최강이잖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팀유럽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에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고 해요. 루돌프 대표와 마이어는 그동안 조사한 자료를 들고 베를린에 가서 PT를 진행해 독일본사에 한국 투자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팀유럽에서는 그해 2 ~ 3월부터 한국 팀 set-up을 착수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5월에 합류했고 6월에 처음 서비스가 출시되었습니다. 제가 합류하기 전 마이어도 팀유럽의 벤처파트너에서 요기요로 전향하는 결단을 내렸어요. 그 스스로도 한국 시장이 굉장히 매력 있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올인해보고 싶었다고 해요.
플 : 대표님은 어떠셨어요? 합류 전부터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으셨나요?
나 : 처음에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어요. 루돌프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기존에 자리를 잡은 서비스가 있는데 그 서비스와 요기요가 뭐가 다르냐’고 물었어요. 제 질문에 루돌프 대표는 ‘전화 없이 주문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차별화를 설명했지만, 그 부분이 처음에는 바로 와닿지가 않았어요. 하지만 합류이후 직접 관찰해보니 그 말에 내포된 의미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었어요.
플 : 전화주문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나 :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전화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과정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어요. 전화로 하는 주문에는 작고 사소하지만 귀찮은 일련의 과정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일단 평소에 배달 전단지를 모아 놨어야 하고, 또한 그 전단지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요. 피자를 먹고 싶은데 중국집 전단지만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포기하던지 아니면 누군가가 외출해 상가책자를 가져와야하죠. 상가책자가 있을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죠. 또한 전단지를 다 모았다고 해도 그 전단지 자체는 객관적이지 않아요. 고객은 어디가 진짜 맛있는 집인지, 위생이 좋은 집인지 알 길이 없어요. 그 와중에 하나를 골라 전화를 해도 통화중인 경우, 배달시간이 밀려있어 배달 불가라고 하는 경우도 많죠. 전화통화가 원활하다 해도 메뉴가 제대로 나와있지 않기에 세부적인 사항은 일일이 물어봐야 해요. 그렇게 해서 주문이 접수가 되어도 주소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어야 비로소 배달 주문 과정이 끝이 나게되죠.
하지만 요기요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나 웹서비스를 이용하면 그 자리에서 클릭, 터치 몇 번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해당 동네를 검색하면 업종별 음식점들이 나오고 거기에 사람들이 달아놓은 리뷰나 별점을 보며 어느 곳이 더 좋은지 판단할 수 있어요. 또한 각각 음식점의 메뉴들이 세부적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메뉴 선택이 손쉽죠. 더불어 주문 할 메뉴를 선택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하기 버튼만 누르면 완료가 됩니다. 주문 완료 후에는 얼마 뒤에 음식이 배달된다는 문자가 오고 음식을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주소도 처음에 한번만 입력하면 그 다음부터는 따로 입력할 필요가 없어요.
서비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도 저희의 빅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서울에서는 배달 하시는 분이 카드 단말기를 가져 오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카드 단말기가 없는 음식점도 많아요. 카드결제가 안될때, 현금이 없을 때에도 온라인 결제를 통해 쉽게 주문이 가능해요. 저희에게 주문기록이 다 남아있기에 예전에는 쿠폰을 따로 모을 필요없이 각 음식점에 쌓인 적립금을 통합 적립금으로 사용해서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요기요를 통해 주문을 하면 저희가 사후 케어까지 책임 질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상황에 따라 주문을 넣은 매장에서 배달이 불가하다면 고객에게 그 상황을 전달하며 근처에 유사한 음식점을 소개시키는 것이죠. 고객 입장에서 편리함이 있죠.
플 : 그 부분 외에 경쟁서비스와 차이점이라면요?
나 : 경쟁서비스는 몇 퍼센트가 성사되었는지, 성사된 주문이라해도 세부적인 메뉴가 무엇인지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요기요는 모든 매출과 주문 성공, 실패에 대한 트래킹이 데이터로 남아있기 때문에 매출액에 관한 수수료를 비즈니스 모델로 가져갈 수 있어요.
플 : 요기요에서는 수수료를 어떻게 책정하고 계신가요?
나 : 저희는 일반적으로 20% 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플 : 사업주들이 이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나요?
나 : 저희가 가져다 드리는 주문은 추가 주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업주 입장에서 보면 별도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재료비만 더 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재료비는 30%를 넘는 경우가 없기에 70% 중에서 2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 내용을 사업주분들께 설득하고 있어요.
플 : 공연 빈자석을 싼 값으로라도 채우는 것이랑 마찬가지의 접근이군요?
나 : 그렇죠. 현재까지 모든 음식점에 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것은 요기요뿐입니다.
플 : 요기요의 리뷰는 활성화 되어 있나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 : 리뷰의 양으로만 보면 경쟁 서비스가 훨씬 많아요. 우선 저희보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해서 많이 쌓인 이유도 있겠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리뷰를 남길 수 있게 권한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테러수준의 광고가 만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리뷰는 많아도 객관성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집니다. 리뷰는 사용자들의 선택을 돕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저희가 결정한 것은 오래 걸리더라도 요기요에서 구매한 실적이 있는 사용자에 한해 리뷰를 남길 수 있게 하는 방법이었어요. 리뷰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어 사용자에게는 불만일 수 있겠지만 이 방식이 서비스의 가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계속 이 노선으로 가려고 합니다.
플 : 요기요의 가장 큰 경쟁자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경쟁업체에 비해 비교우위라면 어떤것이 더 있을까요?
나 : 사실 저희의 가장 큰 경쟁자는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기 보다 ‘전화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간 국내 배달시장은 거래액 기준 10조원 수준이예요. 그 10조 시장의 대부분은 아직도 위에서 말씀드린 길고 귀찮은 과정을 거치면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을 우리 서비스를 통해 점유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저희는 후발주자 이지만 좀 더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선발주자를 따라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펀딩이 넉넉하게 들어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저희가 가진 경쟁 역량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플 : 대상 업체를 선택하는 기준이 따로 있으신가요?
나 : 빡빡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 리뷰사이트들과 블로그 포스팅들을 참고해서 업체를 선택합니다. 선정 당시에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못했더라도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필터링 작업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플 : 미스터리 쇼퍼를 활용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그렇게 해서 레벨업을 시키는 것도 재미있을듯 싶은데요.
나 : 차후 검토해볼 부분인듯 싶기는 해요. 하지만 아직은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대신 저희 스스로가 미스터리 쇼퍼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웃음).
플 : 인큐베이팅 형태로 비즈니스를 하시는 것은 낮선 경험일텐데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유경험자 입장에서 인큐베이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나 : 일단 초창기부터 펀딩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팀 셋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팀을 쉽게 모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인큐베이터의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라고 할만한 것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여로모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에 분명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해요. 창업자가 리스크를 걸지 않고도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봐요.
먼저 장점으로 보자면 풍부한 자본금으로 사업을 할 수 있고, 지분도 있고, 경험을 통해 성장도 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시장은 창업자가 짊어져야할 리스크가 크게 되어있어요. 인큐베이팅은 그러한 부분의 대척점으로 큰 장점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단점으로 보자면 오너가 리스크를 덜 진다는 것은 창업자가 안이해 질 수 있어요. 희생이 성공의 필수불가결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팀원들의 희생을 강요할 권리도, 필요도 없지만 어느정도 헝그리한 정신이 스타트업의 정수라고 믿는 저이기 때문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제가 믿는 벤처의 정수 문화를 확산시키기가 다소 더딘 감이 있어요.
플 : 인큐베이팅을 받고는 있지만 대표님의 결정권이 상당히 보장된듯 싶습니다. 슈거딜때와 마찬가지로 일이 즐거우신가요?
나 : 처음에는 부사장자리를 제안 받았기 때문에 위메프 떄와 똑같이 오너십에 대한 목마름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하지만 슈거딜을 했을 때만큼 즐거워요. 이유를 생각해보니 제게 의사결정권도 많은 것도 있지만 회사 문화가 생기기 전이라는 것도 좋았어요. 제가 합류할때 6~7명의 직원이 이미 있었지만 이후 30명여명의 정직원을 제 손으로 직접 뽑았고 그들과 함께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 못견디게 즐겁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고객들에게 가져다 줄 가치를 주도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대표자리를 맡으면서 제가 창업한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애정을 갖고 올인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속박하는 인큐베이터를 만났다면 지금의 저는 있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는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듯 싶어요.
플 : 네. 지금의 성과를 내시는 것도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 : 실제로 성과도 잘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10월에 대표가 된 이후 3개월 동안 주문 수가 7배 넘게 성장을 했어요.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국가중 한국이 거의 핫스팟이 되었어요.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15개국 중 설립된지 1달, 3달, 6달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의 성장은 가히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때 반신반의하던 독일 지주회사에서도 현재 가장 큰 기대를 품고 있는 곳이 한국시장입니다. 그쪽에서 먼저 투자나 빠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라고 권유하고 있어요.
플 : 소셜커머스가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쪽 분야로 선회할 잠재적 위협은 없을까요?
나 : 소셜커머스가 이쪽 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곳도 있어요.
플 : 이 업계에서 이제 1등 하시겠죠? 어느 정도가 되면 확고한 지위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나 : 해야죠. 하지만 아직은 시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기에 1등을 언제부터 하겠다는 설정은 아직 되어있지 않습니다.
플 : 언제쯤 시장이 성숙해 질거라 생각하시나요?
나 :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당장 올해만 해도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내년쯤이면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플 : 그 변화의 중심에 요기요가 있겠지요?
나 : 열심히 하고 잘해야지요. 저희의 비전은 사람들의 주문 행동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애플 직원들이 애플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노베이션’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스티브잡스가 뿌듯해 했던 것도 자신이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스티브잡스와 애플이 컴퓨터로 하던 작업들을 핸드폰으로 옮겨오는 이노베이션을 만들었듯, 저희도 사람들이 수 십년 간 답습해온 귀찮은 배달 방식을 바꿔놓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실현된다면 고객들에게 주는 가치가 클 것이고, 저 뿐만아니라 우리 직원들도 뿌듯해 하리라 생각합니다.
플 : 멋진 포부이시네요. 요기요가 한국에서 성공해서 이노베이션 모델이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던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 감사합니다.
인터뷰정리 : 최예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