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Story #322] “100년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 김태진 플라시스템 대표
“사업이든 인간 관계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먼저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시기가 조금씩 다가온다.”
화훼시장은 일견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기성 업체의 기득권을 뚫고 주문-제조-배달로 이어지는 공정을 원만하게 연결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플라시스템은 이러한 화훼중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어 설립 3년 만에 매출 3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유망 벤처기업으로 발돋움 했으며,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뛰는 회사다.
수장을 맡고 있는 김태진 대표는 유비무환의 안정적 운영을 추구하는 한편,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창업자다. 수익만을 좇는 기업인도 아니다. 회사의 성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회공헌이라 말한다.
김태진 대표를 만나 국내외 화훼시장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플라시스템의 차별화 전략을 들어봤다.
플라시스템은 어떤 회사인가?
화훼산업의 복잡한 구조를 간소화시키는 한편 IT를 통해 소비자 중심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회사다. 쉽게 말하자면, 꽃배달 계의 이통사라 할 수 있다. 이통사와 같은 중개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고, 그 망을 통해서 새로운 B2C 사업모델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플라시스템의 비즈니스 모델과 주력 아이템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네트워크 기반 O2O 플랫폼이자 화훼전산 중개시스템인 ‘전국플라워센터’가 있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B2C 사업모델 3가지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인 ‘꽃파는 총각’, 화훼 1인 창업솔루션 ‘꽃파는 사람들’, 리워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꽃폰’이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B2C 영역 아이템은 사람의 향기를 내면서 마케팅하는 ‘꽃파는 사람들’이다. 서비스를 런칭하고 가장 성장세를 이루어내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리워드 애플리케이션 ‘꽃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창업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그리고 플라시스템을 창업한 동기는 무엇인가?
군 복무 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이 컸었다. 2003년 군 전역 후 대학 3학년에 복학하는 동시에 자동차용품 총판업체 부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창업을 했다. 월매출 평균 2천만 원을 기록했고, 오픈마켓 자동차용품 선바이저 부문 최고 매출을 올리기도 하는 등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상황이 발생하며 실패로 마무리되었다. 이후 중고차 매매 아이템으로 창업을 5년 정도 이어갔지만 몇년 뒤 대기업의 시장 진입 및 대형 플랫폼 등장으로 한계가 왔다. 다른 아이템을 고민할 무렵 꽃집을 운영하는 분이 ‘인터넷으로 꽃을 팔아보면 어떻느냐?’ 는 제안을 하더라. 그것이 계기가 되어 ‘꽃파는 총각’을 런칭하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꽃을 파는 사업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처음에 어떻게 자리를 잡았나?
공급 가격에 노마진으로 팔았다. 옥션과 지마켓 등 오픈마켓은 순위경쟁이 치열하기에 위로 올라가야만 승산이 있다. 그래서 가격 신경 안 쓰고 2년 정도 원가로 제공했다. 그렇게 기존 경쟁사들을 물리쳤고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후 판매금액을 좀 늘리는 식으로 영업이익 구조를 개선해 월 매출 20억 정도 규모가 되었다.
2011년만 하더라도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협회에 일을 주는 방식이었는데, 그곳의 사정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같은 서비스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은 좀 들겠지만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전국플라워센터라는 인트라넷 협회를 설립했다. 우리 회사 전무이사와 같이 전국 꽃집을 돌면서 가맹체결을 했다.
기존 협회의 반발이나 공급사 쪽의 보이콧은 없었나?
시장경제를 흩트린다는 소리를 듣는 등 화훼업계의 이단아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5년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다들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다. 지방 군 단위 공급업체는 우리 같은 업체를 꺼리고 많이 가입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다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600, 700개 정도 2013년도 800개 정도까지 끌어 올려서 지금은 1500여 개 화원사들이 가입이 되어있고 라이브로 중개되는 회원사들이 1000개 이상 된다.
가맹 화원사는 늘어나는 추세인가?
그렇지는 않다. 전국에 2만 개 이상의 꽃집이 사업자를 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화환을 제작하고 배송시스템을 갖춘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플라시스템 만의 마케팅 또는 비즈니스 전략은 무엇인가?
사업이든 인간 관계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예를들어, 먼저 시장을 확장해 연속 구매가 이루어지는 환경이 조성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탄생한 것이 ‘전국 플라워센터’라는 인트라넷 시스템이다.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서 먼저 많은 것을 제공하고 기다렸던 것이다.
창업 초기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꿈과 비즈니스에 대한 성공 포인트를 가슴속에 정확히 품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 보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분명 온다. 단지 눈구에게는 좀 빨리 오고, 누구에게는 좀 늦게 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기회가 오기 전에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한다. 일부 창업자들은 정부 지원책에 의존하는 측면이 큰데, 그것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실패확률이 높다고 본다. 성공은 방향성이다.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해 놓고 꾸준하게 그 방향으로 가는게 중요하다.
가격적인 부분 외 기존 꽃배달와 어떻게 차별화를 가져갔나?
가격이 1차 차별점이라면, 2차적으로는 빠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다. 우리는 고객 CS에 대한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전문 CS 기업의 컨설팅도 받고 있다. 모바일 기반 중개시스템도 개발해 2월 말에서 3월 초에 론칭한다. 해당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면 중개, 배송시간이 짧아지고 좀 더 빠른 피드백을 고객에게 줄 수 있기에 취소율이 더 낮아질거라 예상한다. 강제발주를 내다보면 상황에 따라 배달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문제들도 보완될거다. 더불어 인건비도 절감된다. 꽃배달 시장은 주문하는 채널과 배달하는 채널이 분리되는게 효율적이다. 배달은 상품과 배송에 대한 퀄리티를, 주문접수는 고품질 고객 CS를 제공하는 것에 신경쓰는게 맞다고 본다.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 기반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
수도권이 시장 규모, 환경 측면에서 기업을 하기에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대기업은 탄생한다. 부산에서도 그런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우리였으면 좋겠고.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후배들 그리고 부산을 떠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주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이고 꿈이다.
플래시스템 창업 당시는 국내에 창업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시점이다. 초창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마케팅에 투자해 확장하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조금 과도하게 마케팅을 하거나 비용지출이 많은 달에는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전국 플라워센터 인트라넷을 구축할 2013년 당시만 해도 에스크로 서비스도 해줘야 했었다.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한 자금력이 필요했다. 다행스럽게도 자력으로 극복했다.
반대로 몇년 전에 비해 현재는 부산지역에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나아졌고,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공간이나 펀드 등 창업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내가 창업할 당시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이다. 좋은 창업 환경, 기회들이 폭넓게 캠페인되어 많은 도전자들이 나오길 바란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역에 마련된 좋은 창업 관련 환경과 시설 그리고 시스템을 일반인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격을 따지지 않고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네트워킹과 협업을 하고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는 여견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 진입의 장벽은 필요하겠지만,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였으면 더 좋겠다.
화훼시장에 부정청탁방지법 영향은 없나?
있다. 일반 꽃집들의 거래 매출이 급감했다. 하지만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하지않나. 살아남을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고 있다.
한국을 넘어 해외 꽃배달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에는 2곳의 대표 화훼업체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히비야카단’인데, 그곳과 협력을 논의중인 상황이다. 히비야카단은 1300개 정도 가맹점을 가지고 열도 전역을 커버하고 있는 기업이다. 요지는 상호 시스템 공유 및 협력 시스템을 갖추는 형태로, 간단히 말하자면 양국에서 서로가 가진 망을 공유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확정되면 일본의 원하는 장소, 시간에 배달을 할 수 있다. 일본 진출이 어느정도 이루어지면 이후에는 미국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꽃배달 글로벌화’가 플라시스템 비전이기 때문이다.
창업 3년 만에 3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빠른 성장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틈새시장에 적시에 진입했던 게 첫 번째 요인이다. 화훼시장에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 행동으로 바로 옮겼다. 그리고 매년 구체적인 성장 목표를 상정해 집중했다. 그리고 이 사업에 많이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한 것이 매출이 오른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플라시스템은 매출 규모로 따지면 중견기업 수준이다.
주변에선 스타트업이라고 인정해주지 않지만, 이제 설립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기업이다. 그래서 중소기업 형태의 벤처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중견기업이 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는 성장기의 기업으로 생각해 달라.
어느정도 수준까지 목표를 잡고 있나? 상장도 생각할텐데?
매출 1000억 원과 영업이익 10%가 되는 시점에 IPO도 생각하고 있는데, 자력으로 2020년이면 될거라 본다. 중간에 투자라든지 우리 회사를 점프업 시켜줄 수 있는 동반자 파트너가 생기면 좀 더 목표지점에 빨리 갈 것이라 본다.
앞서 매출 1000억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화훼시장이 블루오션이라 생각하나?
소비자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의식이 성숙단계로 가면 갈수록 꽃 선물에 대한 인식은 더 좋아질거다. 유럽 선진국이 그랬다. 이를 볼 때 우리 화훼시장도 블루오션으로 전망한다. 다만 부정청탁방지법 등 외부적인 변수는 있겠다.
선배 창업자로 지역 청년창업 지원에서 적극적이다.
여타 활동 외 멘티들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 대표들과 개인투자조합 펀드를 조성하는 중이다. 부산에서 성과를 낸 기업의 노하우와 결합되면 시너지가 발생하리라 본다.
예비 창업자, 초기 스타트업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많다. 학생, 예비창업자라면 많은 경험을 하는 데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경험만큼 중요한 노하우와 지식은 없다.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하면 완전한 자기 철학이 된다. IR과 사업 관련 질문에 실질적인 답변을 하려면 경험이 뒷받침되어야지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다. 직함이나 외형적인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게 심화되면 위치에 걸맞은 외형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기존 창업자들에게는 네트워킹에 신경쓰라고 권하고 싶다. 네트워킹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을 만나면 자기 사업을 홍보할 기회가 생기고, 그들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배울 수도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JCI, 라이온스클럽 등 다수의 모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학생시절부터 창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업철학과 경영 마인드는 무엇인가?
백 년 가는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윤리경영이 내 사업철학이다. 더불어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사회환원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업의 성장과 봉사 활동을 하면서 인생의 행복 가치를 많이 찾는다.
플라시스템의 향후 마일스톤은 어떻게 되나?
IPO가 있겠다. 더불어 화훼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소비자 중심의 사업모델을 계속 만들어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