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와디즈에서 진행한 ‘TRANSBOARD -전동킥보드 프로젝트’가 신기록을 세웠다. 한달동안 1,200여명이 펀딩에 참여한 결과, 약 7억 6천만원이 모였다. 대한민국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단일 프로젝트 모집 최고금액이다. 끊임없이 신제품이 등장하는 퍼스널 모빌리티 장에서 트랜스보드는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훔쳤을까.
감성공학의 시대를 준비하는 민경균 머케인 대표를 만나 어떤 가치와 목표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TRANSBOARD와 머케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머케인은 2015년 6월에 설립해 ‘감성공학’을 모토로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상상 속에 있는 즐거움을 기술로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오랜기간 연구와 개발을 한 첫 결과물이 트랜스보드다. 트랜스보드는 세계최초의 역삼륜 전동킥보드로서 안정성과 휴대성을 더한 신개념 퍼스널 모빌리티다. 삼륜 시스템을 사용해 기존의 이륜 전동킥보드와는 달리 자립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2015년 하반기 개발을 시작으로, 2016년 봄부터 시제품생산과 테스트를 끊임없이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크라우드펀딩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창구였다.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면대면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제품 출시 전, 소비자의 냉철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는 거의 없다. 펀딩 참여자들과 소통하면서 실제로 제품의 성능과 구성도 많은 부분 개선됐다.
제품의 상당 부분이 변경됐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이 바뀌었나.
후미등, 탈부착 배터리케이스, 모터, 배터리 용량 등 제품의 대부분이 바뀌었다. 배터리의 탈착 여부, 휴대성, 등판 능력 등 문의를 많이 받았고 실제로 펀딩참여자들이 바라는 제품의 모습을 피부로 직접 느꼈다. 생각 이상으로 그들이 겪는 불편함과 니즈가 많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피드백이 왔었다.
사실 펀딩을 시작할 당시 이미 최종 시제품테스트가 끝난 상태였다. 새로운 금형과 설계를 적용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시간과 비용까지 부족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크라우드펀딩 신기록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니, 앞으로도 더욱 과감히 도전하고 싶다.
전동킥보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다.
오랜시간 업계를 지켜봐왔지만 경쟁사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경쟁사를 정하고 그들을 이길 생각보다는 함께 화합과 공생을 하고 싶다. 적절하게 나누어 조화로운 시장이 형성돼야 소비자, 생산자 모두가 행복하고 발전한다. 특허정책도 그렇다. 특허를 공유해 기업들이 더욱 발전된 기술을 서로 만들어가지 않는가.
대한민국 최초, 와디즈 최초 등 다양한 신기록을 생겼다. 소감이 어떤가.
더할 나위 없다.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특히 모빌리티 비수기인 겨울에 크라우드펀딩의 특수성까지 감안한다면 더욱 감사한 결과다. 대한민국 자체기술로 좋은 제품이 출시되고 나아가 이러한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다른 회사들에겐 자금조달의 귀감이 되었길 바란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고객은 물론 생산자까지 만족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펀딩 첫날,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전홍보를 진행했었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광고를 집행했지만, 체계적이지는 않았다. 마케팅에 대한 계획을 급하게 세웠기 때문에 사전홍보를 잘 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좋은 제품이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트랜스보드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어느 제품이건 제품 자체에서 소비자의 90%가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마음만 가지고 되는 일이 절대 아니다. 수천 수 만 가지의 고비를 넘어야하고, 경험이 적은 상태라면 초인적인 노력과 운도 필요하다. 원론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실패의 경험도 필요하다. 사실 비즈니스라는 것이 협업이 잘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다. 정답이 어디있겠냐만은 세상은 생각 이상으로 차갑고 냉정하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템 그 자체가 성공을 가른다는 것이다. 생각과 의욕으로 덤비는 것이 아닌, 독창성과 자신감이 바탕이 되고 기술력과 특허까지 챙길만큼의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기술이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가치가 없다.
궁극적으로 머케인은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
전기자동차 관련 분야의 세계 1등이 되고 싶다. 하지만 단순히 세계 1등, 매출 1등이 되고싶지는 않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감성공학’을 잘 그려내는 회사가 되고 싶다. 단순히 더 뛰어난 기술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소비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인트를 찾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의 감성에 기초해 그들을 더 잘 이해한 뒤 행복해 질 수 있는 기술을 창조하고 싶다.
글 : 유지석 現 와디즈 컨설팅/크라우드산업연구소 연구원
와디즈는 생소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와디즈 투자인사이드’를 신설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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