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tartup’s story#329] 예술계의 페이스북을 꿈꾼다, 버즈아트

누구나 예술 작가가 될 수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예술적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버즈아트를 이용해본 뒤 느껴본 소감이다.

글로벌 아트 소셜 플랫폼인 버즈아트는 130여 개국의 신진 예술가들이 작품을 자유롭게 선보이고, 예술 애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현재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 분포돼 있는 10만 여명의 글로벌 신진 예술가들과 예술 애호가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3만 여점의 예술작품이 업로드 돼있다.

이들은 전세계 더 많은 국가와 사람들 사이에서 예술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채 커뮤니티 플랫폼, 쇼케이스, 로드트립 등 느리지만 고른 호흡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김형준 버즈아트 공동창업자를 만나 그들의 기술과 철학, 해외진출과 펀딩 등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형준 버즈아트 공동창업자 겸 CTO

▲호불호 강한 아이템으로 승부수를 걸다.

버즈아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중국 상해에서 사업할 당시, 신 대표(신세은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와 막역한 사이였다. 당시 그가 갖고 있는 생각을 들어보니 괜찮겠다 싶었고, 생각을 구체화시켜 같이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의기투합한 지 만 3년 6개월 됐다.

호불호 강한 아이템을 사업의 열쇠로 삼았다.

사업을 하면서 아이템은 투자와 상관 없이 호불호가 강한 걸 고르는 게 낫다는 것 깨달았다. 사업 방향성을 결정할 때 용이하다. 고백하자면 사업을 할 당시에는 예술을 잘 알지 못했다. 3년 반이 지난 지금은 버즈아트의 명화 소개 채널 제작을 직접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때와 운’이 어느정도 맞는 서비스라 보는데.

여전히 배고픈 분야이고 아직은 시기상조다. 조금씩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단계고 지금도 여전히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다행히 이 분야에서 오픈갤러리와 우리가 투자를 받았고, 뒤이어 아트 관련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기 위한 다지기 작업

수익화 방안이 궁금하다.

B2B 쪽을 생각 중이다. 호텔 체인과 함께할 경우, 방마다 다양한 그림을 교체해주고 월별 과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워낙 다양한 작품이 있어 각 호텔의 특색에 맞는 작품을 공급하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이 외엔 플랫폼 내에서 자유로운 라이센싱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싶다. 직접적인 작품 거래도 수익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당장 수익이 없는 상황인데 작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물론 우리도 종내엔 돈을 벌어야 한다. 다만 우린 지금 당장 매출을 바라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을 확실히 하고 싶다.

우리의 타겟 모델은 현재 오프라인 갤러리가 취급하는 하이엔드 작품이 아닌 그 아래급의 다소 합리적이고 구매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것들이다. 좀 더 거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취급하고자 한다.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하이엔드 작품으로 갈수록 취향보다도 투자 차원에서 구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고객들과는 다르다. 국내 서비스로 한정 짓지 않고 전세계의 작품을 위해 글로벌을 지향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작가 및 작품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

오픈 플랫폼이라 아무나 어떤 작품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너마다 작품 필터링이 어느정도 있다. 가령 셀카라던지 누가 봐도 대충 그린 그림들은 걸러낸다. 그래서 질이 떨어지는 작품은 노출될 확률이 적다. 대신 우리가 뽑은 버즈픽과 큐레이터스 픽 코너 외엔 자유롭게 노출된다. 우리가 굳이 제외하지 않더라도 대중성에 의해 노출 빈도수가 결정된다는 게 우리 서비스의 특징이다.

예술 작품은 주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을 선택하는 원칙이 있나.

우리 플랫폼에 작품을 올리는 분들은 실력과 상관없이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다. 그것을 존중한다. 다만 객관적으로 작품을 팔 수 있는 수준인지도 봐야한다.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다…최고의 팀과 기술

경력 30년의 수석 개발팀장이 이끄는 개발팀이다.  

스카우트를 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을 만큼 팀에 없어선 안될 인재이다. 이분 외에도 팀에 공을 많이 들였다. 입사 지원을 받을 당시 코딩 실력을 보기 위해 과제를 내주고, 풀어낸 지원자에겐 소정의 과제비를 주며 팀을 꾸렸다.

팀 평균 연령이 30대 이상이다. 일장일단이 있을 텐데.

먼저 인건비가 많이 든다. 급여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나갈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 다른 환경에서 오랜 시간 지내왔기 때문에 틀을 맞추는 데 힘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사실 어린 친구들은 언제고 날아갈 지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특히 개발팀은 사람 한명이 바뀌면 모든 걸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람 한 명이 나고 드는 것은 팀에 큰 타격이다. 그런 점에서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현재 어떤 기술을 보강중인가.

기존 서비스를 전체 리뉴얼 중이다. 전반적으로 더 세밀하고 치밀한 플랫폼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있다.

서비스에 개인화 큐레이션 기능이 중요해지겠다.

맞다. 하루에도 수십 건 씩 다양한 작품이 올라온다. 여기에 각 사용자에 포커싱해 큐레이션한 작품순으로 보일 계획이다. 여기서부터 일반 오프라인 갤러리, 온라인 아트 플랫폼과 다른 기술력의 싸움이 시작된다. 우리 팀원은 총 12명인데 테크 팀 비중이 높을 정도로 기술력에 신경을 쓰고 있다.

팀에서의 AI는 ‘예술지능’이라고 불리운다고.

우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아트 인텔리전스, 예술지능을 다룬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중에 이미지를 분석하는 기술이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무의미하다. 작품은 전적으로 사람 입장에서 본다. 그래서 우리 기술에선 사람의 반응 및 선호에 따라 예술 성향을 분석한다. 이걸 분석한 뒤 좋아할 만한 작품이 나오면 화면에 먼저 보여주는 형식이다.

포지션 중에 ‘로드트립’이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다니며 우리 서비스를 알리고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일이다. 우리가 모든 지역을 다 커버할 수 없어 생각해낸 포지션이다.

▲못먹어도 Go…글로벌 진출의 결심부터 현황까지

배고픈 분야, 그래서 글로벌을 지향했나.

적어도 한국을 한정하면 그렇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 미술 시장은 규모가 작은 데다 이미 자리잡은 플레이어가 있었다. 그 안에서 굳이 파이를 쪼개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못먹어도 고’, 글로벌을 바라보고 시작한 거다. 그렇게 시작해서 어느덧 130여 개국 작가, 3만 점의 작품을 보유한 서비스로 성장해가고 있다.

서비스에 각 나라의 정체성은 어떻게 녹였나.

글로벌을 지향하는 만큼 특정 국가 성향을 최대한 배제해 많은 이들이 이용하도록 했다. 나라마다 작품에 특성이 있다. 네셔널리티가 박히는 거다. 한 국가의 작품을 모아보면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색채, 선만 봐도 대강 감이 온다. 이런 이유로 나라 정체성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래야 진정한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어떤 마케팅을 하고 있나.

2016년부터 오프라인에서 ‘비버즈쇼(BBuzz show)’라는 신진 작가들의 전시를 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유저를 모으기 위한 일환으로, 당장 우리로선 매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중국 상해, 한국 강남,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체코의 프라하 등 아시아와 유럽 등 각지에서 진행했다. 전시가 끝나면 플랫폼에 등록하는 작가도 많아지고 작품수도 많아진다. 미팅을 앞둔 작가들에겐 좋은 레퍼런스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 비버즈쇼는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분야에선 기존에 해오던 MCN 채널을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구독자 수가 30만 명 정도 되는데, 2,300만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또한 다른 공간에 우리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브랜드를 알리려 한다.

많은 지역 중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여러 국가 가운데 특히 인도네시아 작가 작품은 트렌디하다. 전반적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 서양 화풍을 베낀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데, 여기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해 새 장르를 개척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show

버즈아트의 쇼케이스인 비버즈쇼(Bbuzz show). 이달 중 자카르타에서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다. 

▲투자금 20억원, 느린 호흡으로 나아간다.

수익이 일정하게 나지 않는 상황에서 비교적 큰 금액을 투자 받았다.

유의미한 매출,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했다는 건 VC도 긴 호흡으로 우릴 대해줬다는 걸 뜻한다. 투자를 받을 때 중요했던 건 창업주들의 완주 정신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실행력과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에 투자사가 공감해 주었다. 혹자는 서비스 플랫폼 카피가 쉽지 않냐고 하는데, 따라해보라고 했다.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은 어설프게 따라한 사람들과 분명히 다르다.

투자금은 어떻게 쓰이나.

오프라인에서 꾸준히 상설전시를 하는 등 기본적으로 브랜딩을 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전세계 300만 명이 예술대학을 졸업한다. 또한 중국을 제외하면 4억 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술 관심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을 우리 플랫폼에 끌어오는 게 임무다. 이게 잘 되면 해외에서 100억 원대 투자도 가능할 것 같다.

▲예술 생태계를 만들며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한다.

이 사업을 하며 가장 곤란한 점은 ‘인식 설득’이라고.

예술 산업을 단순하게 비어 있는 시장 이라고만 생각하는 인식을 설득 하는 게 어렵다. 사실 외국에 가보면 예술을 좋아한다고 하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다.

버즈아트가 지향하는 미래는 아트계의 ‘페이스북’.

전세계적인 예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신진작가 모두가 우리 플랫폼에 계정이 존재하는 게 우리 미래의 대전제다. 한번은 우리 플랫폼에 등록한 작가들에게 뭘 원하는 지 설문조사를 했었다.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그 다음 답변으로 조사됐다. 돈은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이들이 원하는 건 당장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가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우리 플랫폼이 이들의 놀이터로 자리잡게 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를테면, 아티스트계의 페이스북인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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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인생의 최고 목표는 행복입니다. Stephanie Seo is a Editor of Platum. She covers a korea startup’s ecosystem with their team. She wants to watch the Korea startup growing into a great global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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