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크라우드펀딩, 기업을 성장시키는 R&D 지원사업으로
크라우드펀딩 업계에 있다 보면 한달에 100여팀이 넘는 창업자들을 만난다. 특허증을 열댓 개 꺼내며 펀딩 가능 여부를 물어오는 사람도 있고, 본인 머리 속에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종이에 쓱쓱 그려서 가져오는 사람도 있다. 이미 판매를 올리고 있는 팀도 있고 매출을 차근차근 만들고 있는 비즈니스 확장 단계의 스타트업도 있다.
이들의 고충을 가까이서 목격하는데 가장 큰 고충은 역시 자금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정부 R&D 과제이다. 이것이 기업 본연의 활동과 잘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당장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비즈니스와는 동떨어진 과업들을 해내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오면 기업은 정작 핵심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들은 해내지 못하며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급한 자금은 조달했으나 기업이 영속하기 위한 체력을 기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R&D 지원사업 시작했다. 기술력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서울 소재 기업들이 구상하고 있는 아이템을 크라우드펀딩으로 검증 받으면 최대 3000만원까지 R&D 지원 자금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 기존에는 제한된 풀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었던 기술 평가를 대중에게 받게 되는 형태로, 단순 기술 연구에서 나아가 제품의 상용화까지 추진하게 된다. 실제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보니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제품을 직접 소개하고 투자받을 수 있는 와디즈의 플랫폼
이번 사업의 핵심은 크라우드펀딩 과정 속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크라우드펀딩은 시제품이나 베타 서비스 단계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마케팅하고 선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더불어 펀딩이 진행되는 동안 실제 마켓의 반응을 살피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의 개선 포인트를 찾는데 유익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잘 담아낸 크라우드펀딩 기획부터 투자자에게 제공할 아이템의 가격 정책 수립, 마케팅 활동까지 창업 전반에 대한 모든 활동들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2~3달 동안 숨가쁘게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과정 속에서 기업이 성장의 초석을 잘 다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R&D자금 지원 예시
그 동안 정부 과제와 비즈니스 활동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던 기업에게는 양쪽을 수행하기에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한다. 이번 사업에는 크라우드펀딩 기획과 마케팅을 위한 와디즈의 지원도 함께 하기 때문에 펀딩 경험이 없는 기업도 무리없이 도전해볼 수 있다.
글 : 지현정 現 와디즈 사업기획랩 과장(jhj@wad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