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人사이트] 이익보단 성장, 유니콘을 키우는 투자사 이야기
5일 저녁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테헤란로 펀딩클럽 행사의 연사는 김한준 알토스벤처스(이하 알토스) 대표였다.
알토스는 실리콘밸리 기반의 벤처캐피털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지그재그(크로키닷컴), 쿠팡,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렌딧 등 스타트업을 발굴해 초기 단계부터 투자해왔다. 김 대표는 이날 알토스의 투자 철학, 목표와 비전을 밝혔다.
이하 김한준 대표의 강연 내용.
알토스를 구성하는 사람들
알토스는 다섯명의 팀원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 오피스에 나를 포함 3명이, 미국에 2명이 있다. 우선 오문석 님은 골드먼삭스 투자팀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 알토스와는 초기 우아한형제들(서비스명:배달의 민족)에 투자하며 인연을 맺었고, 이후 직방에서 더욱 관계가 깊어졌다. 본격적으로 우리 팀에 합류한 건 1년 정도 됐다. 박희은님은 3년 전 우리가 투자한 ‘이음’의 대표였다. 이후 알토스에 합류했다. 미국에 있는 남호동 파트너와 앤서니 리 파트너는 각각 99년, 2000년도부터 함께 했다.
알토스는 투자할 때 한 사람이 한 회사를 담당하지 않는다. 5명 모두가 담당자로, 모든 이들이 회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책임 또한 같이 진다.
회사 대표들은 매일 별별 걱정을 한다. 우린 그것을 함께 고민하려고 노력한다. 대신 결정은 회사 대표가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우리가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알토스의 LP이자 파트너는 해외의 명품하우스, 미국 대학 펀드, 옛 다음, 네이버, 디캠프, 아산나눔재단 등다양하다.
목표는 매년 한 개 이상 유니콘 기업 배출하는 것
우리는 매년 최소 한 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일념으로 투자한다.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기업 가치가 큰 상위 그룹 대다수는 기술 회사고 20년 전에는 모두 작은 회사였다. 그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다. 10년 후 아직 미약하거나 생기지 않은 기술회사가 상위 그룹에 들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알토스가 증명하고 싶은 몇 가지가 있다. 한국은 시장 규모가 적어서 성장 가능성이 적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한국 시장은 규모가 꽤 큰 편이다. 그리고 한국에선 기업을 경영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깨끗하게 경영하지 않는다는 관점이다. 알토스는 이런 편견을 없애려고 한다.
알토스의 투자 분야와 규모
일년 전부터 규모가 부쩍 커졌다. 첫 투자를 한 2006년 이후 현재까지 41개 회사에 1,500억 원 가까이 투자했다. 그리고 최근 3년이 가장 활발히 투자한 시기다. 투자한 기업 중 코스닥과 코넥스에 각각 한 기업씩 상장했으며, 투자사 중 4개 기업(니모택시, 비트패킹컴퍼니, 게임사 2곳)은 폐업했다. 지금껏 투자한 기업의 총 직원은 3천여 명, 이들 기업의 올해 총매출은 7,500억원 정도 예상된다.(쿠팡 제외)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기업이 11곳, 1천억원 넘는 기업은 4곳, 그리고 1조가 넘는 곳은 두 군데가 있다.
모바일 서비스에만 투자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른 분야에도 천천히 투자를 집행중이다. 포트폴리오 사엔 SW시스템, 의류 및 육류, 하드웨어와 수제맥주 기업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 돼있다. 가장 최근엔 스푼, 크몽 등에도 투자했다.
우리는 보통 2-40억원을 투자한다. 초기엔 10억 원 정도를 투자하지만, 회사가 더 많은 금액을 투자 받아야 성공 확률이 커진다고 판단이 되면 규모를 높일 때도 있다. 이땐 LP도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정직, 객관화, 그리고 절박함이 있는 팀을 선호
우리에게 어떤 팀에 투자하는지, 국내 시장을 어떻게 타겟해야 하는지, 투자 후 무엇을 지원하는지, 엑싯은 어떻게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해온다.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더불어 어떤 분야가 트렌디한지, 어떤 델 주목 해야하고 있는지도 우리도 잘 모르는 건 공부하고 주목한다. 하지만 그 분야에 반드시 투자를 결정하진 않는다. 반대로 덜유망한 분야라고 제쳐두지도 않는다. 어떤 새가 날아갈 지 예측하는 게 아닌 나는 새를 보며 관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회사면 투자를 진행하고, 아무리 좋은 분야여도 핏이 맞지 않으면 안한다.
우리는 현실에 대해 정직한 팀을 선호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파악한 뒤 해결점을 찾아 노력하는 팀을 말한다. 나쁜 상황도 인정하고 자신감 있게 마주하거나 현실로 받아들인 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찾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본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절실함이 있고, 우리를 긴장시키는 팀을 좋아한다.
그리고 실패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에게 많이 투자했다.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힌 창업자에게 투자한 경우도 있다. 실패한 경력을 인정해서라기 보다 ‘창업경력’을 높이 평가한 거다.
이익보단 성장
이 일을 하며 인지한 것이 조금 늦게 시장에 진입해 망하는 것보다 일찍 시작해 망할 확률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왜 지금인지’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성장지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데이터다.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고객이 얼마나 선호하는지, 지표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 본다. 다소 느리지만 잘 하고 있다면 깊게 관찰한다. 매출은 다음 문제다. 초기 기업에겐 사업의 확실성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본다.
우린 이익보단 성장을 추구한다. 그래서 기다리는 방식이 많다. 매출을 내기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이는 모든 투자자들의 의견을 절충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