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20억 이상의 초기 투자, 지속적인 지원, 글로벌 공동 투자 전략이 필요합니다.”
작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유니콘으로 떠오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와, 최근 온라인 패션몰 29CM를 인수해 1천2백억 원 거래액의 회사로 성장한 ‘스타일쉐어’의 공통점은 LB인베스트먼트(이하 LB)를 초기 투자자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LB는 이 두 기업을 통해 20배 이상의 투자 성과를 거뒀다. LB는 이 밖에도 직방, 옐로모바일, 데일리호텔 등 각 분야의 선두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유니콘 기업을 발견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벤처캐피털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오늘 개최된 <스타트업 포럼 2018> 행사의 강연자로 참석해 이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박기호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넉넉한 초기 투자, 지속적인 지원, 글로벌 공동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LB는 시리즈 A 단계에 있는 초기 스타트업에게도 반드시 2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5억 원 이하의 시드 투자가 일반적인 국내 투자 환경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이다. 이는 투자금이 넉넉히 확보되지 않으면, 자금 고갈에 대한 걱정으로 창업 팀의 에너지가 흐트러진다는 소신에 따른 것이다.
실제 작년 12월 상장해 잭팟을 터뜨린 ‘펄어비스’의 경우 2014년에 LB로부터 50억 원을 투자 받았다. 팀원이 10명이 채 안됐던 시점이었다.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으로 펄어비스가 상장을 하면서, LB는 투자한 지 3년 만에 원금 대비 15배인 781억 원을 회수했다. 내부 수익률은 180%를 투자수익률(ROI)은 1462%를 기록했다. 현재 펄어비스는 3조 원의 시장 가치를 누리고 있다.
또한 LB는 포트폴리오사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협업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시리즈 A 단계에 리딩 투자자로서 투자를 이끌고, 그 뒤의 시리즈 B,C,D 단계까지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보통 투자 회수 기간을 4~6년 정도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LB의 경우 한 기업에 대해 처음부터 6년 이상의 투자를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투자 결정을 내린다. 실제 빅히트에 LB가 투자를 집행한 것은 2012년으로, 올해로 7년 째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LB가 투자사로서 가진 강점 중 하나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LB 한국을 너머 중국 등 해외 기업에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보통 한 해에 1천억 원을 투자하는데, 이 중 반은 한국 기업에 나머지 반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을만큼 중국 내 입지가 두텁다. 이들은 최근 3년 간 중국 내 벤처투자사 중 40위권 내의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네트워크 덕에 빅히트는 2016년 LB와 중국의 레전드캐피탈로부터 총 100억 원의 공동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레전드캐피탈은 중국 1위 컴퓨터 제조사인 레노버 등을 보유한 중국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다. LB는 매년 중국의 주요 투자사 관계자들을 한국에 초빙해 자사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는 해외의 투자사들과의 연계 투자 전략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덧붙였다.
LB는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 데 다음의 4가지 기준을 고려한다. 첫째, 해당 기업이 기술적으로 그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둘째, 창업 초기 팀이 충분히 숙련됐는가. 셋째,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가. 넷째, 명료한 엑시트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이스라엘의 사례를 들며, ‘유니콘 기업이 되고 싶은 초기팀은 반드시 글로벌 시장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스라엘의 경우, 높은 영어 수준을 가진 팀이 대다수이며 비즈니스 모델도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창업 기업이 여럿 탄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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