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33] 맛을 담보한 건강 음료로 재도전에 나서다
요즘 미국에선 홍차에 균.효모를 더해 만들어진 발효 음료 ‘콤부차’가 인기다. 모델 ‘미란다 커’가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코카콜라와 펩시 등 글로벌 F&B 업체가 제조기업에 앞다퉈 투자를 단행하는 등 VC업계로부터도 주목받았다. 미국의 여러 마트에 콤부차만 구매할 수 있는 섹션이 마련돼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잡고 있다. 아울러 화장품 등 파생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을 눈여겨 본 31살의 청년은 그간 콤부차의 단점으로 꼽히던 ‘맛’을 개선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제맥주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하며 얻은 제조 경험 및 양조 노하우가 이 사업의 바탕이 되었다.
“대중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료를 선보이는 동시에 국내 대체 음료 시장에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박상재 부루구루 대표를 만났다.
박상재 부루구루 대표/사진=플래텀 DB
맥주회사 창업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워낙 식음료를 좋아해 창업을 했다. 첫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재도전 중이다. 콤부차 사업은 기술부터 장비, 설비 운용 등 행정 절차가 맥주 양조 사업과 비슷하다.
콤부차는 3년전 우연히 접했다. 새콤한 맛이 매력이었고, 청량함을 더한다면 콜라와 사이다를 대체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관심을 두고 시장 변화 추이를 지켜봤다. 근래 이 업계에 실리콘밸리의 유명 VC부터 코카콜라, 펩시, 스타벅스 등 F&B 기업이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콤부차를 들여오고 싶었다.
여러 F&B기업이 ‘콤부차’를 눈여겨 보는 이유는 뭔가.
식음료 유행은 돌고 돈다. 콤부차 역시 새로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년 전 故 현대 정주영 회장의 건강 비결로 소개되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다 최근 현대인의 식습관이 바뀌고 장내 건강이 부각되며 콤부차와 같은 건강 음료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에선 2012년부터 헐리웃 유명인사들의 다이어트 음료로 소개 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큰 유통 업체가 시장에 참여하며 미국의 마트에 콤부차만 따로 파는 섹션이 생길 정도로 규모가 성장했다. 초기 시장이라 그렇겠지만, 미국의 한 콤부차 제조업체는 한 해에만 28,000%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기준 건설업의 성장률이 5%, 반도체 기업이 9,10%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이는 천문학적인 수치다. 이런 시장을 대기업이 못 알아챌 리가 없지 않겠나.
여러 건강음료가 한때 유행을 한 적은 있지만, 오래도록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례는 드물다. 맛을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몸에 좋단 이유로 참고 마시는 음료가 콤부차다. 맛이 없고 시다. 그럼에도 성장했다. 미국에서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는 동안 국내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콤부차를 선호하는 때가 올 거라 예상했다. 우리는 맛까지 좋은 건강 음료를 선보이고 싶었다. 맛을 내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맥주로 세계대회 우승도 해봤다. 대중을 상대로 한 기호 테스트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발효 음료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데, 어떻게 개선했나.
‘기술 ‘덕분이다. 유통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변질화를 막고, 대중이 선호하는 향과 맛을 극대화하는 것을 발효 컨트롤 기술이 있다. 부루구루는 맥주를 제조한 경험과 기술, 공장 및 인력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유통기한이 있더라. 콜드체인 확보는 어떻게 했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12개월이다. 국내 사정상 기타발효음료이자 탄산수여서 유통기한을 명시했다. 콤부차는 와인처럼 완전식품에 가깝다. 우리가 제시한 기한을 넘겨 섭취해도 맛이 떨어질 순 있지만 배탈 등 건강에 이상을 초래하진 않는다. 재고를 안을 수도 있겠지만, 3개월 정도 내에 모두 유통이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경쟁군에 속해 있는 음료들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
한 캔(355ml)당 권장 소비자 가격이 3천원이다. 질문처럼 캔음료 중에 그정도로 비싼 건 많지 않다. 하지만 이마저도 많이 낮춘 거다. 처음에는 6천원 정도가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봤다. 향후 대중화에 성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원가 절감을 비롯해 다양한 세그먼트를 이룰 것으로 봐 가격을 낮췄다.
초기 멤버 모두 대표를 믿고 합류했다고.
7명의 초기 멤버는 대학과 사회에서 인연을 맺은 인재들이다. 모두 콤부차의 가능성과 내 비전에 공감해줬다. 그렇게 ‘부루구루’가 만들어 졌다.
참고로 시드 투자도 완료했다. 법인을 설립한 지 4일만에 퓨처플레이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파크랩벤처스에서도 투자를 해줬다. 이걸로 공장을 지었고 양산 장비를 구축했다.
제조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하더라. 부루구루는 어떻게 일궈왔나.
7명의 공동창업가끼리 내재화하며 내실을 다져가는 중이다. 하나하나 신중히 다져가는 중이다. IR 준비를 하다가도 식품위생법을 공부하고 양조도 한다. 일례로 대형 가스 시설이 필요해 팀원 한명이 가스안전관리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 고압가스도 많이 쓰기에 산업안전관리 및 HACCP 인증 취득도 준비 중이다. 이게 가능한 건 역량이 뛰어난 팀원이 열정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본다. 갈 길은 멀지만 뿌듯하다.
유통채널은 어디를 생각하고 있나. 경험이 없으면 뚫기 쉽지 않다. 그리고 어디서 잘 팔릴까.
이 부분은 자신 있다. 마트와 편의점, 백화점과 홈쇼핑 및 온라인 판매에 이르기까지 각 채널마다 어떤 구조로 납품이 되는 지 앞선 창업을 통해 제대로 경험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콤부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과 액상형태 납품도 논의 중이다.
시범적인 형태지만, B2B 모델로 호텔, 골프장, 항공사 등의 납품을 검토하고 있다. 샴페인 병에 담겨 판매되는 형태기에 다양한 문화 행사에서 분위기를 돋우는 음료가 될 거라 본다. 알코올과 유사한 소비 행태다.
콤부차 오프라인 매장 콘셉트는 뭔가.
방문할 만한 이유를 공간에 채우려 한다. 그러려면 우리 스스로 흡족한 곳이어야 하고, 다른 곳엔 없는 독창성을 가져야 한다. 이번 직영 매장은 ‘피트니스’ 콘셉트로 꾸몄다. 새하얀 공간에 우레탄 트랙이 조성돼 있다. 가장 큰 차별화는 ‘메뉴’다. 누구에게나 중독성 있는 맛을 제공하려 한다.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콤부차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데 매장 운영 목적이 있다.
해외진출 니즈도 있겠다.
염두하고 있다. 국내 시장부터 선점한 뒤 단계적으로 진출할 생각이다. 중국, 일본은 차를 즐기는 나라고, 미국은 콤부차 인지도가 여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호주, 뉴질랜드 등 우리나라와 날씨가 정반대인 국가도 진출해 보는 것도 좋을 거라 여겨진다.
끝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이야기해 준다면.
푸드테크로 콤부차를 알린 개척 기업, 대중의 건강을 함께 챙기는 착한 기업이 되어 롱런하는 것이 목표다.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음료 중 콤부차처럼 장내 건강, 면역력 강화 등 효능이 있는 제품은 없다. 맛과 건강을 함께 챙기며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게 비전이다. 개인적으론 전국민의 20%가 콤부차를 알고, 10%가 마시게끔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