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마일’을 잡아라, 중국 배송 로봇 현황
(좌) 천안에서 시범 운영한 딜리, (우) 목동 피자헛에서 서빙하는 딜리플레이트
지난 8월 피자헛 목동 중앙점에서 피자를 서빙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한국피자헛과 함께 한시적으로 선보인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dilly PLATE)’다. 딜리는 우아한형제들이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가 개발했다. 손님들은 로봇이 매장 내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음식을 나르고 인사하는 새로운 광경에 신기해했다.
이렇듯 한국 배달 로봇 대중화의 스타트라인은 우아한형제들이 끊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자율 주행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고려대와 협업하여 ‘딜리’ 시제품을 개발하여 지난 5월 천안에서 시범 운영했다. 4월에는 베어로보틱스에 200만 달러(약 21억 5000만 원)를 투자해 개발한 서빙 로봇을 피자헛에서 선보였다. 더 나아가 미래비전으로 2022년 자율 주행 로봇이 바꾸는 미래를 그리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자율 주행 배송 로봇이 신선식품, 의약품, 세탁물 등을 집으로 배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실내외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배달 로봇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로보틱스 분야 선도 국가로 분류되는 중국의 상황은 어떨까.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장과 온오프라인, 물류가 결합된 신유통(新零售)의 영향으로 빠르게 물류 체계가 바뀌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배송의 효율을 높이는 무인 배송에 활발히 도전 중이다. 전자상거래, 유통 기업들은 제품 구입, 재고품 배급 및 조달, 소비자 배달 등 배송 전과정의 100% 무인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중시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Delivery,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다. 이미 중국은 무인 배송 로봇, 배송 드론으로 도심 또는 농촌 지역에서 택배를 배달하는 시범 서비스를 수차례 진행하고, 일부 상용화도 진행되었다. 중국의 라스트 1마일을 책임지는 배송 로봇 현황을 기업사례로 살펴보자.
미래 라스트마일 배송 모습 / 출처=DHL Robotics in logistics
물류-배송 로봇 현황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물류 서비스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보다 판매되는 품목당 노동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대량으로 매장에 제품이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구매를 확인한 뒤 제품을 포장하고 고객의 집으로 개별 우편 및 소포로 운송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건축용품, 가구 등 부피가 큰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되며 화물 취급에 대한 노동력이 증가했다.
노동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로봇을 통한 물류 자동화는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제조 분야에서는 로봇이 높은 정확도와 정밀도로 업무를 대체해 왔지만, 물류 분야는 주문, 목적지에 따른 정확하고 효율적인 분배를 해야하기에 더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이 요구되었다. 로봇 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에서야 복잡한 물류 환경에서 사람의 역할에 비견되는 유연하고 저렴한 로봇이 등장하게 되었다. 창고에서 제품이 나와 분류 센터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배달 되기까지 전 과정이 로봇으로 인해 빠르게 변화 중이다.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눈과 손, 발이 되어주는 한편, 대규모의 정보 처리 및 관리를 위한 뇌의 역할을 한다. 물류 센터 내를 활보하는 수많은 로봇은 하역, 포장, 재고 검사, 소포 분류, 운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인간은 운영 관리, 예외 처리 등 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를 담당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로봇을 통해 직원을 지원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들은 더 빠르고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배송 로봇의 경우 상품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물류의 마지막 단계, 최종 1km를 책임진다. 무인 자율 주행 배송 로봇은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접목되어 배송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상품이 도착할 수 있게 한다. 24시간 365일 배송이 가능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IT, 물류, 로봇 기업 등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 주행 기술을 향상시키고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송 로봇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자율 주행차와 자율 비행 드론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배달이며 타 산업과 응용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먼저 배송업에 그 기술을 접목시켜 선행 학습 후 향후 고도화된 기술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따라서 배송 로봇은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의 배송 로봇
전자상거래의 폭발적 성장으로 중국에서는 하루 평균 1억건 이상의 택배가 배송된다. 이외 배달 영역의 양대 서비스인 어러머(饿了么)와 메이투안와이마이(美团外卖)의 이용자수는 2017년 3억 명을 넘어섰다. 신선 식품, 음식, 간식, 음료, 술 등 배달되지 않는 것이 없다. 일부 지역은 의약품도 24시간 배달된다. 배달 전성시대다.
아울러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로봇 소비 시장으로 성장했다. 국가 차원에서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물류 정보화, 스마트화를 적극적으로 선도하고 지원한다. 2015년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활성화 및 산업고도화 전략이 담긴 ‘중국제조 2025’에서 로봇은 스마트 제조의 중점 방향으로 지정되며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었다.
중국은 증가하는 주문량을 처리하고 더 나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동 집약적인 물류 산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그 중 로봇은 중국의 엄청난 배송건을 처리하고 미래 물류 산업에서 예견되는 부족한 노동력에 대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특히 무인 배송, 자율 주행 기술이 라스트 마일 배달 분야에서 각광을 받으며 중국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무인 배송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징동(京东), 알리바바 차이냐오(菜鸟), 쑤닝(苏宁) 등의 기업은 이미 무인 배송차에 대한 공개 테스트 및 일부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배송드론 개발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드론은 무인 배송차가 직면하는 복잡한 도로 상황보다 단순한 환경, 넓은 적용 범위 및 빠른 속도와 같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섬이나 산간, 농촌 지역에서의 활용 역시 자유롭다. 징동, 순펑(顺丰), 어러머(饿了么) 등의 기업들이 모두 드론 배송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신생 기업들 역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주요 기업 배송 로봇 개발 현황
징동(京东)
징동(京东)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한 스마트 물류에 주력한다. 따라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무인 배송 시스템에 가장 적극적이다.
징동은 2016년 5월 스마트 창고 및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징동의 X사업부를 설립했다. 징동 X사업부는 무인 물류센터, 무인 차량, 무인 드론, 무인 슈퍼마켓을 자체 개발한다. 이곳에서 자율 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배송차, 서비스 로봇, 검사 로봇 등 다양한 물류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2007년부터 자체 물류 창고를 지어온 징동은 중국 전역에 90% 무인화된 스마트 물류 센터 10곳과 130여 개의 초대형 물류 센터, 2100개의 배송 센터를 보유 중이다. 이는 전국 99%의 인구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상하이에 위치한 무인 물류센터 아시아 1호(亚洲一号)는 세계 최초 전 과정 무인 물류센터로 하루 약 20만건(포장 단위 기준 60만 건)의 물량을 처리한다. 물류 센터 내의 상품 이동은 모두 센터 곳곳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와 로봇팔, 무인 운반차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징동 무인 물류 센터에서 사용되는 물류 로봇들
배송 로봇의 경우 2016년부터 적용을 시도하여 2017년 베이징 인민대학 교정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2018년 6월 18일 한번에 30여개의 주문 처리가 가능한 배송 로봇의 정식 운영을 시작하였다. 로봇은 레이더 및 센서를 통해 보행자 및 장애물을 피하고, 교통신호를 지킨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km에 달하며, 최대 300kg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다. 메시지를 받으면 안면 인식이나 비밀번호, 징동 모바일 앱을 통해 인증 후 택배를 수거할 수 있다.
징동 배송 로봇이 운영되는 모습
징동은 2015년 10월에 무인 드론 개발을 시작했다. 2016년 6월 중국 장쑤 쑤치엔에서 첫 드론 택배를 성공시켰다. 이후 1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기술적 노하우 및 운영 경험 그리고 풍부한 데이터를 쌓아왔다. 현재 산시, 하이난, 장쑤, 광동, 칭하이 등의 일부 지역에서 활발히 운행 중이다. 2018년 7월 말 기준으로 총 13만km 이상 거리를 비행하고, 배송 2만 건을 돌파하였으며, 40여대의 드론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좌) 징동 배송 드론 모델, (우) 징동 배송 드론 장면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기 위한 징동의 무인 배송 시스템은 징동이 공개한 무인 스마트 배송 터미널(无人智慧配送站)에서 그 활용이 집대성된다. 징동은 세계 최초 무인 스마트 배송 터미널을 산시성 시안(陕西省 西安)에 오픈했다. 이 곳에 28개의 택배 상자를 보관할 수 있으며, 무인 차량을 주차하고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입고부터 포장, 분류, 적재 등 전 과정을 로봇이 처리하고 반품 및 교환, 수신 밀 발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인 배송 터미널은 도시 및 농촌 등 다양한 환경에 적합하며 환경적 제약이 큰 곳에서도 배송을 가능하게 한다. 촌, 현을 연결하는 광대한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중국 600만 농촌 인구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징동 무인 스마트 배송 터미널(无人智慧配送站)
알리바바 / 차이냐오(Cainiao Network, 菜鸟)
알리바바는 스마트 물류 분야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알리바바 마윈은 5월 31일 항저우에서 개막한 2018 글로벌 스마트 물류 포럼(2018全球智慧物流峰會, The 2018 Global Smart Logistics Summit)에서 “스마트 물류 네트워크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1,000억 위안(16조 8,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네트워크 구축은 유니콘 스타트업이자 알리바바 그룹 산하 물류 기업 차이냐오가 선봉에 선다. 차이냐오는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창고, 무인 배송 등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구축하여 중국과 글로벌을 아우르는 물류 네트워크를 조성하고자 한다.
특히 2016년 이후 온・오프라인 소매 및 물류가 결합된 신유통(新零售)의 선봉자 알리바바에게 라스트 마일 배송은 중요 영역이다. 과거 차이냐오는 물류 플랫폼으로서 직접 배송망을 구축하지 않았다. 이제는 배송의 최전선에서 소비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제품을 더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 근거리 중심의 자체 물류망 및 물류 창고를 구축하고 있다.
차이냐오는 2015년 말 ET물류실험실(ET物流实验室)를 설립하여 자체적으로 스마트 물류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이다. 현재 배송, 물류 창고의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물류 시스템 및 무인차, 배송 드론 관련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차이냐오가 배송 로봇 차이냐오 샤오G(菜鸟小G)을 공개한 것은 2016년 9월이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일부 대학 캠퍼스 내에서 테스트를 실시한 후 2018년 4월 샤오G플러스(菜鸟小G Plus)의 도로 테스트를 공개했다.
샤오G는 2세대까지 발표되었다. 1.2m 크기에 한번 충전 시 8시간을 사용 가능하다. 최적의 배송 경로를 계획하여 지정된 위치로 소포를 배달할 수 있다. 보행자나 차량을 식별하여 피하고 엘리베이터도 탑승 가능하다.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소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여 소포를 받을 수 있다.
차이냐오 샤오G(菜鸟小G)
샤오G플러스는 무인 배송차 모델로 샤오G와 비교시 더 많은 소포를 탑재할 수 있다. 장거리 배달이 가능하고, 최대 속도는 시속 15km 정도다. 자율 주행용 레이저 센서인 라이다(LIDATR)를 활용하여 3차원 지도를 생성하고, 주위 환경을 감지하여 속도를 줄일 수 있다. 금년 중 양산을 시작하여 2019년부터 보급 계획을 밝혔다.
차이냐오 샤오G플러스(菜鸟小G Plus)
쑤닝(苏宁)
쑤닝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쑤닝물류는 2016년 말 스마트 물류 연구소(苏宁物流研究院) 및 S실험실(S实验室)을 설립하여 스마트 물류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무인 창고, 무인 배송 로봇, 무인 배송 드론 등을 활발히 개발 중이다. 현재 무인 배송 로봇을 일부 운영 중에 있으며, 이외에도 중국 최초 대형 자율 주행 트럭 도로 테스트 완료, AGV 기반의 무인 물류 센터 개설 등 다양한 물류 혁신 모델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쑤닝물류는 배송 로봇 워롱1호(卧龙一号)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난징에서 진행했다. 이후 6월 베이징에 소재한 직영 신선식품 편의점에서 주변 3km 이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워롱1호는 8시간 작동할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고, 스스로 노선을 계획하며 행인과 차량 및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현재는 매장 소재 단지 내에서 1회 1건만 배송이 가능하다. 향후 쑤닝물류는 무인 배송 차량, 배송 로봇을 활용하여 24시간 배송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쑤닝은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양한 기술 회사와 협력 중이다. 최근에는 바이두와 자율 주행 기술 협력을 선언하며 자율 주행의 상업적 적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바이두와의 파트너십은 인공지능으로 구동되는 완전 자동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쑤닝 전략의 일환이다. 양사는 바이두의 L4 등급 시스템이 장착된 무인 배송 차량 ‘마이크로카(Micro Car)’를 공개했다. 이 무인 배송 차량은 배송 거점에서 배송원에게 택배를 배급하는 용도로 개발되었다. 쑤닝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보급하고 무인 배송 차량의 대규모 양산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좌부터)쑤닝 드론, 쑤닝 배송 로봇 워롱1호(卧龙一号), 쑤닝 바이두 협력 무인 배송차 마이크로카(Micro Car)
텐센트
텐센트는 지난 3월 로봇 연구소 ‘로보틱스X’를 설립하고 로봇과 인공지능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로봇 연구를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다양한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 중이다. 2018년 5월에는 음식 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미국 기업 마블(Marble)의 투자에 참여했다.
마블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기업과 제휴하여 로봇 음식 배달을 테스트 중이다. 로봇 선반에 음식점 직원이 음식을 넣으면, 집까지 배달된다. 이 로봇은 라이다(LIDAR) 시스템을 탑재하여 장애물을 감지하여 자율 주행하고, 음식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통해 음식이 식지 않도록 한다.
스마트 유통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인 텐센트가 배송 로봇 기업에 투자했다는 것은 텐센트 역시 라스트 마일 배달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중국의 배송 로봇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블(Marble) 음식 배달 로봇
즈싱저(IDriverPlus, 智行者)
즈싱저는 2015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무인 물류 및 자율 주행 스마트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승용차, 상업용 차량, 특수 차량 제조 기업을 위한 스마트카 전체 솔루션 및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마트 자동차 분야의 혁신 선도 기업을 꿈꾼다. 2016년 11월 L3 자율 주행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누적된 시험 주행 거리만 30만km를 초과한다. 현재 L4 자율 주행 솔루션을 출시했다.
즈싱저는 지난해 6월 배송, 관광, 청소 등 특수 목적 자율 주행 차량 시리즈 워(蜗(Ω))를 공개했다. 고정밀 감지 센서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해 주변 환경 모델을 감지하고 환경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한다. 무인 배송 트럭 모델 워비다(蜗必达)는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시연되었다. 이 모델은 올해 3월 테스트를 마치고 현재 칭화대학교에서 무인 도서 운송 차량으로 공식 운영 중이다.
즈싱저는 바이두, 칭화대학교, 베이징자동차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 중이다. 바이두의 자율 운전 플랫폼 Apollo와 수차례 협력했다. 중국 기업들의 투자 역시 활발하다. 지난 2017년 9월 징동, 순웨이 캐피탈(顺为) 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2018년 4월 바이두를 주축으로 기존 투자사였던 징동, 순웨이로부터 시리즈 B를, 잉펑캐피탈(盈峰资本), 광파신더(廣發信德) 등으로부터 시리즈 B+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좌) 무인 배송 로봇 워비다(蜗必达), (우) 칭화대학교와 협력 제작한 무인 도서 운송 로봇
순펑(顺风)
중국 대형 택배 회사 순펑의 경우, 드론을 활용한 배송에 적극적이다. 순펑은 지난 2012년 말부터 드론 배송 연구를 본격화했다. 대형 및 소형 드론 모델을 지속적으로 공개 중이다. 2017년 7월 중국 최초로 장시성(江西省) 간저우시(赣州) 내의 일부 지역에서 드론 항공 운영을 허가받아 시범 운행하였다. 올해 3월 중국 화둥(華東) 민항관리국(民航管理局)으로부터 중국 내에서 사용 가능한 드론 항공 운영 허가증을 발급받았다.
순펑 드론은 최대 25kg까지 적재 가능하며, 비행거리는 최대 100여 km에 달한다. 배송 드론은 육지 운송 및 택배원의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순풍은 대형 무인 항공기와 기존 화물기, 소형 드론을 활용하여 중국 내 모든 배달을 36시간 이내 완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좌) 쑤닝 배송 드론, (우) 쑤닝 대형 무인 항공기
어러머(饿了么)
중국의 대표 음식 배달 서비스 어러머도 항공 배송에 나선다. 어러머는 2018년 5월 중국 정부로부터 드론 서비스를 승인받았다. 어러머는 상하이 진산(金山) 지역에서 100여개 업체의 음식을 17개 노선을 통해 배달한다. 고객이 주문하면 드론 출발 지역으로 음식을 전달하고, 드론에 실어 주문장소에 배달되기까지 20분이 소요된다. 2017년 9월 공개한 어러머의 3세대 배달 드론 ‘E7’은 10kg의 음식을 최대 시속 65km로 최장 20km 지역까지 배달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무실 건물 내에서 라스트 마일을 완성하는 배달 로봇 완샤오어(万小饿)를 공개했다. 완샤오어는 3층 단열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세가지의 별도 주문을 받고 음식 보관이 가능하다. 원격 데이터 업데이트 및 추적을 지원하고, 경로 센서가 장착되어 경사면을 원활하게 달리고 장애물을 피한다. 엘리베이터도 탑승 가능하다.
어러머는 올해 말까지 중국 주요 도시 내 500개 이상의 빌딩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2세대 음식 배송 로봇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배송 드론 및 배송 로봇을 활용하여 주거용, 상업용, 사무용 건물을 포함하여 다양한 장소에서 배달을 지원할 예정이다.
(좌) 어러머 배송 드론, (우) 어러머 배달 로봇 완샤오어(万小饿)
쉰이(Antwork, 迅蚁)
2015년에 설립된 쉰이는 자율 주행 드론 개발 및 배송을 주력으로 한다. 중국우체국, 쑤닝, 차이냐오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 중이다. 드론 배송 앱을 출시하여 택배, 테이크아웃 음식, 의료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30km 거리를 30분 내로 배송한다. 다양한 상황에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 주행 알고리즘을 학습한다. 현재 누적 비행 거리는 20,000km 이상이다.
2016년 9월 중국 절강(浙江)성 안지(安吉)에서 중국우체국과 협력하여 최초로 하나의 도시, 4개 마을을 커버하는 무인 항공 우편 노선을 시작했다. 서비스 제공지는 시내 중심의 우체국에서 떨어져 있으며, 복잡한 지형과 개발되지 않은 시설 때문에 배달의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다. 매일 1,000회 이상 운항 중이다. 이후 드론 우편 서비스는 다른 농촌 지역으로 확대 되고 있다.
쉰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타벅스 커피, KFC 햄버거도 배달받을 수 있다. 현재 항저우의 한 스타벅스는 최대 8잔을 실을 수 있는 커피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쉰이는 기존 배달 사례를 근거로 정부로로부터 비행을 허가를 받고 운영 중이다. 주문은 쉰이 앱으로 이루어진다. 직원이 스마트폰 앱으로 출발지, 목적지를 입력하고 드론 QR코드를 스캔하면 비행을 시작하며, 드론이 목적지 근처에 다다르면 물건을 놓고 직원이 최종 배달한다. 현재까지 7,000건이 넘는 배송이 완료되었다.
2018년 8월 판다캐피탈(熊猫资本), 고비파트너스(戈壁创投), 세콰이어캐피탈(红杉资本中国基金), 유나이티벤처스(九合创投跟投)로부터 3,000만 위안 규모의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쉰이는 2018년 말까지 항공 및 지상 운송을 통합하는 자율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 향후 드론 뿐 아니라 지상 로봇, 무인 정거장 등을 포함한 로봇 물류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좌부터) 쉰이 배송 드론, 쉰이 드론 배송 서비스 앱 화면, 쉰이 드론 클라우드 솔루션 화면
중국 배송 로봇의 앞날
중국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은 빠른 실행력과 대규모 자본, 그리고 거대한 소비자 표본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물류 분야에 로봇 기술을 활발하게 접목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로봇은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당 부분 단순 노동력을 대체하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었다. 이제 로봇은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점으로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는 로봇이 우리 생활에 더 많이 눈에 띄며 많이 개입하게 될 것이다.
중국에서 최근 가장 확산되고 있는 신유통(新零售) 개념 역시 중국 배송 로봇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온・오프라인과 물류 서비스가 접목되고, 매장들이 디지털화, 무인화되면서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유통 매장은 신선식품, 의약품, 음식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3km 내 30분 배송 서비스를 퍼뜨린다. 빠른 배송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점차 일상화 되고 있다. 기업들은 고객의 최종 만족도를 결정짓는 이 구간을 잡기 위해 치열한 배송 경쟁을 펼치며, 배송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앞으로는 이 구간을 자율 배송 로봇이 책임지게 될 예정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경쟁은 반갑다. 배송 로봇으로 인해 부담해야 할 배송료는 더욱 절감되고 배달 물품 역시 더욱 다양화될 수 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역시 현저히 줄어들어 24시간 배송이 가능하고, 농촌 지역에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사실상 현재 공개되고 있는 배송 로봇의 기능과 생김새는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직 기술력이 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뛰어난 편도 아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시켜 테스트해보고, 업그레이드하고 상위 버전을 출시하는 그 속도가 그 어디보다 빠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배송 로봇의 상용화, 대중화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긴 힘들다. 하지만 저마다의 기업들은 도로 테스트, 제한된 영역 내 시범 운영, 일부 상용화 소식을 전하며 그 시점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변수는 다분하다. 비록 중국 정부가 신기술 수용 및 접목에 적극적이지만, 기술, 규제, 환경적 요소 등의 변수가 많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실질적인 사용 및 확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배송 로봇에 대한 다양한 연구 개발이 이루어 지고 있다. 그러나 배송 로봇이 자율 주행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상용화에 앞서 수많은 규제 개선 및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미국, 중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배송 로봇 상용화를 시작한 이 시점에 우리 나라는 언제쯤 배송 로봇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까. 로봇이 집 앞으로 택배를 가져다 주고, 따뜻한 음식을 전달하고, 실생활의 일부가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 DHL, ROBOTICS IN LOGISTICS(2016.03) / IITP, The Next Big Thing, 서비스 로봇 동향과 시사점(2017.06) / LOGResearch, 物流机器人报告(2018.05) / 배달 로봇의 시장 동향 및 시사점(2018.08)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