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그리고 스마트시티” 아시아 최대 마켓플레이스에 가보니
지난주 열린 메이커페어 선전과 홍콩 추계 전자전은 판이한 성격의 행사다. 메이커페어가 선전이라는 도시의 바탕을 보여주는 아마추어들의 이벤트라면, 전자전은 완성된 제품과 기술을 통해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연결되는 장마당이었다. 또 메이커페어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교육과 체험, 소통, 아이디어를 나누는 등 정성적인 성격이었다면 홍콩 전자전은 구매자를 대상으로 품질을 뽐내고 구체적인 숫자가 오고가는 정량적 성격이라는 것도 차이점이다. 두 행사의 공통점이라면 10만 여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몰리는 대규모 행사이자 절대다수를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겠다.
1981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두 번씩 열리는 아시아 최대 IT 전자제품 전시회이자 기술 박람회인 홍콩 전자전 추계 행사가 홍콩전시컨벤션센터에서 13일 개막해 16일까지 4일간 열렸다.
홍콩 전자전은 MWC, CES, IFA 등 행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MWC등이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글로벌 메이커들의 각축장이라면, 홍콩 전자전은 글로벌 영역에서 생소한 중소기업이 메인이다. 중소기업에겐 이름을 알리는 장이자 기회를 포착하는 행사이고 바이어 입장에선 흙속의 진주는 찾는 이벤트다. 38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25개 국 4300여 개 기업(지난해 3700여 개)이 참가했으며 139개국에서 87000명의 바이어가 다녀갈 정도로 흥행을 기록했다.
현존 기술 트렌드 중 가장 각광 받는 AI(인공지능)는 홍콩 전자전에서도 중심에 있었다. 스마트 디바이스와 로봇을 비롯해 계산기와 운동화,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AI가 적용된 제품이 선보여졌다. 또다른 테마는 스마트시티였다. 각국 정부 차원의 정책을 비롯해 인터넷 기업, 스타트업의 기술이 소개되었다. 이외 로보틱스 기술, 무인 기술, 스마트테크, VR, 3D프린팅, IoT, 웨어러블과 관련된 솔루션 및 제품군이 4000여 개의 부스를 채웠다.
더불러 근래 대부분의 IT 전시회에서 빠지지 않는 스타트업 프로그램도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별도의 스타트업 존이 마련되어 각국에서 참석한 100개 스타트업이 부스를 꾸리는 한편 VC 등 투자자를 청중으로 한 IR을 진행했다.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티지나인AI(TG9.AI)이 디스플레이 일체형 AI스피커 솔루션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티지나인AI는 동작인식 기반의 이미지센서 솔루션을 ‘스마트 미러’ 제품에 적용한 기술을 시연했다.
벤자민 차우 홍콩무역발전국 전시부 부사장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하며 기업들이 R&D를 강화되는 추세다. 이번 전자전은 그렇게 탄생한 기술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과 맞물려 다양한 제품으로 구현되었다. 아울러 스타트업의 제품과 기술이 잠재적 구매자, 파트너, 투자자, 미디어에 소개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도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테크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차린 투야 글로벌(Tuya Global)은 AI솔루션으로 제작된 스마트 가전을 선보였다. 투야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저인 모건 팽은 “다수의 소비자가 전통 가전이 스마트한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 우리는 박람회 기간 동안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바이어와 제휴를 맺고 구체적인 협력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스타트업 세라핌 테크놀로지스(Serafim Technologies)는 가상 레이저 프로젝션 키보드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GS 첸 세라핌 테크놀로지스 대표는 “현재 중국을 비롯해 홍콩, 일본, 동남아시아,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에서 주문을 받은 상황이다. 이번 전자전에서만 5,000 세트의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홍콩 전자전 세미나와 포럼도 AI를 중점으로 다뤘다. ‘AI Empowerment – Grow without Limits’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홍콩 응용 과학 기술 연구소(ASTRI), 시스코, 딜로이트, IBM, 마이크로소프트, 센스타임 관계자가 연사로 나서 AI를 통한 혁신기술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