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인2018] “중국기업 입사를 생각한다면 링크드인부터 해라”
차승학 전 바이트댄스 콘텐츠사업팀장은 커리어 대부분을 국내외 스타트업에서 보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이다. 마이리얼트립과 트레저헌터, 비유에스 크리에이티브 등 기업에서 인턴, 팀원, 공동창업자까지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틱톡(TikTok)으로 유명한 중국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 한국 팀에서 콘텐츠 사업 전반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중국어를 못 한다. 그렇다고 영어를 아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자랑하는 중국기업에 합류할 수 있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23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플래텀 공동주최로 열린 제 3회 중국의한국인 행사에 차승학 팀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스타트업 경험이 기회가 되다.
학창시절 창업을 고민했다. 무작정 시작하기 보다 경험하기로 했다. 그래서 마이리얼트립이 6~7명 이던 시절 인턴으로 근무했다. 그곳에서 스타트업이 어떻게 의사결정하는지 간접 경험을 했다. 흥미로운 세계였고 젊을 때 도전을 하고 싶었다.
이후 친구들과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비유에스 크리에이티브라는 기업으로 호우호우라는 날씨 서비스를 만들었다. 숫자로 가득찬 날씨데이터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컨텐츠화한 고민을 담은 서비스였다. 디자인과 코딩은 할 수 없었지만, 그것빼고 다 했다. 초기에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알리는 활동을 했고, 이후에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위한 광고 수익화 상품, 세일즈를 했다. 작은 조직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한 사이클을 돌려본거다.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3년 간 많이 배웠다.
3년 후 주변을 둘러보니 친구들은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실패로 귀결되었지만 스타트업 경험을 자산 삼아 사회에 어필할 방법을 찾았다. 트래저헌터로부터 신사업 제안을 받아 조인했다. 그곳에서는 유튜브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알게 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도 지며봤다. 그 과정에서 유튜브 다음에 대두될 플랫폼이 뭘지 고민했고, ‘숏폼’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글로벌 트렌드였고 한국에도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플랫폼에 호기심과 탐구를 거듭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처음에는 한국시장에 맞는 숏폼 서비스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분야를 공부하다보니 틱톡이라는 서비스와 그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눈에 들어왔다. 바이트댄스는 6년 된 스타트업이다. 진르터우탸오라는 뉴스 서비스로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AI가 기업의 최대 강점이다. 개인에게 최적회된 정보를 잘 전달하는 회사라고 생각했다. 이는 숏폼 서비스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엄청난 회사가 중국에 있었던 거다.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그래서 친구의 친구의 친구를 통해 입사 지원을 했다. 내가 아는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했고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회사를 더 공부했다. 한달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면접을 봤고 운 좋게도 합류할 수 있었다. 이후 베이징에서 4개월 서울에서 8개월 간 근무했다. 1년은 매우 빠르게 지나갔다.
중국 유니콘 스타트업에 어떻게 들어갔나.
만약에 한국회사가 중국에 진출한다면 누구를 뽑을까. 한국말 잘하는 중국인. 중국말 잘하는 한국인, 그리고 한국시장과 문화에 능통한 사람일거다. 중국기업도 마찬가지일거다. 나는 앞에 두 부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한국시장과 문화에 능통한 사람이라 평가받지 못 한다면 중국기업에 입사는 요원한 일이었을거다.
한국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바이트댄스에 한국시장과 문화에 능통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포지션을 잡았다. 나는 실패했지만 창업을 해봤고, 한국에서 앱 서비스를 운영해 봤다. 한국에 회사 서비스를 처음 론칭하는 바이트댄스의 현지화에 도움이 된다고 어필했다. 또 MCN 회사에서 사업과 크리에이터를 상대했기에 숏폼 서비스에서도 그게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중국어는 모르지만, 한국시장에 론칭한다면 그 기업이 못 하는 빈곳을 채울 수 있다고 어설픈 영어로 설명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운좋게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중국 기업에서 언어와 문화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내 인생에서 중국을 처음 간 것이 작년 8월이다. 바이트댄스를 알기 전 나는 중국에 매우 무지한 사람이었다. 중국어도 못 한다. 몇 마디만 배우고 갔고, 지금도 여전히 못 한다.
언어나 문화를 아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중국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지를 수 있었다. 이미 커진 회사지만 국내에서 이 기업을 잘 모르는 것도 나 개인한테는 도움이 되었다. 운이 좋았다.
해외진출하는 중국기업은 글로벌 기업이다.
해외 진출을 하는 중국기업은 중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다. 그들도 그런 기업을 만들고 싶어한다. 중국기업을 염두에 둔다면 알아야 할 부분이다. 사실 중국의 큰 회사들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다. 중국기업이라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 중국의 유니콘기업의 진출소식이 들린다. 인재도 찾고있다. 그들을 통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중국기업 입사를 고려한다면 링크드인을 해라
중국회사에 가고 싶다면 먼저 링크드 인을 하는 것이 좋다. 중국 회사들이 글로벌 영역으로 나가면서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링크드인이다. 중국 직장인 상당수도 대외적인 커리어 관리를 링크드인으로 한다. 나도 바이트댄스 입사를 고민할 때 인터뷰할 리더의 링크드인을 꼼꼼히 봤다. 회사와 인터뷰 당사자를 알고 가서 인터뷰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정보를 습관화해야 한다. GGV캐피털의 블로그, 뉴스레터, 팻캐스트는 좋은 정보를 준다. 특히 위챗방을 추천한다. 중국에서 위챗은 모든게 이루어지는 또다른 세상이다. 이 방에서 좋은 회사에 다니는 많은 파운더와 관계자들이 채용공고나 질의응답을 한다. 여기를 살피고 셀프PR도 하면 좋은 기회가 생길거라 본다.
바이트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다. 회사 성장 속도만큼 나 역시도 성장했다. 그건 분명하다.
#차승학 씨는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자신이 겪은 중국생활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