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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人사이트] “투자유치를 원한다면 이상이 아닌 숫자로 설명해야”

‘스타트업 해외진출’은 꽤 오래된 화두다. 이런 흐름에 맞게 다수의 스타트업이 여러나라 진출 소식을 알려왔다. 하지만 그 수에 비해 유의미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서비스 언어 추가가 해외진출로 포장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크레아 홀에서 개막한 ‘스타트업콘(STARTUP:CON) 2018’에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스타트업 대표들이 패널토론자로 나섰다. 이들은 국내외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진출 기반을 쌓은 바 있다.

이하 최혁재 마이쿤 대표,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최원만 예스튜디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모더레이터)의 노변정담 요약.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크레아 홀에서 열린 ‘스타트업콘(STARTUP:CON) 2018’에서 (왼쪽부터)최혁재 마이쿤 대표,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최원만 예스튜디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플래텀DB

세 회사는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이다. 그간 과정, 성과를 이야기해 준다면.

최원만 예스튜디오 대표 : 서비스 시작단계부터 목표로 했다. 그림으로 소통하는 서비스이기에 해외에서도 통한다고 봤고,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했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도 찾았고, 구글의 도움도 받아서 론칭했다.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돈주고 쓴다는 개념이 있다. 광고 단가도 좋다. 물론 한국에서도 열심히 하고있다.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 광고나 마케팅을 따로 안 했음에도 70%가 해외유저다. 한국다음으로 미국이다. 음악 서비스이기에 언어장벽도 낮다.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2개월 전에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다. 미국에서 살펴보니 가장 활발한 유저는 유튜버더라. 그래서 그들의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만든게 동영상 배경음악 음원서비스 ‘사운즈업(SoundsUp)’이다. 유튜버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미국판 서비스를 만들었다.

최혁재 마이쿤 대표 : 5년 전 배터리 공유 서비스로 해외론칭을 했지만 잘 안 됐다. 6개 언어 100여 개국 앱마켓에 오픈했다. 유용한 서비스라 다른 나라에서도 잘 써줄거라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피봇을 통해 스푼라디오를 하면서 해외진출의 기준을 바꿨다. 진출하는 나라에 유의미한 사용자가 없으면 안 하기로 했다. 그리고 진출국가의 사람, 문화, 행동패턴을 파악해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전대비 룰과 방식이 변경되었다. 현재 회사에 60명이 근무하는데, 그중에 1/3은 외국 인력이다. 한국의 40명이 사업개발과 운영을 하고 20여 명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사우디 4개국 업무를 담당한다.

3사는 해외진출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어떤것을 배우고 회사에 도움이 되었나.

최혁재 : 앞선 서비스로 500스타트업 배치팀에 선정되어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해당 프로그램은 미국 액셀러레이터의 본사로 가서 3개월간 밤낮없이 사업모델을 가다듬는 연수 과정이다. 교육이 끝나면 비공개 데모데이를 통해 투자유치까지 돕는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건 데이터를 보는 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다. 서비스가 대표의 자아실현 도구가 되면 안 된다. 우리 첫 서비스가 망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서비스는 데이터를 보면사 AB테스트 뿐만 아니라 Z까지 본다. 그걸 근거로 의사결정을 한다.

최병익 : 쿨잼컴퍼니는 한국 최초의 스카이덱 배치팀이다. 여타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 대부분 3개월인데 반해 스카이덱은 6개월 간 한다. 미국 진출을 결정하고 소신지원을 했는데 선정됐다. 유익한 과정이었다. 멘토들이 엑싯과 스타트업을 해본 경험자들이라 큰 도움이 되었다. 학교(UC 버클리대학교)와 연계되어 있기에 인재들과 협력하기도 좋았다.

미국에서 체류하면서 서비스 사용자를 만나고 싶어 문을 두드렸는데 의외로 열려있었다. 두 달 간 100여 명의 유튜버를 만나 인터뷰를 했고 서비스 테스트도 할 수 있었다. 컨퍼런스콜도 했고 실제 만나기도 했다. 또 만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개 시켜주기도 했다.

최원만 : 우린 구글캠퍼스서울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6개월 간 도움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KPI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애널리틱스 쓰는 법, 애드센스 쓰는 법 등을 구글팀에게 배울 수 있었다.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되었다. 아울러 6개월간 좋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었다.

국내 스타트업 상당수가 해외VC에게서 투자를 받고싶어한다. 3사는 투자유치 경험이 있다. 무엇이 중요했나.

최혁재 : 앞선사업 포함해 누적 24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19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한미일 VC에게 다국적으로 받았다.

사업 초기 우리의 실수 중 하나가 VC를 만나 제품과 서비스 자랑만 했다는 거다. 우리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에게 강점을 어필해야봐야 실익은 없다. 그래서 지금은 숫자로 이야기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숫자로 했다. ‘유저가 몇명인데, 얼마만큼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이 얼마가 난다. 얼마의 투자가 있으면 얼마 후에 얼마만큼 성장할거다.’라는 식이다. 숫자를 근거로 말하니 의사결정도 빠르게 되었다. 190억 펀딩의 구두 컨펌이 나는데 불과 한 달이 채 안 걸렸다. 앞으로 펀딩도 그렇게 할거다.

최병익 : 우린 숫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얼마전 배치 프로그램 데모데이가 끝났다. 35개의 VC를 만났고 더 만날 예정이다. 서비스 본질로 설득하고 있다. 사업을 잘 해야 투자도 온다.

최형만 : 예스튜디오는 네군데서 투자받았다. 연초에 은행에서 받은 것도 있다. 서비스 본질을 생각하고 있다. 고객의 욕구, 자아실현을 충족시킴으로써 수익을 얻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다행스러운건 우리 서비스의 주요 서비스 이용자가 여성인데, 피드백도 적극적이고 쉽게 안 떠난다. 고객을 잘 이해하는 서비스라면 투자자 마음도 움직인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부인들이 많이 추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마이쿤은 글로벌한 서비스로 가고 있다. 팀도 다국적이고. 사내문화는 어떤가. 

최혁재 : 해외멤버가 20명 정도다. 영어를 할 수 있는 멤버도 있고 베트남 서비스 운영팀처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매니저급은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람으로 뽑았다. 소통은 영어로도 하고 한국어로도 한다. 그도 여의치 않으면 화면을 보면서 하기도 한다. 해외에 있는 멤버는 4~5명 정도라 코워킹스페이스에서 근무한다. 그들과 회사 성장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공유하려고 노력 중이다. 글로벌 사업은 이제 시작이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리소스가 준비되었을 뿐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스포티파이나 사운드클라우드같은 서비스가 되는거다.

글로벌 진출의 첫 조건은 해외에 가나서 매출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어느나라에 진출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언어만 바꿔서 내보내는 것은 의미없다. 앞선 사업에서 우리가 망한 요인 중 하나다. 일본과 사우디는 매출 숫자를 정해놓고 일한다. 일본은 매출이 KPI다. 몇명의 인원이 얼마만큼을 언제까지 거둔다는 목표가 있다. 매출을 내기위해 멤버들이 스트레스를 받고있다. 예외는 있다. 투자 개념으로 동남아는 간다.

고객한테 사랑만 받아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 서비스를 사랑하게 만들고 지갑을 열어야 한다. 10시간 20시간 고객이 쓴다는 건 자랑일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트래픽 비용이다. 고객이 지갑을 열게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최병익 대표는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간지 6개월 정도 되었다. 

최병익 : 본질적으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과정은 비슷하다. 다만 한국과 17시간 정도의 시차가 난다. 밤낮이 바뀌어서 동시에 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 언어로 인한 이슈가 있었다. 시차나 언어, 문화차이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상황에 따라 중요한 것만 공유하는 식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최원만 대표는 한국을 거점으로 해외진출을 추진 중이다. 해외에 인력이 따로 없다. 비슷한 시도를 하는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최원만 : 우선 미국, 대만 등 해외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을 많이했다. 그리고 국내외 지원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 일례로 아마존에서 디바이스 테스트도 지원한다. 찾아보면 자신에게 맞는 툴이 있다. 그걸 잘 활용하면 국내에서 어느정도 성장은 가능하다고 본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선배 스타트업도 많이 찾아갔다. 성공사례가 있는 대표를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메일도 많이 보냈다. 서비스를 잘 하는 사람,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에게 찾아가 커피 한 잔 값으로 수천만 원짜리 경험을 들었다. 그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받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나눌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했다. 내가 없는 걸 나누는 것, 그게 스타트업의 강점 아니겠나.

스푼라디오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우디, 일본에서 인기가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18~25세 연령대가 1억 명이 넘는다. 시장 고객 모수가 크다. 아울러 유튜브 데이터 비용이 부담스러운 개발도상국이다. 음성은 영상대비 데이터를 1/10밖에 안 쓴다. 본질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서비스라 일본과 사우디에서도 동일한 패턴으로 소비되고 있다. 어디서 인기가 있다 없다 말하기는 조금 이르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항상 데이터를 보고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겠다. 해외진출은 국내에서 성과를 내고 가야하나, 아니면 나가서 추진해야 하나. 

최병익 : 해외에 판매를 하는거나 지사를 세우는 건 국내에서 준비가 충분히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처럼 해외에 본사로 두면 국내의 좋은 기회비용을 포기해야 한다. 후자가 더 빨리가는 건 맞지만, 국내서 비즈니스 검증을 탄탄하게 한 다음에 가는게 안전하다고 본다.

최혁재 : 해외에 바로 나가서 성과를 냈다는건 미디어에서만 들었다. 한국에서 안 됐는데 해외나가서 잘 되는 걸 주변에서 본적은 없다. 한국은 고객불만이 엄청나게 많은 시장이다. 여기서 검증되었다는 것은 해외에 나가도 통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은 테스트배드로 좋다. 적어도 IT서비스는 한국에서 검증받고 비즈니스 성과가 난 다음에 해외로 갈 것을 추천한다.

최원만: 케이스바이케이스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 보는 입장이다. 우린 해외로 빨리 눈을 돌려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다. 물론 서비스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거다. 아울러 한국은 정부 지원도 많다. 해외에서 기대할 수 없는거다. 성향에 맞게 선택을 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게 관건이다. 빠른선택과 실행, 그리고 팀원이 중요하다. 팀원과 협업이 잘 되는 팀이 끝까지 살아남는다.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크레아 홀에서 열린 ‘스타트업콘(STARTUP:CON) 2018’에서 (왼쪽부터)최혁재 마이쿤 대표,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최원만 예스튜디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플래텀DB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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