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4차혁명] “로봇이 조리하고, AI가 관리한다”
그간 중국 무인매장의 기준처럼 여겨졌던 알리바바식 무인 레스토랑에 AI와 로봇, 인테리어가 적용된 형태가 근래 등장 중이다.
올해 10월 중국 최대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이자 홍콩 거래소 상장사인 ‘하이디라오’가 1억5천만 위안(한화 약 245억 원)을 투입해 3년 간 준비한 스마트 레스토랑이 베이징에 1호점을 오픈했다.
주문과 조리, 서빙 등이 기계화, 시스템화 된 이 레스토랑에는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커다쉰페이(科大讯飞, 아이플라이텍iFLYTEK)의 기술이 적용되었다. 음식을 만들고 분류하는 로봇 팔은 파라소닉이, 인공지능 부분은 커다쉰페이가 맡았다. 특히 자체 개발한 운영시스템(IKMS : Intelligent Kitchen Management System)을 통해 모든 항목에 대해 데이터를 수집해 재고와 유통기간, 생산 상태 등을 관리한다. 그리고 서빙로봇은 상하이 로봇 기업 키논(Keenon)이 하이디라오의 매장 상황에 맞춰 로봇을 공급했다.
소비자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식자재 창고서 주문에 맞게 재료를 구분하고 주방에 설치된 무인 기기가 분류 및 조리를 시작한다. 로봇이 훠궈 식재료를 구분해 쟁반 위에 올려 놓으면, 배송 로봇이 손님 테이블로 운반한다. 주문에서 테이블 배송까지 평균 소요 시간은 2분에 불과하다.
식재료 보관 창고는 음색 재료 선도유지 상태에 최적화되어있다. 자동 온도조절 기능을 통해 0도에서 4도 사이에서 관리된다. 식탁에 설치된 자동 주문 리모컨으로 추가 주문도 손쉽고 음식이 언제 나올지 예측도 가능하다.
그간 등장한 스마트 레스토랑이 ‘무인無人‘ 방식의 소규모 매장이었다면, 하이디라오의 1호 스마트 레스토랑 매장은 2200m²(665.5평)규모에, 곳곳에 서비스 교육을 받은 직원들을 투입해 빈틈을 매꿨다. 하이디라오 특유의 ‘과도할 정도의 친절’을 유지하는 형태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이 도입되어 같은 규모 매장 대비 인력 20%를 감축한 형태로 운영된다는 설명이다.
매장 인테리어는 정적이지 않고 가변적이다. 천장과 주위 배경은 6가지 테마로 40여 분에 한 번씩 색상 등이 바뀌게 설계되었다.
위생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 정서에 맞춰 식품 안전 관리에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조리 전 과정을 공개한다.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조리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디라오는 1호 매장을 통해 취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일 베이징에 2·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2019년에는 싱가포르 등 해외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도 11월 10일 톈진에 스마트 레스토랑(징둥 X미래레스토랑(京东X未来餐厅 이하 미래레스트랑)’을 오픈했다.
이 레스토랑 역시 지능화 무인레스토랑을 표방하며 음식 주문과 조리, 접객, 서빙 등 접객을 로봇이 대신한다. 고객들은 핸드폰을 이용해 테이블의 QR코드를 스캔해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면 메뉴가 요리담당 로봇에게 전송되고, 로봇은 조리를 시작한다. 완성된 요리는 서빙로봇에 탑재되고 테이블로 배송된다. 고객이 서빙로봇에 접시를 담고 회수버튼을 누르면 접시를 회수해 간다.
서빙로봇은 자율운전기능, 지능적 장애물 회피, 자동 경로탐색 등이 가능해 음식 서빙과 식기 회수 임무를 원활히 소화한다. 또한 AI 음성 기술을 탑재하여 고객과 일정부분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체험적 감성을 부가한 것이다. 옵션을 통해 음식의 간도 선택할 수 있다. 서빙 로봇은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운항기술을 차용한 자동화 운행 시스템과 고해상 지도 기술을 활용해 내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동선화한다. 그리고 서빙로봇은 선전 로봇 기업 푸두(Pudu 普渡)가 공급한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본질인 음식 맛에 문제가 있으면 소비자가 레스토랑에 발길을 할 이유가 없다. 미래레스토랑은 중국 유명 요리사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맛을 찾았다. 이를통해 중국의 8대요리를 비롯해 총 40여 개의 음식을 제조할 수 있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볶음요리를 하는 로봇의 제조기술은 계승자들을 특별 초청해 온도와 시간, 재료 등을 정량화, 표준화했다.
징둥은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0개의 로봇 식당을 연다는 계획이다.
서두에 언급했듯, 스마트 레스토랑은 중국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시초라 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 항저우에 중국 최초의 스마트 레스토랑을 오픈한데 이어 올해 2월 상하이 허마셴셩 난샹(南翔)점에 첫 로봇식당을 열었다.
허마셴셩 로봇레스토랑은 하이디라오와 징둥보다는 사람 손이 많이 가지만, 주문부터 요리·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이 책임진다. 주문부터 서빙까지 디지털화해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해산물 코너와 식당 사이에는 로봇 팔이 분주히 움직인다. 이곳은 식재료를 임시 보관하는 냉동창고로 사람 키만한 로봇팔이 손질을 기다리는 식재료들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로봇 레스토랑은 복합 렌지오븐과 자동화 볶음 설비를 갖추어 기존 주방 설비에 비해 조리 시간이 50% 이상 단축되어 갓 잡은 생선을 11분만에 조리할 수 있다. 요리가 완성되면 서빙 로봇을 통해 고객들의 테이블로 배달이 된다. 허마셴셩이 자체 개발한 AGV(Automated Guided Vehicle,무인 운반차) 서빙 시스템과 설비는 음성, 이미지 등 멀티 혼합 센서 기술로 장애물을 식별, 회피할 수 있으며 음식 검사도 한다. 음식이 완성되고 서빙되는데까지 1분이 걸리지 않는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장과 온오프라인, 물류가 결합된 신유통(新零售)의 영향으로 빠르게 물류 체계가 바뀌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배송의 효율을 높이는 무인 배송에 활발히 도전 중이다. 전자상거래, 유통 기업들은 제품 구입, 재고품 배급 및 조달, 소비자 배달 등 배송 전과정의 100% 무인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중시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Delivery,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다. 이미 중국은 무인 배송 로봇, 배송 드론으로 도심 또는 농촌 지역에서 택배를 배달하는 시범 서비스를 수차례 진행하고, 일부 상용화도 진행되었다.
한편, 국내서도 로봇 기술이 적용된 무인화 바람이 부는 추세다. 지난 8월 피자헛 목동 중앙점에서 피자를 서빙하는 로봇이 등장해 매장 내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음식을 나르는 전경을 연출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한국피자헛과 함께 선보인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dilly PLATE)’다. 딜리는 우아한형제들이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가 개발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자율 주행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고려대와 협업하여 ‘딜리’ 시제품을 개발하여 올해 5월 천안에서 시범 운영했다. 4월에는 베어로보틱스에 200만 달러(약 21억 5000만 원)를 투자해 개발한 서빙 로봇을 피자헛에서 선보인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실내외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배달 로봇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