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링허우 창업자, 글로벌 VR카메라 기업을 만들다
주링허우(90년대 생) 창업자 리우징캉(刘靖康)은 대학시절부터 튀는 기행으로 유명했다. 난징대학 7000여 명의 학생증 사진을 활용해 각 단과대학 표준 얼굴을 만들어 발표하고, 그 중 50명의 여학생 얼굴을 토대로 대학 표준 미녀 얼굴을 상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때 붙은 별명이 ‘표준오빠(标准哥)’다.
또 자신의 런런왕(人人网, 중국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메인 페이지에 ‘교사의 메일함에 들어가 기말고사 시험지를 보고 성적을 수정하는 방법’을 올려 교육 기관 메일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모 중국 매체 기자가 유선전화로 인터넷 보안시스템 회사 치후(奇虎)360 CEO 조우홍이(周鸿祎)에게 전화거는 영상을 보고 버튼음을 분석해 조우홍이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기도 했다. 이 일로 중국 대표 엑셀러레이터 촹신공장(创新工场) CEO 리카이푸(李开复)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리카이푸 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에서 그에게 좋은 제안을 한다.
하지만 리우징캉이 대학 졸업 후 한 선택은 창업이었다. 그는 VR카메라 전문 기업 ‘인스타360(Insta360)’을 설립하며 분야 기린아로 주목받는다. 2017년에는 포브스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톡톡 튀는 창업자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만났다.
직장이 아니라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 외에도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여럿 있었지만 내게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 대학시절 플래텀과 같은 스타트업 미디어를 많이 접하며 IT업계, 스타트업, 창업 등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개인적으로 창업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좋아하고 사회에 가치있는 일이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창업이 나한테 맞다고 생각해 시작했다.
인스타360은 제품에도 팬이 있지만 리우징캉 대표의 팬도 많다. 기업과 제품에 젊은 이미지를 부여하는 요소라 본다.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이 되었나.
나와 관련된 보도나 소문에 약간의 오류가 있다. 사실 나는 팬도 없고 사회 영향력도 그리 크지 않다. 웨이보(Weibo, 微博) 팬은 6년 전에 3천명 정도였는데, 현재는 5천명 정도일 뿐이다. 회사를 알리고 마케팅에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회사 주력상품이 360도 카메라다. 이 제품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가?
우연히 360도 영상을 본 뒤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360도 영상을 촬영하려면 아주 많은 카메라가 필요하고 촬영과 편집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360도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 스마트한 카메라를 만들고 싶었다.
인스타360은 국내외 VR 카메라 시장에서 단기간에 두각을 나타냈다. 연차가 길지않은 스타트업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여타 대기업의 경쟁자가 된 것이다.
우린 지난 2년 간 VR카메라와 360도 카메라 시장에서 3세대 제품까지 출시했다. 현재 가장 높은 해상도와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자부한다. 아울러 사용이 간편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촬영, 편집, 공유까지 가능하다. 그것이 가장 큰 인기비결이라 생각된다.
액션캠 시장에서 비교우위 기능은 손떨림보정이고, 사용자들도 그 부분을 호평한다. 아울러 영상 촬영 시 셀카봉을 촬영물에서 지울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그런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 본다.
구글 스트리트 뷰에 도입될 정도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적 특장점은 무엇인가?
우리 제품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앞서말한 손떨림보정 기능이다. 여타 엔터프라이즈 클래스 VR카메라는 수평 유지를 도와주는 3, 4kg의 짐벌이 필요한데 인스타360의 카메라는 자체 내장된 손떨림방지 기능이 우수해 짐벌없이도 촬영이 가능하다. 둘째, VR카메라 촬영 시 원격으로 촬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 VR카메라는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했는데 10여 미터가 넘어가면 신호도 불량하고 영상에 렉이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카메라는 원격 영상 모니터링 시스템를 탑재하고 있어 1km 밖까지도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1km 밖에서도 끊기지 않고 선명한 영상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영상 편집 기술이 디바이스에 적용되어 있다. 특히 촬영한 영상을 어도비 프리미어에서 바로 편집이 가능하다.
인스타360은 VR 시장의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쉰레이 등 중국의 유명 투자자를 통해 수 억 위안 규모의 시리즈B 투자도 유치하기도 했다. 추가 투자유치도 진행 중인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3분기에 C라운드 규모 투자를 받았다. 2016년에 쑤닝과 쉰레이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제품이 정식으로 런칭되었다. 제품 출시 후 자금 유동성이 좋아져 자금 압박이 크지는 않다.
VR, AR 디바이스가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이를 시청,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은 그에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 인스타360의 사업에도 영향을 끼칠 듯싶은데.
우리의 전체 상품 라인업은 소비자의 영상 촬영 수요에 따른 것으로 360도 카메라도 있지만, 액션캠과 같은 영상 제작 기기, 휴대폰 영상 촬영을 돕는 보조 상품들이 있다. 2019년에는 스마트폰 영상을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360도 카메라와 액션캠의 시장 규모는 다르다. 360도 카메라의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하지만 액션캠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출고량도 많다. 현재 전세계 출고량은 매년 1000만 대가 넘는다. 영상 제작기기 시장에서 휴대폰 외 액션캠이 가장 많다. 영상 제작기기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액션캠 시장은 연간 25-30억 달러 규모로 비교적 크다. DJI의 연간 매출이 약 15억 달러이다. 휴대폰에 비해 기타 영상 제작 기기들은 아직 시장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충분히 큰 시장이다. 충분한 발전 공간이 있다. 인스타360은 VR카메라 외에 50% 이상의 수익이 액션캠에서 나온다.
근래 VR시장 성장세가 정체된 분위기다. 어떻게 전망하나.
VR의 발전 속도가 기대한 것보다는 느린 것은 사실이다. VR게임이나 컨텐츠도 완만하게 증가 중이다. 그러나 최근에 독립형 VR기기 오큘로스고(Oculus Go)같은 상품은 매분기 3-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크지는 않지만 확실히 성장 중이다.
선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발판으로 선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곳의 인프라가 하드웨어 창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
선전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창업하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다. 공장, 칩 공급상, 원자재 공급상 등 제조관련 자원이 풍부한 도시다. 특히 하드웨어 창업에 필요한 매우 중요한 많은 전문 인력이 모여있다.
한국 하드웨어 스타트업도 수년간 선전에서 기회를 찾으러 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낸 기업은 없다. 먼저 성과를 낸 기업 입장에서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이곳에 온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에 정답식 조언을 하는건 어렵다. 다만 선전에서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선전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하드웨어 연구 개발팀을 상주시킬 각오는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금과 시간의 소요가 크다.
한국시장도 액션캠이나 360카메라의 수요가 적지않다. 한국 기업 혹은 한국 소비자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2019년에 중점을 두고 개척해가고 싶은 시장 중 하나이다. 과거 우리의 주요 시장은 영어권 국가였는데 2019년부터는 비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의 성적이 나쁘지 않은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성과가 나온다면 자회사 설립도 고려하려 한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인스타360의 장단기 계획, 마일스톤을 이야기해 준다면.
단기적으로는 제품군에 웨어러블 카메라를 추가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3년안에 액션캠 시장에서 30-40%의 시장 점유율 달성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영상 촬영 수요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연구해 발전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