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가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선전으로 간 이유
싱가포르 스타트업 이글루홈(igloohome)은 일반 가정과 건물 소유자들에게 정확한 시간에 원격으로 접속하게 해주는 스마트락와 스마트 키박스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에어비앤비 글로벌 파트너인 이글루홈은 현재 미국과 아시아 지역 주택, 공간 공유 기업과 연계한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글루홈은 연차가 길지않은 기업이지만 본사격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한국에 근거지를 두고 사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선전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이글루홈의 R&D센터 및 생산의 주요 근거지다.
중국 선전 인큐베이팅 센터인 텐센트 중창공간(腾讯众创空间)에서 이글루홈 코파운더이자 COO(최고운영책임자)인 왕웨(王跃 )씨를 만났다. 왕웨 COO는 중국 서북공업대학 석사, 싱가포르 국립대학 박사 학위(pd.D)를 받은 재원으로 싱가포르 최대 통신기업 싱텔(SingTel)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10년 간 재직한 뒤 회사 동료들과 2015년에 이글루홈을 설립한 창업자다.
이글루홈의 코파운더다. 창업의 계기는 무엇이었나?
싱가포르에서 함께 근무하던 회사 동료들과 미국 액셀러레이터 드림잇 벤쳐스(Dreamit Ventures)의 배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3개월 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200만 달러 규모의 엔젤투자를 받았다. 이후 싱가포르로 돌아와 2015년 7월 정식으로 이글루홈을 창업했다. 나는 회사에서 사업 전략과 상품개발, 투자 부문을 맡고있다.
선전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을 하고 있다. 왜 선전을 선택했나?
우리와 같은 하드웨어 스타트업 입장에서 볼 때 선전은 제조를 하기에 생태계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이다.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선전에서 한국 대기업 디지털 도어락을 OEM하는 공장에서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형태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6월 CES 아시아 행사에서 이글루홈 제품군을 본 적 있다. 간단히 회사와 제품 소개를 해준다면?
이글루홈은 일반 가정과 건물 소유자들에게 정확한 시간에 원격으로 접속하게 해주는 스마트홈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다. 현재 시제품으로 블루투스로 연동하는 호텔, 레지던스용 스마트락와 스마트 키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사무실이나 가정용 등 제품도 개발해 놓은 상황이다. 특색에 따라 지문인식 기능, 카드 터치 방식도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락과 스마트 키박스 등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뭔가?
회사 근무 시절 취미로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한 적이 있다. 5개의 방을 관리하며 300명의 손님을 유치해 파워 호스트까지 되었었다. 당시 시간과 관련된 세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 숙소 열쇠를 전해줘야 하는데 비행기가 연착이나 교통 체증 등 이유로 호스트와 게스트가 만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또 손님이 떠난 뒤 청소를 해야하는데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처리가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열쇠를 맡길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새벽 시간에 묵겠다는 연락이 왔을 때 처리를 할 수 없었다. 이것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고,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우리 스마트락은 계약기간 등 기간을 설정하면 그 사이에서만 실행할 수 있는 암호가 메시지나 메일로 게스트에게 전송된다. 계약기간 내에는 언제든 쓸 수 있고 이후에 암호는 폐기 처분된다. 그리고 스마트 키박스는 스마트락 설치가 번거롭다고 여기거나 열쇠 방식을 고수하고 싶어하는 호스트를 위한 장치다. 문앞이나 특정장소에 키박스를 걸어놓고 그 안에 열쇠나 출입카드를 넣어 24시간 내 언제든 게스트에게 전할 수 있다. 스마트락처럼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있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블루투스로 장치를 풀 수도 있다.
공유경제와 연관된 하드웨어 모델로 소개가 되던데, 디바이스 보다는 그 내부의 보안 기술이 핵심이라고 보는데.
맞다. 우린 하드웨어 기업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블루투스와 암호학에 기초한 스마트 권한 부여 시스템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이기도 하다.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차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블루투스를 연결의 매개체로 하는 이유가 있나?
많은 디바이스가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시대다. 블루투스는 별도의 게이트웨이가 필요없기에 경제적이고 전력도 적게 소비한다. 스마트락의 경우 한 번 건전지를 넣으면 평균 8000회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보안 기술만 제대로 적용되면 안전하다.
블루투스를 활용한 기술은 다른 기업들도 가지고 있다. 이글루홈의 기술적 차별점은 뭔가?
권한부여 시스템이 우리만의 강점이다. 우리 디바이스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서비스되지는 않지만 암호의 경우 원거리에서도 설정할 수 있다. OTP처럼 이해할 수 있는데, 우리 기술에서 OTP는 초보적인 개념이다.
에어비앤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지원을 받아 합을 맞춰가는 중이다. 우리 제품이 현재는 숙박 서비스에서 쓰이고 있지만, 권한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사용 방식도 다양해지리라 본다. 공유자전거, 공유주차 서비스에소 활용이 가능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락 시장의 규모는 어느정도인가?
80억 위안(1조 3700억 원) 규모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연간 40%정도 성장중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 중에 10%를 점유하는 거다.
여러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매출 비율은 어떻게 되나?
패키지를 판매하는 것이 수익모델이다. 올해는 20000개 정도를 판매했다. 매출의 40%는 동남아 시장에서 발생하고 나머지는 미국과 유럽이다. 이외에 여러 나라 기업들과 논의중이다. 중국은 아직 시장 조사 중이다.
제품 판매비용 외 유지비는 어느정도 드나?
대시보드를 관리할 때 한 달에 대당 2달러 정도 든다. 대시보드 없이 앱으로 쓸 때는 관리비가 들지 않는다. 옵션이다.
이글루홈은 여러 나라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미국과 싱가포르, 중국, 한국에 오피스를 두고있다. 싱가포르 오피스는 기술지원 및 동남아 시장을 담당하며, 미국 오피스는 미국시장 판매, 이곳 중국 선전 오피스는 연구개발과 생산의 거점이다. 그리고 NIPA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코리아 챌린지’라는 외국기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판교에도 오피스가 있다. 여러군데에 거점이 있고 업무 분장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전혀 다른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은 물리적인 업무환경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온라인으로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 오피스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유학한 직원이 책임지고 있고 싱가포르에 있는 자원이나 제품을 소개하는 역할과 함게 한국의 노하우나 파트너를 연결하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만들려고 한다.
한국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같은 숙박 예약 서비스가 있다.
두 서비스 기업 관계자와 여러번 이야기를 나눴다.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제조 부분에서 한국기업과의 협업은 없나.
한국에서도 스마트락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있다. 디자인과 기능적인 부분에서 배울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생산은 심천에서 하고 있지만, 디자인에 강점이 있는 한국 제조사와도 협력을 하고 있다.
이글루홈에게 한국시장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 가정의 과반수 이상이 디지털 도어락을 설치하고 있다. 디지털락은 보안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우리 제품이 유용하다고 본다. 현재 관련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