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주변에 이런 팀원이 있나요? 영화 ‘인턴’ 그리고 ‘스타트업’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인턴은 숙달되지 않은 이를 칭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정규직과 계약직 다음이 인턴으로, 단기간에 경험 혹은 뭔가를 배우는 과정에 속한 이들을 말하기도 한다.
24일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70세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 분)는 조금 다른 이유로 스타트업 인턴이 된다. 그는 40년 가까이 근속한 기업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했지만, 은퇴와 배우자 사별이후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한편 소속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패션 스타트업의 CSR개념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한다.
회사대표는 창업 18개월 만에 직원 220명을 둔 잘 나가는 패션 이커머스 기업의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분). 까칠하고 변덕스럽지만, 타고난 사업가다. 결벽이 보일 정도로 깔끔한 성격에 패션센스, 고객의 입장에서 매사를 결정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다.
벤은 이 스타트업 내 이질적인 존재다. 노트북을 켜는 것도 어색하고 스마트폰 사용자도 아니다. 자율복장이 당연시되는 회사에 홀로 양복을 차려입고 출근하는 것이 편한 전형적인 올드스쿨이다. 하지만 연륜에 걸맞게 경험이 풍부하고 매사 침착하다. 일에는 최고일지 모르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는 어색한 동료를 아우르는 능력을 보여준다. 거칠지 않게 나아가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 더불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에 의미부여를 해준다.
스타트업은 앞만보고 달리기에도 바쁘지만, 목적지가 맞는지 틀린지 방향 설정을 해야할 때가 있다. 조언자는 벤 휘태커처럼 경험과 연륜이 있으면 좋겠지만, 필수사항은 아니다. 직진만이 아니라 좌우를 살펴 조율을 이끌어내는 인물이면 된다. 조언자는 외부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조언을 하는 이는 내부 인물이 제격이다. 스타트업 팀원 내부에 그런 인물이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스타트업 창업자와 함께하는 팀원은 책임감의 무게는 창업자에 비해 덜할 수 있겠지만, 마음가짐은 창업자와 같다. 스타트업은 직책만 나누어질 뿐 역할의 구분은 모호하다. 대표는 경영을 해야하고 직원은 개발, 디자인, 마케팅만 하는 것은 시스템이 있는 기업에 통용되는 룰이다. 스타트업 대표는 재능있는 사람이 하게 마련이지만, 대표와 팀원 간 능력 차이가 크면 좋은 팀구성이 아니다.
리쿠르팅은 창업가의 역량이라고 한다. 하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창업가를 선택하는 팀원의 역량이라는 것도 있다. 물론 대전제는 함께 일하고 싶은 창업자를 만나는 것이겠다.
어느기업 대표든 완벽한 사람은 없다. 창업 연차가 짧은 스타트업 대표라면 더 말할것도 없다. 팀원은 대표에게 모자르는 부분, 회사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자신의 역할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스타트업 팀원이 아닐까 싶다.
당신이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주변에 벤 휘태커와 같은 팀원이 있는지 살펴보자. 있다면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