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17] 커머스 인사이트를 찾는다면 중국을 봐라!
지난해 11월 광고기업 셜록컴퍼니와 화장품회사 코스토리가 미디어커머스 조인트벤처 ‘아삽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콘텐츠의 기획, 마케팅, 매체 전략은 셜록컴퍼니가 맡고, 제품의 생산과 물류 유통은 코스토리가 담당하는 형태입니다.
두 기업의 협력 계기는 흥미롭습니다. 배은지 대표는 자신이 잘 하는 마케팅과 중국 시장의 트렌드를 접목한 미디어커머스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코스토리 김한균 대표를 찾아갑니다. 코스토리는 ‘아빠가 만든 화장품’이라는 콘셉트의 브랜드 ‘파파레서피’로 알려진 화장품 기업입니다. 두 기업 대표는 미팅 1시간 만에 조인트벤처를 만들기로 합의를 합니다. 이전까지 양 대표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배 대표가 김 대표를 설득할 수 있었던 시장의 잠재력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어떤식으로 신사업을 만들어가고 있을까요.
디지털마케팅에이전시(셜록컴퍼니)를 잘 운영하다가 코스토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 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지난해 유튜브 인기상 수상을 한 뒤 다음 커리어를 고민했어요.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다음 목표를 설정해야 했거든요.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봤어요. 조회수가 높은 게 목표가 될 수도 없고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인지부터 찾기 시작했어요. 돌이켜보니 저는 기획한 아이디어에 사용자가 좋은 반응을 보일 때 보람을 느꼈어요. 성향에 맞는 내 비즈니스는 무엇일지 생각해보니 기획 단계부터 관여해 제품을 출시하는 ‘미디어커머스’를 떠올렸죠. 블랭크코퍼레이션을 보세요. 제품을 위한 광고와 마케팅을 해요. 같은 광고를 만들어도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죠. 저희는 여성층에 소구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2535 여성층에 맞는 화장품을 만들어 만들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제조,유통,물류,배송 등 제품 판매까지 여러 단계가 있는데, 단기간에 혼자하는건 벅찼어요. 파트너가 절실했고 파파레서피로 알려진 ‘코스토리’가 적격인 듯 싶었어요. 코스토리와 해보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어 찾아갔죠. 그 결과 첫 번째 제품이 출시되었습니다.
코스토리 측에 합작법인 설립을 먼저 제안했다고요.
코스토리는 중국에서 매년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그때 찾아가 만났어요. 김한균 대표는 일정이 많아 한국에선 만날 수가 없더라고요. 김한균 대표와는 이번 일을 도모하기 전까진 모르는 사이였어요. 아는 분을 통해 소개 받았습니다. 얘기를 나눈 지 1시간 만에 성사됐어요. 추구하는 바도 같았고 얘기도 잘 통했거든요.
조인트벤처(아삽컴퍼니)는 셜록컴퍼니에서 기획/마케팅을, 코스토리에서 물류와 유통을 맡는 방식으로 운영되요. 지난해 11월 조인트벤처 설립 이후 12월 셋째 주 제품 런칭 등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다음 제품은 반려견을 위한 제품을 기획하고 있어요. 아삽컴퍼니는 단순히 제품 판매가 목적이 아니에요. 제품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스토리를 만드는 곳이죠. 제품도 화장품에 한정짓지 않습니다.
중국시장을 중요하게 보는 입장이에요. 합작법인도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업체와 설립했고요. 이유가 있나요.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기에 적합하기 때문이에요. 중국은 국내보다 디지털 환경이 5년 정도 앞서 있다고 봐요. 단순히 위챗페이 등 인프라를 일컫는 게 아닙니다. 커머스 생태계가 달라요. 중국은 7년 전에 왕홍이라는 인플루언서가 생겨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환경이 구축되었어요. 이들은 위챗에서 팬들과 소통하며 실시간으로 제품을 판매해요. 이는 국내 유튜버와는 성질이 다르죠.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명인이 진행하는 공동구매와 유사해요. 현재 한국의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초기단계에요. 체계가 잡힌 브랜딩이 있어야 성장할거라 봅니다. 현재 이를 보완하며 발전시키고 있어요.
체계를 갖춘 왕홍 비즈니스를 한국에 제안하는 거군요. 기대만큼 안 될 수도 있는데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3년 뒤엔 폭발적으로 성장할거라 예상해요. 글로벌 흐름이 그렇거든요. 요즘 미국에서 잘 나가는 코스메틱 브랜드 중 인플루언서가 관여하지 않은 게 없어요. 카일리코스메틱, 글로시에 등이 대표적이죠. 국내 사례에선 ‘임블리’가 있겠네요. 임플루언서가 마이크로 단위로 쪼개져서 발전한다면 중국처럼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봐요. 이제 시작이죠.
국내에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커머스가 없는게 아니에요. 아삽컴퍼니의 차별점은 뭘까요.
플랫폼과 브랜딩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삽컴퍼니는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어요. 제품을 기획부터 사용자에게 가는 모든 과정에 관여하죠. 전 그 점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이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지금 트렌드를 선도했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을텐데요.
지금은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 사업엔 큰 자본금이 들지 않았어요. 초도물량 5천개를 만들어 시기만 정해 팔면 되죠. 1달이든 1년 내든 저희가 정하면 그만이에요. 그렇게 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다시 만들어 판매하면 된다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런칭 이후 가장 매출 증대 효과를 본 채널은 어디였나요.
인스타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성향에 맞는 분들과 손을 잡고 판매망으로 구축하고 싶어요. 시장이 막 생겼기 때문에 향후 인플루언서 운영을 잘 하는 게 이 사업의 관건인 듯 싶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보여줄 게 많은 요소로 제품을 만들었어요. 크림 타입 제품이 아닌, 가지고 다니면서 바를 수 있는 팩으로 만든 이유이기도 하죠. 동시에 마사지 효과도 줄 수 있도록 했어요. 피부에도 안심하고 바를 수 있는 성품 및 테스트도 완벽히 거쳤고요. 보여준다는 점에선 반려견 제품도 마찬가지예요. 정확하겐 반려견 피트니스쪽입니다. 비만견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걸 보여주는 거죠. 비만견은 수명이 길지 않아요. 몸무게 관리를 해 주인과 오래 살 수 있음을 알리는 스토리텔링 기획을 준비 중이에요.
홈쇼핑에 진출하기에도 용이해보이네요.
다행히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있어요. 관계자들과도 얘기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다만 기업 서비스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는 시기인 만큼 신중히 고려 중입니다.
해외로 진출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국가는 중국인가요.
중국에선 코스토리가 잘 하고 있어요. 저흰 미국 시장을 봅니다. 미국을 타깃으로 브랜드와 제품 이름을 지었고요. 미국인에게 소구할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회사 설립기준으로 이제 석 달밖에 되지 않았어요. 올해 목표는 뭔가요.
우선 아삽컴퍼니를 설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겁니다. 누군가 저희를 따라할 정도의 커리어패스를 만들었으면 해요. 그리고 왕홍 비즈니스에 대한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요. 미디어커머스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