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sight인터뷰

[글로벌진출人사이트] 1,700만 글로벌 고객의 잠금화면을 바꾼 비법

모바일 첫 화면 미디어 플랫폼 ‘버즈빌’은 2012년 4월 설립되어 7년 만에 총 30개국 1,7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주요 진출지는 일본과 미국이다. 해외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2016년에는 미국의 잠금화면 1위 기업 ‘슬라이드조이’를, 2018년도에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잠금화면 서비스인 ‘슬라이드’를 인수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해외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한 곳인 버즈빌은 향후 전 세계 잠금화면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버즈빌 글로벌 사업의 중심에는 권오수 이사가 있다. 그는 사회생활 첫 회사로 버즈빌에 입사해서, 글로벌 사업 총괄을 맡는 이사로까지 성장했다. 스타트업에서 해외 사업 경력을 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한 권오수 이사를 만나 그의 경험을 물었다.

권오수 버즈빌 이사

현재 버즈빌에서 해외 사업 개발 외 여러 부분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버즈빌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버즈빌에서는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 전략을 세우고, 해외 사업 개발, 서비스 운영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버즈빌에는 2013년도에 합류했어요. 설립 1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요. 2012년 구글코리아에서 인턴으로 10개월 일했던 경력을 활용해 미국 시장 진출 담당 인력으로 합류했습니다. 물론 당시 회사의 미국 진출 계획은 꺾였지만요. 원래 맡기로 했던 것과는 다른 직무를 맡게 되었죠.

‘스타트업은 이런 곳이구나’라는 걸 느끼셨겠네요. 

그렇죠.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금화면 비즈니스 자체가 한국에서 처음 태동한 모델이기 때문에,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해외 시장에 들고나갔을 때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해외 진출을 시도했을 때, 국내 스타트업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성공할만한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헛발질을 많이 했죠. 예를 들자면, 저희는 초창기 때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했어요.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서비스를 성장시켰던 경험을 토대로 일본 시장의 특수한 성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덜컥 서비스를 출시했죠. 초반에는 일본에서 현지 파트너를 찾아 후에 조인트벤처를 만들자는 구두 약속을 하고 협업을 했어요. 하지만 두가 지 문제가 생겼죠. 첫 번째로 일본은 한국 시장처럼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광고 영업이 기대했던 것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았죠. 사용자 리워드를 제공할 수준의 광고 매출을 만드는 게 어려웠어요. 두 번째로는 조인트벤처를 만들기로 했던 회사가 일본의 스타트업이었는데, 저희랑 협업하는 도중에 자사 서비스로 큰 성공을 했어요. 저희와의 협업은 2순위로 밀려났죠. 결국 조인트벤처는 포기하고 자체 법인을 다시 설립했습니다.

일본이 한국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우선 일본은 안드로이드보다는 iOS 사용 비중이 높아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이폰을 사용하다 보니, 바이럴 루프가 끊겼어요. 내가 친구에게 내 친구가 또 다른 친구에게 추천을 해주며 이어져야 하는데, 친구가 아이폰을 쓰고 있으면 전달이 끊기는 거죠. 또 일본 사용자들은 무언가를 지인에게 추천하는 데에 소극적이에요. ‘추천했다가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지’라는 심리가 강해요. 하지만 한 번 쓰면 오래쓰죠. 리텐션 율은 한국보다 높습니다.

그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 조사를 꼼꼼히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으로 해당 시장을 조사하고 있나요. 

일단 일차적으로 저희가 중요하게 보는 지표들을 웹으로 찾아서 정리합니다. 그 뒤에는 1~2주가량의 현지 출장을 통해 업계 관계자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봐요. 저희가 초반에 조사했던 숫자들이 정말 맞는지 검증 과정을 거치는 단계입니다. 실제 가보면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낮에는 현지인들과 미팅을 하고, 밤에는 획득한 정보들을 가지고 퍼즐을 짜 맞추죠. 하루에 5~6번의 현지 미팅을 할 때도 있어요. 동남아의 경우에는 교통 체증이 심해서 3건 정도가 최대치지만요.

국가별 진출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희 경험을 중심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일본은 신뢰 중심의 비즈니스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뢰가 쌓여야 일이 진행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야 해요. 한국은 실용성을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일본 내부의 의사 결정은 안정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죠. 만약 아주 실용도가 높은 안이라도,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 선택하지 않아요. 협업 파트너를 고를 때에도 이 기준이 적용됩니다. 회사에 중요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파트너 회사가 갑자기 일본 사업을 철수하거나 사라지면 일을 추진한 담당자가 곤란해지겠죠.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 사업을 몇 년이나 했는지, 모회사의 자본력은 탄탄한지 등을 아주 오랫동안 검토합니다. 버즈빌이 2016년부터 일본 법인을 세우고 3년 이상 사업을 해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죠.

미국은 어떤가요. 

미국은 일본과는 정반대의 시장이예요. 실용적이고 결정이 빠른 대신 번복도 잦아요. 일단 괜찮을 것 같으면 일단 실험해보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끊어내는 과정도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져요. 저희는 B2B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고객사에 굉장히 밀접하게 붙어 지원을 해요. 기술적 지원과 비즈니스 가이드를 꼼꼼히 하고 있죠. 하지만 미국 고객사는 오픈소스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설명 하나도 안 해줬는데 본인들이 직접 개발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입장에서 편하긴 한데, 가끔 전달해야 할 정보가 충분히 닿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그걸 어떻게 하면 좀 더 서식화 할지가 저희의 큰 화두입니다. 별도의 대면 미팅 없이, 우리가 제공한 자료만으로 일정 수준의 제품을 나오게 만들기 위해서요.

글로벌 파트너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이하 SDK) 서비스를 활용해서 자신의 비즈니스 목적을 이루고 싶어 하는 퍼블리셔 파트너라면 누구에게든 문이 열려 있습니다. 과거에는 B2C 서비스인 ‘허니스크린’이 주요 서비스였지만, 지금은 누구든 자금화면 앱을 만들게 돕는 B2B SDK 서비스인 ‘버즈스크린이’ 주력 모델이에요. OK캐쉬백, 롯데L포인트, CJONE 등이 저희 고객사죠. 제품팀이 있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가급적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는 시도하지 않으려고 해요. 한국의 성공 사례를 복제할만한 해외 파트너를 찾는 게 저희 전략입니다.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딱 하나만 꼽자면 린(lean)한 접근을 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개발 측면에서는 이미 많은 스타트업이 그런 식의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여전히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치는 곳이 많죠. A라는 국가를 들어갈 것이니까 돈은 어느 정도를 투자하고, 어느 회사와 조인트벤처를 할 지 먼저 거창하게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의 문제는 그 가설이 틀렸을 때, 너무 많은 걸 잃게 된 다는 거예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조금씩 시도해보고, 어느 정도 데이터가 모였을 때 투자를 받는 형태로 진행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사업을 맡았을 때의 커리어적인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사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서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빠르게 시도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계획을 수정해나가며 얻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배움의 속도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기업 같은 경우는 글로벌 사업에 투자를 하다가도 일정 기간 이내에 효과가 안 나면 빠르게 접곤 하지만, 스타트업은 일단 안 되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는 정신이 있죠. 설사 망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깊이 있고 질 높은 배움의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점은 역시 리소스 부족이죠. 항상 투쟁해야 합니다.

현재 글로벌 사업부 채용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 인재를 기다리고 있나요. 

현재 서비스 운영 마케팅 팀장, 일본 사업 개발 팀장, 사업 전략 매니저 등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싶고, 배움의 의지가 강한 분들이 좋다고 생각해요. 또 글로벌 사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명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사업 개발 팀장은 재일 교포 또는 일본 분을 뽑고 있어요. 일본에 오래 산 한국인도 좋고요.

버즈빌은 어떤 조직인지도 궁금하네요. 

저희는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지향해요. 많은 일을 개인에게 위임하고 있죠. 개개인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기 때문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분이 저희와 어울립니다. 지위가 높다고 해서 리더가 팀원에게 납득안되는 지시를 할 수 없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답답함을 느끼셨던 분일 천국을 만나실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마지막으로 버즈빌의 단기, 중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해외에서 큰 매출을 일으키는 원년을 만드는 게 2019년이 목표입니다. 일본에서는 올해 중요한 파트너들과 많은 협업을 하게 될 예정이에요.제이알이스트(JR East)라는 일본의 대표적인 철도 회사도 저희 SDK를 활용해 제이알 포인트라는 서비스를 만듭니다.현재 버즈빌의 매출 비중은 국내가 8, 해외가 2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매출이 한국 매출을 넘기는, 진짜 글로벌 회사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입니다. 일본에서 잘되면 생각보다 더 빨리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잠금화면 외 서비스의 성장을 가속할 계획입니다. 잠금화면 사업을 하며 쌓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광고를 영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어요. 리워드 광고 자체가 초반에는 많은 불신과 오해의 눈길을 받았던 모델인데, 이를 극복하고 지금은 광고주와 사용자 양방에 혜택을 주는 서비스로 성장했어요. 이 개념을 확장해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기자 / 영양가 있고 재미있는 스타트업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argot Jung is a Editor of Platum. She is covering the startups and also an member of the startup. She writes about news of startups and IT trends in Korea and China. She’ll do her best to convey information that can be helpful to entrepreneurs in a easy to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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