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은 패키지여행에서 자유여행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있는 스타트업이다. 이는 투자업계에서 먼저 증명되었다. 마이리얼트립은 누적 투자금은 약 300억 원, 그중 170억 원은 올초에 이루어졌다.
여행상품을 취급하지만 이 회사는 여행사가 아니다. IT인력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테크기업에 가깝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재 80개국 600여개 도시에서 현지가이드, 액티비티, 입장권, 교통패스, 숙박, 렌터카 등 1만 7천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한 항공권 예약서비스와 숙박 서비스도 매출에 기여하며 지난 12월에만 월거래액 170억을 기록했고, 이달에는 200억 돌파가 예상된다.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지금이야 지명도가 있는 기업이지만 마이리얼트립도 시작은 미약했다. 2012년만 하더라도 첫 창업에 실패한 대학생이 ‘남의 말’을 듣고 시작한 사업이었다. 이동건 대표는 순간의 용기가 오늘의 마이리얼트립으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대학교 4학년 때 레전드 창업자인 권도균, 이택경 대표가 학교에 강연자로 왔다. 2시간 강연 후 살펴보니 100여 명의 학생 중 아무도 명함을 달라는 사람이 없더라. 첫 창업에서 절박함이 부족했음을 통감했기에 용기를 내서 명함 요청을 하고 내 소개를 했다. 그런데 권도균 대표가 언제, 어디서 보자고 메일을 보내주더라. 놀랐다. 이 유명한 사람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준거다… (중략)… 사석에서 만난 권도균 대표가 창업 아이템이 뭐냐고 물었다. 없다고 하니 5초간 빤히 바라보다 자신이 ‘될것 같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해줬다. 그게 마이리얼트립 아이템이다.”
24일 열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 14기 데모데이에 이동건 대표가 키노트 연사로 등장해 자신의 창업 과정과 프라이머와의 인연을 회고했다. 마이리얼트립은 프라이머를 거쳐 성장한 대표 스타트업 중 하나다.
이하 이 대표의 강연 전문 요약.

첫 창업은 크라우드펀딩 회사…절박함이 없었다.
학창시절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면 실행하는 성격이었다.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 좋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급한거다. 경영학술학회 활동을 하면서 창업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학회 친구들과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첫 사업을 대학교 3학년 때 시도했다. 당시 2만원짜리 책걸상 세트 세 개를 사서 원룸에서 시작했다.
회사이름은 함께 만든다는 의미로 ‘콘크리트’로 지었다. 사업영역은 크라우드펀딩이었다. 지금이야 크라우드펀딩이 보편적인 개념이지만 당시에는 많지 않았다. 우리 회사가 한국에서 두 번째 기업이었다. 기업 특성상 KPI는 펀드레이징 성공이었는데, 11개월간 12개 펀드레이징을 해서 6개를 성공했다. 어느정도 성과는 있었던 셈이다. 의미가 좋은 사업이다보니 미디어에도 소개되었다.
11개월 간의 첫 창업은 평탄했다. 힘든 순간도 별로 없었다. 문제는 사업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왜 사업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지 생각을 안 한 상황에서 했다. 그저 멋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했기에 절박함도 없었다. 큰 어려움이 없었음에도 작은 위기만 와도 다시 학교로 가거나 취업을 떠올렸다.
그러던 중 함께 일하던 개발자 친구가 더 이상 휴학을 할 수 없다며 회사를 떠난다고 하더라. 코파운더가 퇴사하는 데 가슴이 철렁하다기보다 반갑게 들렸다. 회사를 접을 이유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멋진경험이라 치고 폐업하기로 했다. 회사 문을 닫던 날 나를 비롯해 함께 일하던 동료 모두의 표정이 밝았다. 기분좋게 기념사진을 찍고 정리를 했다. 이후에 학교로 돌아갔다 4학년에 복학했다.
첫 창업에서 남은게 없었다.
창업은 한 번 해봤으니 취업쪽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수업을 들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11개월 간 열심히 살기는 했는데 내게 남은게 없었다. 창업을 했는데 그 기간동안 아무것도 한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이랄 것도 없었다. 절박함과 진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생 창업자의 장점은 잃을게 없기에 몸이 가볍다.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빠르게 뭔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단점은 위기와 권태가 오면 이내 포기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첫 창업에서 그랬다. 당시 나는 잃을게 없었다. 포기해야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제적인 부담도 없다. 만약에 내가 사업 경험이나 조직경험, 리더십 등 경험이 있었다면 달랐을거다. 하지만 첫 창업에는 그게 없었다. 그런 경험조차 얻지 못 했다. 그저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해서 끝낸 것 뿐이었다. 내게 돈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경영이나 리더십 경험 등이 더 중요했다. 그런데 첫 창업에서 하나도 얻은게 없어서 억울했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마지막 학기때 한 번 더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명함을 달라는 용기가 마이리얼트립으로 이어졌다.
학교에 ‘프라이머’라는 처음들어보는 회사가 창업 강연을 한다고 공지가 올라왔다. 100명 정도 학생이 있었다. 주제는 ‘엔젤투자자가 바라본 학생창업과 기업가정신’ 이었다. 레전드 창업자인 권도균, 이택경 대표가 강연자로 왔다. 1~2시간 강연 후 살펴보니 100여 명의 학생 중 아무도 두 대표에게 명함을 달라는 사람이 없더라. 두 사람은 만나기 힘든 사람인데 의외였다. 앞선 창업에서 절박함이 부족했음을 통감했기에 용기를 내서 명함 요청을 하고 내 소개를 했다. 전 회사 명함을 주면서 ‘두 번째 창업을 하려고 하는데, 조언을 들을 수 있냐’고 물었다.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권도균 대표가 언제, 어디서 보자고 메일을 보내주더라. 놀랐다. 이 유명한 사람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준거다.
권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묻지 않더라. 첫 창업이 왜 잘 안 되었는지를 궁금해 했다. 그리고 실패에서 뭘 배웠는지를 알고싶어 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야 창업 아이팀에 뭐냐고 묻더라. 아이템이 없다고 하니 권 대표가 ‘자신이 될것 같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해줬다. 그게 현재 마이리얼트립 아이템이다. 그간 프라이머를 거쳐간 팀 중 사업 아이템을 이야기해준 건 우리가 유일할거다. 그날 명함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난 이 자리에 없었을거다.
마이리얼트립은 유통업 모델을 여행에 적용한 것
마이리얼트립은 자유여행 플랫폼이다. 우리가 시작하기 전까지 이런 유형의 서비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전무하다시피 했다. 권도균 대표의 말을 듣고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가이드 투어에 집중했다 .이후 액티비티 티켓, 레스토랑 쪽으로 확장했다. 그리고 숙박과 항공까지 론칭하며 여행의 모든 부분을 커버하게 되었다.
현재 해외 여행 지출액은 29.5조 원 규모다. 해외 출국자 수는 2017년 기준 2650만 명에 달한다. 시장은 최근 몇년 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더 빠르게 늘어날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대형 여행사 송객 성장률을 보면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패키지 여행을 취급하는 업계는 위기감이 크다. 경영악화로 회사를 닫는 경우도 있다. 마켓은 크는데 회사는 망하는거다. 이는 자유여행이 비율이 늘어나는 중이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자유여행은 70% 수준에 달한다. 2018년은 80%정도로 늘었다고 본다. 패키지 여행을 취급하는 곳에서는 위기의 순간이지만, 우리에게 기회가 된 것이다.
사실 마이리얼트립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통업, 오픈마켓을 여행에 적용한거다. 이 사업의 관건은 중간단계를 줄이는거다. 이전까지 구조는 소비자나 가이드에게 불합리했다. 그래서 소비자와 가이드를 바로 잇는 플랫폼 역할로 시작했다. 꾸준히 성장했고 중개까지 하면서 성장세가 더 빨라졌다. 이달 매출이 200~220억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몇해 전에 비해 10배가까이 성장한거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상품을 개발했다.
자유여행의 핵심은 취향에 맞는 상품이다. 여행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기위해 우리같은 플랫폼으로 찾아온다. 일례로, 마이리얼트립에 파리관련 상품만 600개에 달한다. 여행가는 사람의 니즈는 제각각이다. 미술작품을 보러갈 수도 있고, 맛집 투어일 수도 있다. 그런 요구사항에 맞게 상품을 준비하다보니 많아진거다. 현재 우리 플랫폼에 있는 상품만 18,000개가 넘는다. 여행 커머스 중 제일 큰 곳이 2700개, 선두 여행기업이 1345개 정도인 것에 비하면 10배 가까이 많은거다. 회원가입도 2012년 이후 6년간 68만 명이었는데, 작년 한 해만 90만 명이 늘었다. 올해 목표는 300만을 넘는거다. 여행은 고관여 산업이고, 소비자의 평가가 깐깐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리얼트립은 구글플레이 평점 4.7점, 18440개의 리뷰가 있다. 더 중요한 실 여행자들이 리뷰는 현재 40만 901개가 쓰여졌다. 가장 많은 여행 후기가 있는 셈이다.
마이리얼트립의 미래전략? ‘크로스셀’! … 연 거래액 1조 원 목표
우리의 미래 전략은 한 마디로 ‘크로스셀’이다. 항공권을 저가로 팔아 고객을 유입시키고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 상품을 교차 판매하는 것이다. 사실 항공권은 마진이 없다고 보면 된다. 고객은 표를 파는 회사의 브랜드는 후순위다.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은 저렴한 표다. 그래서 가장 싼 항공권을 팔기로 했다. 가장 싸게 팔면 그들이 우리 회원이 될거라 봤다. 저렴하게 항공권을 파는 건 고객유치 효과도 있지만, 고객이 어떤 여행을 하는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지역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명 몇이, 어떤 비행기 클래스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면, 정교한 추천이 가능하다. 그게 우리의 수익 모델로 연결된다. 목표는 3년 뒤 연 거래약 1조 원이다.
관광진흥법상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사가 아니지만, 여행사들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에서 우린 8번째 회사다. 앞에 7개 회사는 자유여행과 모바일에서 우리보다 리더십이 있지는 않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기회다. 자유여행 트랜드는 금방 꺼질 트랜드는 아니다.
회사 대표로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게 큰 미션이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다면, 아울러 여행업에 관심이 있다면 마이리얼트립을 눈여겨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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