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人사이트] 중국 유니콘 기업의 공통점 4가지
“중국은 인재, 돈, 데이터, 정부 지원이 함께 돌아가는 선순환 생태계 구조다. 어느 하나만 가지고 돈과 인재가 몰리진 않는다. 중국은 인재가 스타트업을 만들고 갈 수 있는 생태계가 크다는 것이 강점이다. 뛰어난 엔지니어가 중국에 와서 창업을 하는 것은 애국심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큰 부를 얻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유니콘이 만들어지고 성공하는 배경이고, 창업에 있어 선순환 구조다.“
20일 한국벤처투자 주최로 열린 ‘2019 벤처투자 LP SUMMIT’에서 KTB네트워크의 홍원호 부사장(상하이사무소장)이 중국 투자시장 및 모빌리티 투자 동향을 공유했다. 홍 부사장은 2000년 KTB네트워크에 합류해 2006년부터 상해 사무소를 맡아 투자를 집행해온 인물이다.
KTB네트워크는 1981년 설립된 벤처캐피털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털이다. 중국에는 2004년부터 중국 펀드를 만들었고 2006년 상해 오피스를 열어 대륙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지켜봤다. KTB네트워크의 대표적인 피투자사로 해외에는 그랩(Grab), 샤오펑(Xiaopeng:小鹏汽车), 클로보틱스(Clobotics:扩博智能), 쉐얼스(Xueersi), 미스 프레시(Miss Fresh), 버클리 라이츠(Berkeley Lights), 키노바(Kinova) 등이 있으며 국내에선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이 있다. 누적 투자 금액은 약 2조 원, 현재 운영 중인 펀드규모는 2억 5천만 달러, 내부수익률(IRR) 20%, 포트폴리오사의 IPO(공개상장)는 310 건에 달한다. 이하 발표내용 정리.
패러다임 체인지 국면에 접어든 중국
작년부터 중국 버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오버밸류 문제가 생기면서 이슈도 많았다. 중국은 2018년 이전까지 눈부신 성장이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다소 꺽인건 사실이다. 현재 중국의 변화는 주기적인 변화가 아니라 패러디임 체인지 상황이다.
BAT의 등장… 신산업 투자로 글로벌 대기업으로
2007년 경 스마트폰이 등장한 뒤 중국 인터넷 기업, 유니콘 기업이 흐름을 이끌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알리바바와 텐센트다. 인터넷 기업이 중심이 되는 중국의 변화는 주기적인 변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다. 현지에 있으면 그런 변화를 더 크고 빠르게 느낄 수 있다.
중국의 변화 흐름에서 주요 지점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탄생이다. 세 기업은 새로운 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자사 플랫폼에서 발전시킨다. 텐센트는 300여개, 알리바바는 150여개 기업과 산업에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주도 펀드가 리드는 하지만, BAT라는 새로운 산업의 리더가 구체적으로 발전을 이끈다. 우리같은 VC들도 그런 상황에 맞춰 전략적으로 호응한다. 70%는 BAT와 함께 투자하는 방식으로 간다.
중국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많이 나온다. 이중 70%는 BAT가 투자한 회사다. 2019년 1월 자료를 보니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빠르게 늘고있다. CB인사이트 자료를 보면 중국 업체가 전체 유니콘의 30%에 달한다. 이들 회사의 업종을 보면 한국에서 말하는 4차산업혁명 분야 기업들이다.
중국 트랜드를 보고 한국에 투자하는 시대
중국시장서 투자의 화두는 수익률을 맞추는 것도 있겠지만, 어느 VC가 어떤 유니콘에 초기에 투자하고, 가치를 키워가느냐이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에 함께 올라타는게 중요한거다. 우리도 중국의 투자의 목표는 유니콘을 만드는 것에 촛점이 있다. 그 결과 8개 유니콘 기업이 투자했다. 현재는 중국서 신유통, AI 빅데이터, 모빌리티, 바이오 4가지 분야에 중점 투자를 하고있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트랜드를 보고 그것에 맞는 중국기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뜨는 트랜드를 보고 한국에 투자하는 흐름으로 가고있다.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이 그렇다. 그만큼 중국에서 빠른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유니콘 기업 배경에 있는 네 가지 요인
중국의 유니콘 기업 딜이 오면 투자의 기회인지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한다. 패러다임 체인지가 일어날 때는 투자 의사결정과 밸류를 산정하는 일이 힘들다. 중국 85개의 유니콘을 분석해 보니 공통적으로 4가지 배경이 있었다. 훌룡한 인재, 적절한 펀드, 데이터 접목, 그리고 정부의 지원여부다.
이 관점에서 VC가 투자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창업자 등 인재다. 우리같은 VC는 생계형에 투자하지 않는다. 최고의 인재가 모이는 회사에 투자를 하고 싶어하고 돈도 몰린다.
근래 투자한 AI 스타트업은 MS출신 미국계 중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MS에서 AI를 하던 인재들이 중국으로 돌아와서 창업을 한 케이스다. 같은 배경의 사람들도 다수 창업에 도전 중이다. 또 바이두, 텐센트 등에서 AI팀의 헤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제일 똑똑한 젊은이들은 공대를 간다. 거기서 특출난 사람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미국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IT기업에서 경력을 쌓는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들이 중국에 돌아와 창업을 하고있다. 이런 인재들을 보고 자금이 투자된다.
그리고 인재를 따라 몰리는 막강한 펀드레이징 능력이 중국에 있다. 매년 밸류를 2배이상 끌어올리면서 1~2억 달러, 많게는 6억 달러씩 투자를 받는 기업이 다수다. 여러 유니콘이 1~2년이 채 안 되어 이런 자금을 유치한다.
그리고 유니콘 기업은 데이터를 중시한다. 3~4년 전만해도 이렇게까지 파워풀하게 작용할지 몰랐다. 지금 중국의 데이터는 미국의 50배 이상이다. 푸드영역이나 모빌리티 영역은 더 많다. 디디추싱은 하루에 2500만 개의 콜을 받는다. 실제 결제까지 일어나는 데이터다. 그걸 분석해서 서비스를 한다. 당연히 경쟁력이 생기고 수익이 나온다.
피투자사인 미스프레쉬(농식품 모바일 전자상거래 전문 O2O업체)가 중국 전역에서 배송을 한다고 했을 때 믿기 어려웠다. 그런데 데이터를 보고 진짜 하더라. 배달 외에도 다른 모바일 영역에서 데이터를 가지고 차별화, 수익화를 내는 그림으로 가고있다.
이렇듯 중국은 인재, 돈, 데이터, 정부 지원이 함께 돌아가는 선순환 생태계 구조다. 어느 하나만 가지고 돈과 인재가 몰리진 않는다. 중국은 인재가 스타트업을 만들고 갈 수 있는 생태계가 크다는 것이 강점이다. 뛰어난 엔지니어가 중국에 와서 창업을 하는 것은 애국심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큰 부를 얻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유니콘이 만들어지고 성공하는 배경이다.
기업가치로 투자받던 시절은 끝났다
매년 2~30개 유니콘이 생기던 중국도, 2018년부터 꺽이는 추세다. 투자나 펀딩 규모 자체가 이전대비 줄어들었다. 그나마 큰 딜에 물려서 전체 규모는 소폭하락이지만 건수는 줄었다. 중국 VC시장도 어려운 시기가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중국 정부의 딜 에버리지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풀었던 자금을 2017년 말부터 회수를 시작했다. 중국 주식시장도 작년에 많이 안 좋았다. 많은 유니콘 기업의 IPO가 작년말과 올해초 예정되어 있었는데, 연기 되었다. 유니콘 기업이 IPO로 올라가서 가격이 빠지는 현상도 보였다. 우리도 검토했단 쫑안보험의 경우 상장 후 80%의 가격이 빠졌다. 작년 2~30개의 기업이 미국에서 IPO를 했는데 가격이 예상보다 낮았다. 유니콘 기업의 밸류가 많이 내려간거다.
예전에는 쉽게, 엄청난 투자유치를 하던 스타트업이 많았는데 근래 많이 줄었다. 유니콘 중에서 수익모델,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면 어려워지는 추세다. 실제 오포 등 기업이 파산까지 갔다. 기업 밸류로 투자를 유치해 키우던 시절이 간 것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핀테크, 게임, 콘텐트 회사가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펀딩이 되는 회사 유형은 비즈니스 모델을 빨리 확보해서 시장을 점유하고있는 회사다. 빅데이터와 AI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실질적인 차별화를 이룬 회사들이다. 이런 기업은 꾸준히 펀딩이 이루어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 분야를 선도하려는 중국정부의 의지가 유니콘 기업 더 키울 것
중미 무역전쟁 등 여러 이슈로 중국서 경제 어려움을 예상하는 시선이 있다.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면 인재가 중국으로 안 갈거다. 펀딩도 확실히 경쟁력있는 회사가 아니면 유치가 쉽지 않을거다. 데이터도 정부가 풀어주던 추세에서 통제하는 추세도 변하고 있다. 때문에 유니콘 기업의 가치가 많이 내려갔다.
반면에 가격이 빠진다는 건 투자기회가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관건은 기회로 볼지, 조금 더 기다려야할지다. VC들도 이 부분에 고민이 많다. 분명한건 지금같은 패러다임 변화 시기에 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은 BAT처럼 성과를 낼거라는 거다.
중국 정부는 패러다임 변화 시점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려 한다. 특히 4차산업혁명 영역의 가장 앞에 서는 것을 지향하고 있고, 실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따라 여러 정책이 나오고 있다. 1월 1일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에 나스닥과 같은 ‘과찬반’을 만들겠다는 발표를 한지 한 달이 안되어 시행령이 나오고 구체적인 안이 나왔다. 미국이나 홍콩 주식시장에 안 가고있던 앤트파이낸셜 등 유니콘이 이쪽에 상장될거라 예상되고 있다. 차등의결권 등 예외적인 부분을 보장하며 업체 유치를 진행 중이다.
그리고 기업 조세감면도 추진 중이다. 유망 중소기업에 부가세 면제나 기업세 대폭 감세를 하고,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VC에게도 투자금액의 70%의 세금 혜택을 준다는 정책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이런 강력한 의지가 중국 4차 산업혁명과 추가 유니콘 기업 탄생의 배경이 될거라 본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그리고 카쉐어링…중국이 주도하는 차기 모빌리티 시장
주요 투자처로 중국 모빌리티 분야를 보고있다. 자동차 업계가 과거에는 전통적인 생산 위주였다면, 지금은 전기차, 자율주행, 자동차 쉐어링으로 변모하고 있다. 엔진 싸움이 아니라 스마트한 서비스를 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이 분야를 중국이 드라이브를 걸고있다.
전기차 전체 시장의 절반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 42만대 수준이었던 전기차를 올해 180만 대, 2020년에 200만 대 팔겠다고 계획하고있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힘들다고 봤는데 구체화되고있다. 정부의 지원하에 시장에서 전기차 소비가 늘고있다. 15년~20년 내에는 전기차만 소비할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생산도 최고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전기차 생태계에 중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여러 중국기업이 글로벌 수준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 아울러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리튬이라는 원재료 확보, 생산공장도 중국의 강점이다. 이렇게 생태계를 만들어놓고 BMW 등 유수의 기업을 대륙으로 불러들이는 중이다. 중국은 전통 자통차는 다른 나라에 뒤졌지만 전기차만은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자동차 기업들도 중국이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하기에 이동하는 추세다.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이다. 레벨 3~4는 반자율주행, 완전 자율주행은 레벨 4 이상이다. 운전자 없는 차량 수준을 레벨 5라고 한다. 바이두의 아폴로, 구글 웨이모 등이 레벨 4까지는 따라갔다. 상용화가 늦어지는건 기술이 아니라 보험 등 법규 때문이다. 분야 기업들은 2020년에 레벨4를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제도적인 부분에서 중국은 여기에 대한 대응이 빠르다. 규제를 빨리 풀어주기에 자율주행을 가장 먼저 할거라 전망된다.
중국에 5~60개의 우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존재한다. 이중에는 세계적 기술이 있는 스타트업도 있다. 당연히 펀딩도 잘 되고 있다. 우리도 주요투자섹터로 보고 있다. 이 분야도 BAT, 특히 바이두가 적극적이다.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50개 정도 기업과 손을 잡고있다. 아울러 조단위 예산을 편성해 100개 기업에 투자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알리바바도 분야 기업과 제휴 및 투자를 하고있다.
기업과 정부의 지원하에 샤오펑과 니오같은 좋은 회사가 나오는 추세다. 이들 기업은 인터넷 기업에서 연쇄적으로 성공한 전문 창업자, 자동차 대기업에 있던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스마트하고 자율주향 기능이 들어간 전기차를 작년말부터 시판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다. 덩달아 회사 밸류도 올라가고 있다. 니오는 나스탁에 상장해서 7조 정도의 가치로 거래가 되고있다.
카쉐어링도 키워드다. 디디추싱이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다수의 VC로부터 천문학적인 투자유치를 하는 배경이다. 향후 자동차 생태계는 전기차, 자율주행, 쉐어링, 스마트화가 패러다임이다. 자동차의 생산량은 줄어들거다. 나조차도 개인차량보다는 이런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다. 플랫폼을 가진회사가 엄청난 수익을 올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