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스타트업의 첫 번째 정류장’을 추구하는 中액셀러레이터
중국 정부는 80년 대부터 혁신 클러스터를 설립해 창업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이과정에서 탄생한 곳이 중국 청년창업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 ‘중관춘(中关村)’ 및 각 성에 들어선 혁신 산업단지들이다.
베이징의 중관춘 지역은 우수인력과 정책지원 및 자금이 몰리면서 중국 전체 창업투자의 1/3이 집중되고 있는 혁신 클러스터이다. 이에 유수 대학 및 국책연구기관의 고급인력과 해외에서 귀국한 우수인력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중관촌에는 북경대, 칭화대 등 40여 개 대학과 200여개의 국가 과학 연구소, 122개의 국가지정 실험실·연구센터 등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또한 과기원, 유학생창업단지, 창업 유관시설이 통합된 중창공간(众创空间)이 조성되었다. 정부에서도 중관춘에 창업과 관련된 기금조성, 해외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청년 및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혁신거리(이노웨이innoway)를 조성,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인큐베이팅·투자·미디어 등 창업지원 서비스 플랫폼 등이 구축되어 있다.
중관춘 서쪽에 위치한 ‘브이스타트업(VStartup, 创业公社)’은 중국 창업 생태계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이다. 중국 최대 국영 제철 기업인 서우강그룹(首钢集团)의 지원으로 2013년 설립된 브이스타트업은 중국 정부가 인증한 액셀러레이터이자 최상위 창업기관으로 분류된다.
44000m2 규모 부지에 조성된 브이스타트업은 사무실 공간 제공을 비롯해 주거, 투자, 마케팅, 네트워킹 등 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기업을 데모데이나 창업대회 등 여러 이벤트에 출전시켜 투자자와의 접점을 찾게 하며 각 기업에 필요한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비즈니스, 세금, 금융 및 법률에 대한 지식을 쌓게 연결한다.
브이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주거공간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베이징에 있던 쇼강그룹 사옥을 매입해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생활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37° 아파트(37°青年公寓)’가 그것이다.
‘창업을 위해 모인 청년들이 열정을 느끼며 소통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37° 아파트는 평균 20제곱미터 크기의 방에 거주에 기본이 되는 설비가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접이식 퀸 사이즈 침대와 수납형 캐비닛으로 설계되었으며, 무선 조명 스위치 등 IOT설비는 젊은 거주자들의 편의를 돕도록 했다. 월 임대료는 방 규모에 따라 1800~2400위안(30~40만원)정도.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인테리어가 가미되어 있기에 젊은 창업자들이 선호한다. 133개의 방들은 모두 거주자가 있고, 1년 전에 예약해야 입주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브이스타트업은 추가 건물 매입도 진행 중이다.
37° 아파트는 브이스타트업이 그리는 그림의 일부분이다. 이들이 구상하는 것은 젊은 신생 기업을 위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브이스타트업이 육성하는 기업이자 37° 아파트 거주자인 스마트 기타 제조사 ‘Poputar’는 사업초기 여러 난관을 겪었다. 여러 기타 제조업체를 찾아가 제품 콘셉트를 설명했지만 다음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브이스타트업에 합류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 브이스타트업에서 투자사와 관련 업계 관계자를 연결시켜주고 제품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준 것.
Poputar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제품을 알리는 것은 미숙했다. 창업자인 루오 시추안은 “브이스타트업은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친구와 같은 존재”라며 “초기 우리 팀은 마케팅에 대한 경험도 인력도 없었다. 브이스타트업에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마케팅 전문가를 초빙해서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한다.
Poputar는 브이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하나하나 성과를 낸다. 회사는 2016년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컵에서 준우승, 플레이 앤 런 챌린지 우승을 차지했으며 같은 해 중국 4개 스타트업 경진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대외적으로 인지도를 쌓는다. 2017년에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수상자로 선정된다.
베이징서 만난 브이스타트업 글로벌 고문인 ‘레오 우’ 아크 컨설팅 대표는 “브이스타트업은 창업에 대한 모든 솔루션을 지원하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이스타트업과 중관춘이 위치한 베이징은 가장 먼저 생긴 창업 클러스터지만, 스타트업 평균나이는 31.5세로 중국서 가장 어리다. 그중 40%는 20대이다.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 불리우는 선전(35세)이나 신유통 실험장소인 상하이(34.5세)보다 젊다.
레오 우 대표는 베이징이 ‘중국의 수도이자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라 말한다. 그는 “현재 중국 전체 VC의 40%가 베이징에 있고, 50% 가까운 자금이 수도에 몰려 있다. 더불어 브이스타트업과 같은 잘 갖춰진 창업인프라가 있다. 하지만 중국도 스타트업 10개 중에 9개가 문을 닫는 치열한 전쟁터다. 긍정적인 부분은 실패한 9개가 다시 도전하는 실패가 용인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 창업계는 기업과 학교가 앞장서고 있다며 “최근 BAT라 불리우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3사(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출신이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을 키워나가는 경우가 많으며, 베이징대학교, 칭화대학교 등 상아탑이 기업가를 교육하고 투자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동향을 설명했다.
레오 우 대표는 한중 창업 접점에 대해서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인 IP엔터테인먼트, 패션 등 업종이 중국에 진출한다면 양국 인재간 시너지가 일어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