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가 전략적으로 조성중인 ‘세계를 향한 금융의 창(窓)’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기치로 경제 특구이자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광동, 홍콩, 마카오를 보다 긴밀하게 연계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2019년 2월 18일 중국 정부는《웨강아오대만구 발전계획요강(粤港澳大湾区发展规划纲要)》을 발표하며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국가 전략으로 재차 강조했다. 웨(粤)-강(港)-아오(澳)는 각각 광둥성, 홍콩, 마카오를 지칭하는 말로 만으로 연결되는 광둥성 9개 도시((광저우(广州), 선전(深圳), 포산(佛山), 둥관(东莞), 주하이(珠海), 중산(中山), 후이저우(惠州), 자오칭(肇庆), 장먼(江门))를 포함와 홍콩·마카오를 통합하는 경제권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지역은 중국 전체인구의 5%(약 70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거점 지역이다.
특히 홍콩과 광둥선 선전 첸하이는 금융의 전략적 요충지이다. 홍콩은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세계 3위로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상장 러시를 하며 ‘세계 최대 IPO 시장’이 되었다. 아울러 첸하이(前海) 자유무역구에 들어선 ‘선강펀드타운(深港基金小镇, Shen Zhen-Hong Kong Fund Town)’은 홍콩과 호응하기 위해 전략적인 금융허브로 조성중이다.
첸하이 선강펀드타운, ‘세계를 향한 금융의 창(窓)’
15km² 규모 매립지에 조성된 첸하이는 중국 정부가 첨단 금융 지구로 육성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당국은 첸하이를 주요 거점으로 상정해 광저우-마카오-홍콩을 잇는 주강삼각주(珠江三角洲)개발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리위먼역(鲤鱼门站) 노선 위에 조성된 선강펀드타운은 첸하이 자유무역구의 산업 랜드마크이자 선전시 핀테크 선도 지역이다. 이곳은 선전과 홍콩이 함께 운영하는 첫 번째 펀드타운으로 국내외 주요 자산운용사, 핀테크 기업 및 다양한 금융서비스 업체가 속속 입주하고 있다. 이미 금융 중심지로 지명도를 얻고 있다. 중국 캐피털에서 선정한 중국 특색타운 Top 10에 2년 연속 선정되었고, 중국 벤처 기관에서 선정한 중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펀드타운 Top 5에도 이름을 올렸다.
첸하이는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大湾区)의 핵심지역으로, 현재 이곳에 15만 개의 기업이 등록되어 있다. 40% 이상의 금융업이 분포된 이곳은 첸하이 금융 분야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중국에서 사모펀드가 두 번째로 많이 밀집된 지역인 선전은 4,400개 이상의 사모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3,000여 곳이 첸하이에 등록되어 있다. 이는 선전시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업 입장에서 첸하이는 조세혜택이 매력적인 지역이다. 때문에 홍콩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심사에 따라 15%에 달하는 조세특례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준 25% 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통상 40%의 조세가 적용되는 개인 또한 심사를 걸쳐 15%의 조세를 누릴 수 있다. 자연스레 기업들의 첸하이 러시가 이어졌다. 지난 2018년 12월 기준 첸하이에 등록된 기업은 174,783개, 첸하이에서 개업한 기업은 79,228개이다. 그 중 홍콩 자본이 투자한 기업은 10,800개에 이른다.
선강펀드타운, 도로교통 인프라 확충
선강펀드타운은 국가 대계로 현재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속도로, 항공, 항만 등 교통인프라가 도입되고 있다.
선강펀드타운은 옌장 고속도로(沿江高速), 난핑 고속도로(南坪高速), 선전만대교(深圳湾大桥)가 이어져 있고, 홍콩(香港), 주하이(珠海), 마카오(澳门)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 길이의 해상대교인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桥)와도 접점을 갖춰 다른 지역보다 지리적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지하철 1호선 리위먼역 노선을 비롯해 200m 떨어진 거리에 1호선, 5호선, 11호선 환승역인 첸하이완역(前海湾站)도 위치하고 있다. 이밖에도 2008년 말부터 착공을 시작한 광저우(广州), 동관(东莞), 선전(深圳)을 연결하는 시외지하철이 올해 9월에 개통될 예정이다.
여기에 국제교류의 증대에 따라 늘어난 항공 여객, 화물 수송에 대응하기 위해 선전 공항과 홍콩 공항을 연결하는 50km의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개통되면 첸하이에서 각 공항까지 20분 내 권역이 된다.
이미 조성된 바닷길도 강점이다. 마완항(妈湾港), 츠완항(赤湾港), 셔코우항(蛇口港)과 따찬완항(大铲湾港)으로 구성된 선전항만은 해상교통과 육상교통의 접속지이며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해운 조사기관 알파라이너가 집계한 ‘2018년 전 세계 100대 컨테이너항만 순위’에서 선전항은 2574만 TEU로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선강펀드타운에는 호텔, 빌딩, 공원, 아파트, 교육기관 등이 건설되고 있다.
선강펀드타운 활성화 방안
82,000m²대지에 조성된 선강펀드타운은 단독, 복합, 단층, 복층 구조 28개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핀테크 특화 지역답게 ‘벤처캐피털센터’는 입주 기업에 115~280m²의 사무 공간을 제공한다. 1500~3000m²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대형자산운용센터’는 타운 내 유일하게 인테리어 시공이 되지 않은 건물로, 입주 기업 스스로 원하는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게 했다. 신탁회사, 증권사, 은행 등 금융서비스 분야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헤지펀드센터’는 180~460m²의 사무실이 지원된다. 그밖에도 음악분수를 감상하며 와인과 시가를 즐길 수 있는 바, 호텔급 중식과 일식을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레스토랑, 회의 및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홀, 카페, 마트, 문구점 등 생활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첸하이 자유무역구의 주요 투자 지원 정책
첸하이 및 선강펀드타운에 입주한 기업은 선전시를 비롯한 자유무역구와 보세구역의 여러 지원 정책과 더불어 국경에 제한을 받지 않고 투자를 유치 받을 수 있다. 중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입주자에게 세금의 20~40%를 환급해주고, 외국 입주자와 정부 지원 사업에는 15%의 세금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QFLP(적격외국 유한파트너 Qualified Foreign Limited Partnership)와 QDIE(적격국내투자기업 Qualified Domestic Investment Enterprise)에는 최대 50만 위안(한화 8600만원)의 투자 상여금을 지급해주고, PFM WOFE(외국 사모 증권투자펀드매니저)에게 최대 500만 위안(8억 6천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해준다. 해외 채권 발행 시 최대 100만 위안(1억 7천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며 해외 금융자산 거래 시 매년 최대 100만 위안의 상여금을 지급해준다. 벤처캐피털 기업에는 최대 100만 위안, 핀테크 기업에 최대 500만 위안을 지원해준다. IPO에 상장된 기업에는 최대 300만 위안(5억 2천만원)을 지원하며 큰 규모의 금융포럼 개최 시 300만 위안의 상여금도 지급한다.
선전시와 첸하이는 유기적으로 투자 매칭을 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선전시가 선강펀드타운 입주기업에 최대 5,000만 위안(약 86억원)까지 지원하고 첸하이는 이 지원금에 50%를 추가로 지원해준다. 다른 명목의 지원도 유사하다. 선전시가 100을 하면 첸하이가 50을 추가하는 형태다. 입주 기업이 선전시 경제 활성화에 공헌했다고 인정받으면 최대 5,000만 위안까지 지원이 된다.
선강펀드타운 입주 및 우대 조건
선강펀드타운 입주 기준은 자산운용사, 공모펀드운용사, 사모증권 투자자산운용사, 사모·벤처캐피털 펀드자산운용사, 금융서비스 기업으로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는 5,000만 위안 이상의 자본금과 운용자산 규모가 50억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해당 업계에서 높은 지명도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타 기업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기업을 우대한다.
공모펀드운용사는 1억 위안 이상의 자본금과 운용자산 규모가 100억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자산운용사와 마찬가지로 해당 업계에서 높은 지명도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타 기업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기업을 우대한다.
사모증권 투자자산운용사는 1,000만 위안 이상의 자본금과 운용자산 규모가 1억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폭넓은 투자와 양호한 자산운용 성과 및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우대한다.
사모·벤처캐피털 펀드자산운용사는 1,000만 위안 이상의 자본금과 운용자산 규모가 3억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지명도가 높은 항목을 보유하고 있고, 투자 및 투자자금 회수 이력,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우대한다.
금융서비스 기업은 관련 기관에서 발급한 영업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선전과 홍콩을 연결할 수 있는 기관이어야 한다. 기업만의 특색사업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펀드타운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우대한다.
공통으로 사모투자 자산운용사는 중국 증권투자협회에 등록된 기업으로, 주식을 발행한 적이 있어야 하며 현재에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신설 사모펀드기업은 운용자산 규모를 참작해서 입주를 진행한다. 홍콩을 포함한 외국회사는 각 국가의 화폐단위를 위안화로 변환하여 위의 입주조건을 따라야 한다.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 제공
선강펀드타운은 입주 기관 및 기업들을 위한 우대정책을 비롯해 행정 심사와 부동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국제펀드 서비스센터를 설립하여 QDIE, QFLP, PFM WOFE 심사 신청과 해외 등록, 유가증권 호환 등 글로벌 펀드 발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외 주식, 채권, 자금, 외환시장 등에서 위험을 인식하여 분석하고 통제하는 금융리스크 관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입주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정보교류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정책에 대해 문의할 수 있고, 금융 정보와 재무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정책적으로 미진한 부분은 다양한 투자자 모임과 포럼을 개최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인사이트를 얻는 기회도 마련한다. 금융업계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방식이다.
첸하이의 금융특구 ‘선강펀드타운’
선전시는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2018년 선전의 GDP는 홍콩보다 약 221억 위안 높은 수치로 처음 홍콩을 앞지르면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첸하이 자유무역구는 다양한 세제 혜택과 금융정책 덕분에 현재와 같은 불경기에도 기업 유치에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강펀드타운을 중심으로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금융허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