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창업자/투자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이 한국과는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된다. 정말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시장이 바로 중국 스타트업 시장인 것 같다. 이번에 포스팅을 통해 내가 이해하고 있는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하고자 한다.
우선 이 포스팅은 한국의 벤처캐피털에서 짧은 기간 보고 느낀 것, 트위터/지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듣고 느낀 한국 상황을 기반으로, 지난 1년여간 베이징, 상해에서 창업가로서 보고 느낀 중국의 상황을 정리해보는 것으로 지극히 편향적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 포스팅은 1) 시장 2) 창업가 3) 투자자 4) 다이나믹스 의 네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 창업가 (Entrepreneur)
각종 컨퍼런스, 포럼을 다니다보면 정말 다양한 기업가들을 만날 수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1) 순수 국내파
중국 E-commerce 황제 마윈(Jack MA)
중국 대륙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창업가 그룹이다. 무대뽀 정신을 가지고 중국의 스타트업을 만들어 나가는 그룹이다. 일반적으로 북경/상해의 명문대 출신보다는 남방/내륙 지역의 지역 대학 출신들이 많다. 좋은 조건에 명문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은 대기업/외국계 기업에서 좀 더 나은 연봉을 꿈꿀 때, 상대적으로 안좋은 조건을 가진 이들이 창업 전선에 과감하게 뛰어들기 더 쉽다. 대표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는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Jack MA)과 텐센트의 마화텅(Pony MA), Kingsoft / Xiaomi의 레이쥔(Jun LEI)을 꼽을 수 있다.
2) 해외파(유학파, 화교)
바이두의 리옌홍(Robin LI)
국내에서 명문대를 마치고 미국 유학을 마친뒤 돌아와 창업하는 케이스로 대표적으로 바이두의 창립자 리옌홍(Robin LEE)을 꼽을 수 있다. 리옌홍은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을 거쳐 귀국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를 설립했다. 이 계층은 해외 생활을 통해 신문물(?)을 두루거치기도 하였고, 중국 내 상황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중국 최대의 엔젤펀드 중 하나인 Zhenfund의 창립자인 쉬샤오핑(Bob XU)은 이 계층(외국 유학파 출신)이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하는 창업가가 될 것이라고 베팅, 최근 몇 년간 해외 명문대학의 중화권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투자 대상을 물색하기도 했다. 예전에 중국 유학생들의 대부분은 미국에 자리잡기를 희망했으나 최근엔 그 분위기가 많이 바뀌는 추세이다. 성장하는 자국 시장으로 다시 돌아와 기회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대만 출신 혹은 1.5세/2세대 화교 또한 이 계층에 포함되는데, 해외 생활 + 중국 정서의 조합은 여러모로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3) 순수 외국인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기회를 잡기위해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 또한 엄청나게 밀려 들어온다. 이 계층에는 상대적으로 아시아계보다 미국/유럽 출신들이 많다. 오랜 시간을 거쳐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고, 중국인과 결혼하여 정착한 경우도 많지만, 중국어를 한마디도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여행 검색엔진인 취나알(Qunar)을 성공 시켜 바이두에 매각한 Fritz Demopoulos를 꼽을 수 있다. UCLA MBA출신인 그는 중국에서 두번째 시작한 회사(Qunar)를 6년만에 3억불에 매각시키는데 성공하고, 현재는 홍콩에 베이스를 두며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Qunar의 Fritz Demopoulos
이 외에도 이미 국외(미국/영국 등)에서 회사를 팔아보거나, 상장 시켜본 경험이 있는 연속 창업가(Serial Entrepreneur)들이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고, 평생을 외국에서 살다 기회 하나만을 찾아 중국으로 들어온 외국인들도 있다. 이 중엔 중국어를 한마디도 구사하지 못하면서 컨슈머 인터넷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창업 성공율은 급격하게 낮아진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이고, 이런 다양성은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중국 시장이 지속적으로 개방화되어감에 따라 이런 다양성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원문 :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 둘러보기 (2) :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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