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타마이즈의 앱스타트업 이야기#4] 내일을 위해 오늘 도전하는 연속 창업가
아래 인터뷰는 센서타워 유준범 지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앱 스타트업 이야기(팟빵, 애플 팟캐스트)’를 글로 옮겨 정리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은 팟캐스트 채널 혹은 하단 오디오 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정리 및 편집 최홍매 기자
데이타마이즈의 유준범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이선진 네이콘 대표를 초대했습니다. 이 대표는 모바일광고 플랫폼 ‘카울리’를 개발한 퓨처스트림 네트웍스 대표와 애드웨이즈코리아 대표를 거쳐 애드테크 기업 네이콘(Neicon)을 창업한 인물입니다.
네이콘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퍼포먼스 마케팅을 제공하는 회사에요. 최근에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서 게임사 및 브랜드사들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어요.
광고 네트워크의 성격이 강한가요, 광고 에이전시의 성격이 강한가요?
지금은 광고 에이전시 성격이 강하지만, 향후 마케팅 플랫폼으로 가려고 해요. 처음에는 비디오 광고 쪽으로 시작했는데, 운영하다보니 저희가 커지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상당히 강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2018년 1월 인플루언서 마케팅 쪽을 론칭해서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체는 많은데요. 네이콘만의 특∙장점은 뭔가요?
저희는 해외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해외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광고주가 원하는 인플루언서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그 데이터베이스가 저희의 힘이고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해외라고 하면 어느 나라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동남아를 비롯해 독일, 러시아, 브라질,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인플루언서 데이터를 갖고 있어요.
작년 매출은 얼마였나요?
재작년에 14억, 작년에 24억 규모에요. 적은 매출이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올해는 매출 40억을 목표로 뛰고 있어요. 제가 여러 번 광고 회사를 하면서 느낀게 매출의 크기와 회사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거에요.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모델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WPP그룹처럼 여러 회사가 연합해서 운영하는 모델도 좋다고 봐요.
투지 유치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긍정적으로 얘기 중인 곳이 있어서 노력하고 있어요.
전 애드웨이즈 코리아 대표를 역임하셨어요. 일본 광고 대행사가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뭐였다고 보세요?
한국 게임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좋기 때문이에요. 일본 게임에 대해 오픈되어 있고 동남아보다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가입자당 평균 수익)도 훨씬 높죠. 그런 이유로 일본 회사들이 한국에 진출하려고 했다고 봐요.
애드웨이즈 코리아는 성공적인 해외 광고 에이전시 중 하나에요. 재직 당시 매출은 어땠나요. 애드웨이즈를 벤치마킹한 회사들도 많았는데, 차별점은 뭐였나요.
상당히 좋은 매출을 보였어요.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4년 만에 50명 정도로 성장할 만큼의 회사가 되었다는 건 매우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애드웨이즈가 좋은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많은 회사가 이 분야에 관심을 보였던 것 같아요. 애드웨이즈는 글로벌 해외 지사가 있다 보니 타사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서 많은 회사가 이용했던 것 같아요. 저희는 CPI 시장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침 CPI 시장이 열리기 바로 직전이기도 했어요. 당시 카카오게임이 론칭을 했고, 인센티브 CPI 시장이 엄청난 성장을 하면서 저희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죠. 한국에서 하루에도 몇십 개의 게임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좋아지다 보니 국내에 진출하는 일본 게임사들도 많아졌고요. 애드웨이즈는 타이밍을 잘 잡아 성장했던 것 같아요.
카울리를 출시한 퓨처스트림 네트웍스의 대표이자 코파운더였어요.
2007년 퓨처스트림 네트웍스가 설립되었어요. 설립될 때부터 광고사업을 시작했던 건 아니에요. 미국에서 스트리밍 솔루션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업무를 하면서 3년 정도 어렵게 운영했어요. 2010년 카울리를 런칭해 피봇을 하면서 회사도 성장하고 투자도 받게 되었어요.
처음 사업을 시작하셨을 때 이야기를 좀 들려주세요.
퓨처스트림 네트웍스를 설립하기 전, 중국에 1년 있으면서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했어요. 그때 그리드 솔루션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한국에도 이런 솔루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세 명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 투자도 많이 받았죠. 광고에 대해 많은 것들을 공부한 시기에요.
공동창업자인 신창균 대표도 원래 알던 지인이었나요.
네. 제가 ARS 결제 회사에서 있을 때, 신 대표는 한게임 빌링팀 담당 팀장이었어요. 그렇게 인연이 되었고, 중국에도 같은 시기에 있었죠. 제가 사업을 한다고 하니 많은 도움을 줬어요.
3년 동안 그리드 솔루션 판매를 하셨을 때의 상황은 어땠나요?
정말 힘들었지만, 가장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시기였어요.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았고 돈이 없어서 카드빚을 써가며 직원들의 월급을 줬어요. 지인들에게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그만해라’ 이런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했던 이유는 제가 시작했던 일의 결과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저를 믿어줬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끝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 같고요. 2009년에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렸고 카울리를 론칭하게 되었어요. 정말 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자녀나 배우자가 사업을 한다면 동의하실 건가요?
미래에는 사업을 하는 것이 저희때처럼 힘들지는 않을거라 봐요. 사회적 제도를 비롯하여 모든 것들이 훨씬 더 좋아질 거고요. 오히려 회사를 다닌다는 게 멍청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집에 사업을 한 가족이 있었나요?
부친이 사업을 하셨고, 그 과정에서 집안이 출렁거리는 것을 여러번 본지라 저는 안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있고 또 계속하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아버지의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희 어머니는 늘 제 사업을 불안해하세요. 저와 달리 형은 공직에 있죠.
퓨처스트림 네트웍스가 2006년 상장을 하면서 엑싯을 했어요.
정확히 말하면, 옐로디지털마케팅에 인수될 때 구주를 정리한 거에요. 사실 저에게는 여러 경험을 했다는게 의미가 더 커요. 캐시 아웃은 천운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한 번 경험해봤다는 것이 저에게는 자신감이 되어 네이콘 창업까지 이어지게 했어요. 네이콘이 성공하더라도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사업을 할 것 같아요.
현재 사업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것이 있다면요?
너무 큰 성공만 추구하지 말고 작은 성공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성공이 모여야 큰 성공이 될 수 있어요. 우선 작은 성공에 만족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큰 성공도 따라온다고 봐요. 당장은 어렵겠지만 분명 계기와 기회는 와요. 그 기회를 잡는 건 개인의 준비와 노력에 달린거고요. 저도 계속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무모함이요. 저는 아웃고잉이 아닌데 어느 순간 제가 나와서 사업을 시작했고, 힘든 걸 알면서도 계속하는 걸 보면 무모함이 있어요.
10년 전 본인에게 조언할게 있다면요.
다양한 공부를 많이 했다면 좋았을 거에요. 과거의 저한테 아쉬운 점은 너무 많은 고민에 빠져있었다는 거에요. 고민할 시간에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했다면 마음도 편했을 것 같고,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주로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퓨처스트림 네트웍스를 시작할 때는 모르는게 많아서 모든 것들이 고민이었어요. 집에 있다는 것 자체가 불안해서 주말에도 출근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행동은 아니에요. 실행을 한 것도 아니고 늘 고민만 했던 제 모습을 돌이켜보면 답답한 부분이 있어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겉으로 괜찮은 척하면서 상담이나 조언을 제대로 듣지 못한 부분도 안타까워요. 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고민할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고민을 많이하는 편은 아니에요.
추천할만한 책이 있다면요?
최근에 스콧 갤러웨이의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읽었고, 스티브 잡스를 좋아해서 윌리엄 사이먼의 ‘iCon 스티브 잡스’라는 책도 봤어요. 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할 때는 손정의 회장 관련 서적과 사마천의 ‘사기’를 읽으면서 꿈을 키웠죠. 요즘에는 트렌드 서적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깨달았던 인사이트나 지혜가 있다면요?
저는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대비하기 위해 노력해요. 오늘 하루를 걱정으로만 산다면 내일을 준비할 수 없어요.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내일을 준비하려면 오늘을 즐기면서 살고 행복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해요. 그걸 생각하면서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스티브 잡스가 말한 ‘커넥티드’란 단어에 큰 감명을 받았어요. 저도 사업을 하면서 느낀게 당장 어떠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나중에 전부 연결이 된다는 거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거고 그런 도전이 새로운 힘이 되어 회사 성장에 초석이 될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무모한 도전일지라도 결과는 있을 것이고, 그 결과에서 새로운 것들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도전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결과도 얻지 못 해요.
글 : 유준범 / 모바일 시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센서타워(SensorTower) 한국 사업 총괄과 데이타마이즈 블로그/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website / facebook / instagram